코로나19 팬데믹이 선포된 지 4개월에 접어들었다. 초기 종식의 꿈이 사라진 후 개인의 일상, 사회의 구조, 국가의 정책과 세계의 정세가 모두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채 불확실성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19의 퇴치 혹은 토착화, 그 어떤 방향의 시나리오든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야기할 때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과학기술협력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지난 30일에 정기 포럼을 개최하였다. 이 포럼에서는 코로나 이후 세계의 정세 변화를 살피고, 글로벌 과학기술협력 어젠다 및 우리나라의 핵심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제433회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과학기술협력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다루었다. Ⓒ STEPI 과학기술정책포럼 온라인 생중계 영상 캡처
인류의 당면 과제, 글로벌 과학기술혁신 협력으로 극복해야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코로나가 통제될 때 세계 GDP는 7000억 달러의 손실을 낼 것이며, 코로나가 재발할 경우 5조 70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손실은 자명한 것이며, 이것이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전반에 걸친 경제 위기로 다가올 것을 의미한다.
박환일 단장은 코로나 이후 세계의 모습을 전망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글로벌 과학기술혁신 협력을 강조했다. Ⓒ STEPI 과학기술정책포럼 온라인 생중계 영상 캡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박환일 STEPI 다자협력연구단장은 “코로나와 같은 글로벌 도전과제는 일부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늘날의 글로벌 이슈는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동태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전 세계, 그리고 미래에 영향을 행사하는 것이 특징. 따라서 협력과 연대의 글로벌 질서 속에서 국가 간 과학기술혁신(이하 ST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덧붙여서 박 단장은 STI 글로벌 협력 방향에 대해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글로벌 이슈에 대해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 알려져 있다시피 지금 세계에 주어진 주요 과제는 언택트 기술 확산과 바이오혁신, 그리고 진단·백신·치료제 개발이다. 이와 같이 시급성을 요하는 이슈에 대해 글로벌 STI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둘째는 공기, 물, 삼림 등 인류 공통의 재산을 공공재로 인식하여 이를 이용하고 개발하는 것에 일정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특히 인류 공공재의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하고, 인류 공동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의 독자적 노력보다 전 세계가 협력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STI의 역할 강화를 위해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과학적 근거 및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과학자문체계를 개선하고 기술보호주의를 극복하는 개방적 태도가 STI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간 안보 중심의 글로벌 협력 필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대다. 1994년에 유엔개발계획(UNDP)은 인간개발보고서((The Human Development Report)에서 최초로 ‘인간 안보’ 개념을 주창했다. 안보 개념은 안보의 대상이 직면한 위협을 제거하고 취약성을 감소시켜 안전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통적 안보는 국가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을 막아내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인간 안보는 기존의 국가안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안보의 대상을 군사적 위협은 물론 경제, 문화, 환경 등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로 전환되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세계는 ‘인간 안보’를 말하는가.
윤문수 교수는 국제공중보건 위기상황이야말로 인간안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STEPI 과학기술정책포럼 온라인 생중계 영상 캡처
두 번째 발제를 맡는 윤문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와 팬데믹(Pandemic)이 선포된 지금이야말로 ‘인간 안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에 발표된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에 따르면 대량살상무기가 여전히 가장 높은 리스크 효과에 위치하고 있지만, 감염병 전파와 재정위기 그리고 식량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은 리스크임을 밝히고 있다. 윤 교수는 이를 인용하여 현재 인류에게 닥친 여러 위기들 중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매우 위협적임을 강조했다.
특히 36시간 이내 전 세계에 전파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과 고위험병원체들의 해외유입 신고 건수가 증가 추세에 있음을 근거로 이제는 일부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에 힘을 주었다. 따라서 인간안보 차원에서 국제적 대응 거버넌스 및 협력 체제 구축은 시대적 요구인 셈. 물론 아직까지 글로벌 연대, 국가 대 민간 연대, 민간 대 민간 연대의 원활한 협력에 제약이 있다. 하지만 거점 기관과 플랫폼이 갖춰져 있고, 확대될 전망이기에 폭발적인 효과성을 기대할만하다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 발전 방안 공유
코로나의 발생과 확산을 두고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전쟁이 시작됐다’라는 세간의 표현이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인류에게 닥친 위기임에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이 위기가 글로벌 협력의 새로운 채널, 어젠다가 될 수 있다는 데에도 모두 동의했다. 이를 전제로 토론자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직면한 이슈와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 및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동을 제한하고, 공간을 폐쇄하고, 국경을 닫아 종전의 세계화(Globalization)는 점점 쇠퇴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은 더욱 확산되고 지속되어야 한다는 좌장의 마무리 발언으로 이날의 포럼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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