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가 과학기술에 달려있듯이 지역의 글로벌 경쟁력 역시 과학기술에서 나옵니다. 지역에서도 국가 연구개발(R&D) 계획과 연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학기술 비전을 마련하고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25일 충청남도 천안 ‘창업마루 나비’에서 열리고 유튜브로 생중계된 충남과학기술진흥원 개원 기념 세미나에서 ‘글로벌 환경변화와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지방)발전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이같이 밝혔다.

충남과학기술진흥원은 충남 지역 연구·개발(R&D) 기획·평가·조정 전문기관으로 이날 개원식을 개최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전 교수가 초대 원장으로 선임됐고 석박사급 15명을 충원해 1본부 4실 17명의 조직이 마련됐다. 진흥원은 지역 주도 과학·산업 분야 연구를 통해 미래 기술 예측과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연구개발 사업을 총괄해 신기술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지역 산업을 고도화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김상선 KISTEP 원장은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 제재 등으로 기술 보호주의, 기술 패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 신종 전염 질환의 확산 등 전 세계적인 과제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결국 과학기술“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국가 R&D 투자는 국가 예산의 5%까지 확대해 나가야 하며, 과학계는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방정부 안에 과학기술 및 인적자원 관련 조직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과학기술혁신위원회, 자문위원회 등을 설치,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선 원장은 또 “새로 설립된 진흥원이 단기 성과를 추구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충남도가 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자체적인 인력과 재원이 부족한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가 지방에 산하기관을 두고 하는 비즈니스와 지역 사업을 코디네이션 해서 미래 발전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은 인재와 기업이 충남에 올 수 있도록 매력적인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유영제 서울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안장헌 충청남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장, 이낙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정병락 충남도 미래산업국장, 조영임 가천대 교수, 홍순정 과기정통부 지역과학기술진흥과장, 최상국 아이뉴스24 정치경제부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안장헌 위원장은 “충남에는 자동차 중심의 강소연구개발특구, 수소에너지분야 규제자유특구, 디스플레이 혁신공정플랫폼 등 기반과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제철 등의 생산 역량이 두루 갖춰져 있다”며 “다만 이런 역량들이 R&D와 연결돼 지역 산업 발전으로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충남도의 R&D 예산이 200~300억 원 수준에 불과한 만큼 국가 R&D 예산의 일부라도 포괄보조금으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생기원 본원이 충남 천안에 위치하고 있지만 정작 충남도와의 연결고리가 많지 않았다”며 “도의 R&D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도에 있는 유관기관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충남의 과학기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김광선 충남과학기술진흥원장은 개원식에서 “도내에는 굴지의 대기업과 생산기술연구원, 자동차연구원 등 연구기관, 17개의 대학이 소재하고 있으며 지역내총생산(GRDP)은 국내 3위로 혁신 기반이 매우 잘 조성된 지역”이라며 “그러나 2020년 과학기술혁신역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17개 시도 중 8위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도민이 행복한 과학기술사회 구현’을 비전으로 충남도의 스마트 균형성장 및 글로벌 혁신 역량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황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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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3-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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