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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20-07-30

그린 뉴딜의 핵심 사업인 '수열 에너지' 온도차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춘천에 클러스터 조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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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최근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4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수열 에너지(hydrothermal energy)’ 관련 분야로 편성되면서, 수열 에너지가 앞으로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낙차를 이용한 수력(水力) 에너지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 보았지만, 물의 열을 활용한 수열(水熱)은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다.

수열 에너지 분야별 효과 ⓒ 환경부

물의 온도와 대기의 온도차를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수열 에너지는 물의 온도와 대기의 온도차를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지만, 물은 여름에는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대기보다 따뜻하다. 일반적으로 물의 온도가 대기 온도보다 여름에는 5℃ 정도 차갑고, 겨울에는 10℃ 가량 따뜻하다.

이와 같이 수열 에너지는 물과 대기 중의 온도차를 이용하여 전력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열을 회수하는 장치인 히트 펌프(heat pump)를 통해 냉방을 할 때는 건물의 열을 물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고, 난방을 할 때는 반대로 물에서 열을 얻어 건물 안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실내 온도를 조절한다.

쉽게 말해서 냉방을 하고 싶으면 상대적으로 대기보다 차가운 물을 활용하여 건물의 실내 온도를 낮추고, 난방을 하고 싶을 때는 상대적으로 대기보다 더운물을 이용하여 건물의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수열 에너지는 대규모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공장이나 농가, 또는 온실이나 수산양식장 등의 냉방 및 난방 용도에 주로 활용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의 냉·난방 시스템에 비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열은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나 환경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지는 신재생에너지들과는 달리 상당히 안정적인 에너지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태양광은 날씨가 흐리면 에너지 생성 효율이 반으로 떨어진다. 게다가 밤이 되면 아예 생성조차 되지 않는다. 풍력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발전설비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수열 에너지 생성 개요. 좌측이 냉방, 우측이 난방이다 ⓒ 환경부

반면에 수열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물과 대기의 온도에 항상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물론 봄과 가을에는 여름이나 겨울처럼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신재생에너지들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닷물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그 양도 거의 무한대여서 수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있어 최적의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열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연료를 연소하지 않으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거 감축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여름철 더운 바람을 내뿜는 실외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도심지의 열섬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장점이 많은 에너지임에도 불구하고 수열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했었다.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건물 설계 시 신재생에너지 비율 의무화 기준이나 제로에너지빌딩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9년에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수열 에너지도 신재생 에너지로 인정받게 되었다.

춘천에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계획

수열 에너지가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와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강원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소양강댐을 활용해 춘천 지역에 78만 5000㎡(약 24만평) 규모의 클러스터를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춘천 등 수열 에너지 시범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하천수와 댐용수, 그리고 원수 등을 대상으로 하는 수열 에너지 사업의 효과를 검증하고 확산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춘천은 한반도에서 지반이 가장 안정된 지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지진 같은 지반 관련 재난이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 데이터센터 등이 밀집되고 있다. 환경부와 강원도는 소양강댐의 수심 깊은 곳에 있는 차가운 물을 이용하여 데이터센터 냉방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력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이터 집적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춘천에 조성될 수열 에너지 클러스터 개념도 ⓒ 환경부

이 외에도 클러스터 입주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희소식으로는 환경부가 수열 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하천수 사용료와 물 이용 부담금, 댐용수 사용료 등 각종 물과 관련된 요금을 대폭 감면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경우 전력 생산을 위해 취수한 물이 거의 전량으로 하천이나 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가능한 계획이다. 수열을 통해 전력을 생산할 때, 수량 손실이 없고 새로운 오염물질 유입도 없어서 오로지 물의 온도만 활용하는 점에 착안한 감면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춘천에 조성하는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수열 에너지는 물론, 수상태양광과 수력 등 물과 관련된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탄소 중립(NET-ZERO) 대표 클러스터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0-07-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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