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건강한 태반 발달 유도할 ‘스위치’ 찾았다

서울대·강원대·아주대 "후성유전 인자 PHF6 없애자 태반 이상 발달"

국내 연구진이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태반이 건강하게 발달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스위치’를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백성희 교수·강원대 이지민 교수·아주대 박대찬 교수 연구팀이 태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후성유전 인자를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수정란이 제대로 착상하려면 배반포(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의 바깥 부분인 영양외배엽이 태반으로 제대로 분화해야 한다.

배반포는 안쪽의 배아줄기세포와 이를 둘러싼 영양외배엽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영양외배엽이 태반으로 정상 발달하지 않으면 태아 기형과 불임·난임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인간·동식물 세포의 특정 염기서열 DNA를 절단함으로써 유전체를 교정하는 기술) 실험을 통해 영양외배엽이 태반으로 발달해나가는 단계에서 ‘PHF6’라는 후성유전 인자의 기능이 중요함을 확인했다.

영양외배엽이 분화하는 데 후성유전 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후성유전은 DNA 염기서열 변화 없이도 환경에 따라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에서 PHF6를 없애자 배반포 형성과 태반 발달에 이상이 생긴 모습이 관찰됐다.

PHF6는 DNA를 휘감고 있는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을 인지하는 후성유전 인자다.

연구팀은 PHF6가 히스톤 단백질에 붙은 아세틸기(화학적 변형)를 감지하면 유비퀴틴 단백질을 히스톤에 추가로 결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PHF6가 태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DNA의 ‘스위치’를 켠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백성희 교수는 “대를 이어 전달되는 DNA 염기서열을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라, 며칠 만에 분해되고 다시 합성되는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을 통해 후성유전학적으로 태반 발생 과정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지난달 31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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