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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현교 객원기자
2007-07-25

“국내 건설사, 두바이에 세계 최고층 빌딩 짓는 사연은...” 김문수 경기지사,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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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김문수 경기도지사. 그는 지난 19일 1510차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에서 취임 1주년 감회와 향후 포부를 밝혔다. 본지는 김 지사의 강연을 요약해 게재하였다. [편집자 註]


지사가 된 후 몇 개국을 다녀봤다. 그 중 두바이에 가서 많은 생각을 했다. 두바이 면적은 경기도의 40% 정도다. 경기도는 강이 2천800개가 있다. 경기도에는 푸른 산도 많고, 경기만부터 시작해 바다와 댐, 저수지 등이 많다. 두바이에 비해 면적도 넓고 다양성과 풍요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은 곳이다. 인구도 7배 이상 많고 인재도 많다. 제조업도 있고, 삼성, 기아자동차, 르노연구소, 쌍용연구소 등도 있고, IT, LCD 등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두바이에 전 세계 크레인 1/4 모여


이에 반해 두바이는 뜨거운 사막의 나라로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 세계 크레인의 25%가 와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가? 그래서 삼성에서 건설하고 있는 버즈 두바이에 가봤다. 몇 층 높이로 올라가는지 담당자에게 물었더니 자기네는 층수를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누가 뒤에 따라오면 162층에서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 세계 최고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냥 최고가 아니라 몇 년 뒤까지 예측이 가능한 범위에서 세계 최고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층수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최고를 짓는 것이 한국 업체인데 한국에는 최고가 하나도 없고 국외에서만 최고를 짓고 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한국에서는 못 짓게 한다고 했다. 두바이는 지을 능력도 없는데 제일 잘 짓는 건설사를 불러다가 제일 잘 지으라고 하고, 우리는 능력 있는 건설사가 있는데도 못 짓게 하고 있는 셈이다.


두바이는 물이 많지 않으니까 야자수 잎 모양의 인공섬을 만들었다. 배를 타고 가면서 봤더니 물이 너무나 맑고 깨끗했다. 집도 멋있게 잘 지었다. 우리도 이런 멋진 집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늘 짓는 것이 임대주택뿐이다.


땅 비워놓고 땅이 좁다(?)


왜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는데, 못 짓게 하는지 모르겠다. 경기도에는 바다도 많다. 시화호에 가보면 완전 벌판이다. 아무것도 못 짓게 하고 있다. 시화호 주변 3천400만평 중에 1천100만평은 농촌공사에서 관리한다.


나머지 2천300만평은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공룡알 화석을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주장에 450만평을 비워두고 있다. 또 400만평 이상을 철새를 위해 비워두자고 해서 비우고 있다. 나머지 1천100만평은 농촌공사에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농림부에 가서 “농사 짓기 싫다고 모두 도시로 이농하는데, 누가 지금 와서 농사를 짓겠는가?”라고 했다. 결국 지금 땅이 비어 있다. 새만금 간척지도 농사 지을 사람이 없는데, 농사를 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땅을 비워놓고 땅이 좁다고 이야기한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두바이, 건축설계 같으면 허가 안 내줘


두바이의 팜 주메이라를 보면 물이 없으니까 사막 안으로 물을 끌어들였다. 강이 아니라 바닷물을 끌어들여서 만든 것이다. 물이 얼마나 귀하면 이런 일을 벌이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집 짓는 게 모두가 멋지게 잘 짓고 있다. 버즈 알 아랍 호텔은 객실이 202개인데, 모두 스위트룸이다. 51~235평까지 있는데, 가장 비싼 숙박료가 우리 돈으로 2천500만원 이상이다.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이다.


경기도에는 5성급 호텔도 없다. 호텔 하나 만들어보려고 애를 쓰는데, 사람들이 경기도에서 볼 일 보고 저녁에는 다 서울로 가버리니까 잘 안 된다. 그런데 두바이는 인구도 적고, 사막도 뜨겁고, 물이 없어 바닷물을 끌어들여 도시를 만드는데도 7성급 호텔이 있다.


임기 중에 경기도에 5성급 호텔을 하나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두바이에는 사막에 만든 골프장은 말할 것도 없고 스키 두바이라고 실내 스키장을 만들었다. 평소에 눈을 보지 못하니까 사람들이 너무 신기하게 바라본다. 이런 것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열사의 사막에 스키장이라는 메리트가 있다.


두바이 시내의 빌딩을 보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설계가 같으면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우리는 건물을 지으면서 멋을 좀 부리면 바로 세무조사에 들어갈 것이다. 멋 좀 부리고 하면 눈총을 받고 벌을 받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그러나 두바이는 독창적으로 짓지 않으면 허가 자체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두바이는 세게 1등, 최고 부자들만 겨냥해서 모든 것을 건설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 모두가 팔리고 있다.


거품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셰이크 모하메드가 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다. 두바이에 가서 또 하나 놀란 것이 입국할 때 입국신고서도 없고, 비자도 없고, 세금신고서도 없었다.


하려는 사람, 정부나 공무원이 도와줘야


우리나라는 뭐 먹고 살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요즘 이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생각해보니까 호텔, 골프장 만들어서 몇 명이나 먹고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농업도 그렇고 제조업도 그렇고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있다.


정말 바꿔야 된다. 하려는 사람은 정부나 공무원들이 도와줘야 한다. 잘 하는 사람 규제하는 게 정부가 아니다. 잘할 있도록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잘 하는 사람은 더 밀어주고 박수를 쳐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경기도가 119처럼 장난으로 전화하더라도, 언제 하더라도 빨리 찾아가서 도와드리는 경기도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서현교 객원기자
shkshk2@empal.com
저작권자 2007-07-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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