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극단적 홍수가 발생한 몇 가지 필연적인 이유
지난 몇 개월간 파키스탄은 재난 그 자체였다. 기록적인 양의 비가 쏟아졌고, 강렬한 불볕더위와 긴 몬순 기후가 이어지면서 강둑이 무너지고 대홍수가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빙하 호수와 빙하마저 녹으면서 파키스탄은 금세기 최악의 홍수를 겪고 있으며, 이미 국가의 3분의 1이 이상이 물에 잠겨 버렸다. ‘모든 것이 없어졌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파키스탄은 큰 국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홍수로 마을이 상당수 잠긴 파키스탄 북구 노셰라 지역 © BBC
일단 물이 육지에 이르게 되면 대부분 물은 갈 곳이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에서는 120만 채 이상의 주택, 5,000km가 넘는 도로, 그리고 240개의 다리가 파괴되었다. 신도(Sindh)시에는 수십 킬로미터 너비의 길쭉한 호수가 형성되었으며 더 많은 물이 계속해서 쏟아지곤 했다. 이는 1,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로 번졌으며 최소 3,300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파키스탄 당국은 피해 규모를 약 13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대홍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이에 따른 식량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가 유독 큰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이러한 극단적인 사건이 일어난 데에 몇 가지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위 재난은 아마도 기록적인 불볕더위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슬라마바드시 글로벌 변화 영향 연구 센터(Global Change Impact Studies Center)의 수자원 엔지니어 지아 하쉬미 박사(Dr. Zia Hashmi)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이미 올해 초 극단적인 기온이 7월부터 9월까지의 몬순 시즌 동안 평소보다 높은 수준의 강우량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한다. 이는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과 5월에는 대부분의 파키스탄 도시들에서 기온이 장기간 40°C 이상에 달했으며, 5월 어느 날, 자코바바드 시의 온도는 51°C를 넘었다. 현재 이슬라마바드에 거주하는 파키스탄의 전 기후변화부 장관 말리크 아민 아슬람(Malik Amin Aslam)에 따르면 이것은 일반적인 불볕더위가 아니었으며 세계 최악의 불볕더위였다고 한다. 아슬람의 말대로 지난 5월 파키스탄은 지구 상에서 가장 더운 곳이었다.
콤사츠 대학교(COMSATS University)의 기후 과학자 아타 후세인 박사(Dr. Athar Hussain)는 불볕더위는 또한 북부 산악 지역의 여러 빙하를 녹였으며, 이는 결국 인더스 강 지류로 흘러들어 가는 물의 양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한다. 인더스 강은 실제로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강이며 북쪽에서 남쪽으로 파키스탄을 가로지르며 여러 마을 그리고 도시 등에 있는 넓은 농경지에 물을 공급한다.
최근 발생한 홍수로 마을이 상당수 잠긴 파키스탄 북구 노셰라 지역 © BBC
올해 빙하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양의 얼음이 녹아서 강으로 흘러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하쉬미 박사는 지난 7월 고지대의 일부 빙하 지역을 방문하여 인더스 강으로 유입되는 훈자(Hunza) 강에서 여러 물의 흐름과 진흙탕을 발견한 바 있다. 그는 빠른 물이 하류로 이동할 때 퇴적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진흙이 빠르게 녹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러 빙하 및 얼음이 녹으면서 물의 방출을 크게 증가시켰다고 설명한다.
훈자강의 모습 © Ghazi Ghulamraza
또한, 파키스탄의 올해 폭염은 지난 6월 초 파키스탄 해안 지방에 폭우를 가져온 아라비아해의 저기압과 여러 극심한 저기압과 같은 또 다른 이례적인 사건과 동시에 발생했다. 후세인 박사에 따르면 파키스탄에 저기압이 이처럼 대규모로 발생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호주 멜버른 대학 기후 과학자 앤드류 킹 박사(Dr. Andrew King) 역시 몬순이 예정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여러 비정상적인 특징이 발생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더 넓은 지역에서 더 습한 기후를 보였다. 이 결과 파키스탄은 지금까지의 평균 몬순 기간 연간 강우량에 거의 3배에 달하는 강우를 경험하게 되었다. 특히, 남부 도시 신드 지역와 발루치스탄(Baluchistan) 지역은 평균 강우량보다 최소 5배 이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파키스탄의 일부 기상청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더 심한 몬순 기후와 현재 진행 중인 라니냐 기후 현상(서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이 연말까지 계속되리라 예측했다.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위 현상 역시 강우량을 높이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이 유발한 지구 온난화 역시 홍수를 강화할 수 있다. 후세인 박사에 따르면 여러 기후 모델은 지구가 달궈지면 더 높은 강우량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1986년과 2015년 사이 파키스탄의 기온은 10년에 0.3°C씩 상승했으며 이는 세계 평균 기온 상승 수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러 과학자에 따르면 이 외에도 홍수에 대한 비효율적인 조기 경보 시스템, 부실한 재난 관리,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규제되지 않은 도시 개발 등 다른 여러 요인이 파키스탄의 황폐화를 가중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홍수 지역의 배수 및 저장 기반 시설의 부족도 이번 피해의 이유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전 기후변화 부 장관 아슬람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들은 거버넌스(정부와 기업, 그리고 비정부기구 등 여러 주체가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국정운영의 방식) 문제일 뿐이며, 홍수와 같은 큰 비극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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