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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조재형 객원기자
2010-07-28

그을린 피부는 자외선 공격의 신호 햇빛 노출 많아지는 휴가철,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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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 뜨거운 태양을 볼 때면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진다. 참기 힘든 더위도 큰 이유가 되지만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자외선이다. 찌는듯한 더위 때문에라도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특별히 밖에 오래 있어야 하는 날이나 직업 상 하루 종일 밖에 있어야 하는 경우, 또는 요즘 같은 휴가철엔 자외선을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자외선은 태양에서 나오는 빛의 영역 중 하나로 가시광선에서 가장 파장이 짧은 보라색 영역 바깥쪽에 위치한 빛이다. 397~10nm의 파장을 가지고 있는 자외선은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에 비해 에너지가 매우 크다. 파동의 에너지는 파장이 짧을수록 크기 때문이다. 이 자외선은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화학작용이 강하게 일어나기도 해 화학선이라고도 부른다.

자외선은 대장균이나 이질균 등에 쬐였을 시 99%정도의 살균능력을 가지고 있을 만큼 강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이는 살균작용뿐만 아니라 우리 인체에도 해를 입힐 수 있기에 항상 자외선에 대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홍반, 수포, 피부암까지 유발하는 자외선

자외선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앞서 말한 자외선의 강한 화학작용이 피부에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태양이 보낸 빛의 한 영역인 자외선도 그 파장에 따라 다시 세 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파장이 320~400nm에 해당하는 구간을 UVA(Ultraviolet A), 280~320nm에 해당하는 구간이 UVB(Ultraviolet B), 100~280nm 구간을 UVC(Ultraviolet C) 라고 한다. UVC가 가장 파장이 짧은 것으로 봐서 에너지도 크며 가장 위험해 보인다. 실제로 UVC는 생명체를 파괴할 수 있으며 피부암을 유발할 수도 있고 눈에도 심각한 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UVC는 오존층에서 대부분이 흡수돼 지표에 도달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보다 파장은 길지만 지표면에 도달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UVA와 UVB다. 파장이 긴 UVA는 오존층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지표면에 도달하며 UVB는 흡수되긴 하지만 일부분이 오존층을 통과해 지표면으로 들어온다. 이 두 영역 모두 동물의 피부를 그을릴 수 있는데, 물론 파장이 짧은 UVB가 더 위험하지만 UVA도 오랜 시간 쪼이면 위험할 수 있다.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피부 안쪽에 있는 멜라닌세포에서 멜라닌을 분비하게 된다. 이 멜라닌이 자외선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 천연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멜라닌세포는 피부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이나 눈, 심지어는 뇌에도 들어있다. 또한 멜라닌세포가 분비하는 멜라닌의 양에 따라 인종간의 피부, 머리카락 색이 달라진다. 멜라닌이 자외선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멜라닌의 양이 적은 백인들이 자외선의 노출에 더 위험해 피부암에 잘 걸리는 이유도 이것이다.

자외선은 피부에 닿아 DNA를 불안정한 구조로 변형시키기 때문에 세포가 파괴되고 홍반, 수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피부암까지 유발한다. 또한 기미나 주근깨를 생기게 하고 주름이 심해지게 하기때문에 미용상으로도 매우 좋지 않다. 피부만이 아니라 각막염이나 백내장 등을 유발하기도 하는 등 눈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 알고 바르자

그렇다고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에너지의 근원인 태양을 등지고 살아갈 수도 없고, 지구를 떠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각종 자외선 차단제다.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들을 말하지만 보통 피부에 바르는 크림을 일컫는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또는 피부가 검게 그을리는 것이 싫어서라도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자외선 차단제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표시가 있다. 영어와 숫자 등의 표기를 보고 ‘숫자가 높을수록 더 좋은 것이다’ 라고 지레 짐작한 후 무조건 높은 숫자가 적혀있는 것을 고르기도 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능력이 좋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높은 것만을 고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숫자는 SPF(Sun Protection Factor)로 자외선 차단 지수를 의미하며 UVB를 차단하는 정도를 말한다. 너무 높은 자외선 차단 지수를 가진 제품은 그만큼 피부 질환을 일으킬 확률도 높기 때문에, 무작정 높은 것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자신이 어디서 얼마나 활동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바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가벼운 외출 같은 경우는 자외선 차단 지수가 15~20정도가 좋고 산이나 바다에서 야외활동을 하거나 스포츠를 해야 하는 경우는 30정도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SPF가 UVB를 차단량을 말해 준다면, UVA 차단량을 표기하는 PA(Protect A)도 있다. PA는 숫자가 아닌 ‘+’라는 기호로 표기를 하며 이것이 많을수록 높은 차단효과를 보여준다. 사실 예전에는 UVB가 모든 피부질환들을 일으킨다고 생각해 SPF만을 중요시 했다. 하지만 UVA도 장시간 노출시 피부나 눈 등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 PA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됐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화학적, 물리적 두 가지 원리가 있다. 화학적 방법은 자외선 차단 크림 분자들이 피부로 들어오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것이다. 이를 열에너지의 형태로 변환시켜 방출함으로써 자외선에 의한 피해를 막는다. 피부에 흡수가 잘 되고 바른 표시가 잘 나지 않아 외관상에도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화학적 차단제에 사용되는 Oxybenzone, Dioxybenzone, Abobenzone 등의 성분들은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나 아이들에게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물리적 방법은 차단크림 자체가 피부 위를 덮어, 들어오는 자외선을 직접 분산·산란시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피부에 흡수되는 화학적 차단제에 비해 안전성이 높지만 피부 위를 덮는 크림이 하얗게 보이는 백탁현상이 있으며 화장도 잘 되지 않아 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 흠이다.

골고루 자주 발라 주는 게 효과적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를 아무리 많이 바르고 나가도 그 지속시간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자외선양이 많아지는 여름에 많이 가는 바다, 계곡 같은 휴가지에서는 땀과 물에 의해 쉽게 씻겨버릴 수 있기에 한번 바르는 것으론 그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바르기 보다는 2시간 정도마다 자주 발라주는 것이 좋다. 또한 물에 들어갔다 나왔을 때도 발라주는 것이 좋으며 얼굴뿐만이 아니라 햇빛을 받는 모든 부위에 골고루 발라주는 것이 좋다.

비단 여름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자외선에 대한 경계심이 완화되는 겨울이나 봄 같은 경우에도 자외선에 의한 피해는 여전하다. 특히 UVA같은 경우는 파장이 길어 그늘이나 실내에도 어느 정도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햇빛이 잘 안 보인다고 무작정 안심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외출 전 바로 바르는 것 보다 제품이 충분히 피부에 흡수될 수 있도록 미리 발라두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자외선에 의한 피해를 모두 막아줄 순 없다. 자외선양이 많은 날의 경우는 모자나 선글라스를 꼭 착용하는 것이 피부뿐만 아니라 눈도 보호하는 방법이다. 옷감이 촘촘한 옷이나 스타킹 등도 자외선을 어느 정도 차단해줄 수 있지만 노출이 많은 더운 여름임을 감안하면 자외선 차단제가 가장 효과적이다.

요즘엔 백탁현상을 줄인 제품이나 갖가지 이로운 성분을 첨가한 기능성 제품들도 많기 때문에 자신의 피부에 맞는 자외선 차단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선탠은 금물

여름에는 건강해 보이는 피부를 갖기 위해 일부러 피부를 태우는 선탠(suntan)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외선을 직접 피부에 쬐는 것이기 때문에 피부건강에 좋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피부가 검게 그을리는 것은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멜라닌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즉 피부가 검어진다는 것은 자외선이 피부를 공격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또한 분비되는 멜라닌 양도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선탠이 잘 안 된다해서 햇빛 아래 오래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건강해 보이는 피부를 갖는 것도 좋지만 자외선에 노출되면 오히려 피부노화를 촉진하는 일이 되며 심한 경우 피부암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한다.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 수 있는 휴가철. 나에게 맞는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 챙 넓은 모자 착용 등으로 자외선을 막아주는 것이 건강과 미용까지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0-07-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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