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에 방송사에서 자신의 차량이 가고 있는 곳의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면 근처에 음식점이나 주유소가 있는지, 혹시 갑자기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등 다양한 정보도 손쉽게 알 수 있다. 이 모든 게 TPEG 서비스로 가능하게 됐다.
◆2%의 아쉬움을 채워주는 서비스, TPEG
지금까지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아쉬움은 다양한 교통정보나 기기들이 운전자들에게 정말 필요로 하는 정보를 100%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라디오 방송에서는 하루 종일 교통방송이 제공되고 있지만, 정작 지금 운전자가 가고 있는 곳의 교통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주요 도로에 대해서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되풀이해서 방송을 하지만 '머피의 법칙'처럼 정작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도로 정보는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또 잘 모르는 곳을 쉽게 찾아가기 위해 내비게이션을 설치하는 운전자들이 많지만 내비게이션은 자체에 내장된 지도데이터에 현재 차량의 위치만 표시해줄 뿐, 막히는 길인지 아닌지를 표시해주지는 않는다.
간혹 이동통신 업체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휴대폰의 조그마한 LCD를 운전하는 도중에 계속 쳐다봤다간 사고 나기가 십상이다.
이런 단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바로 TPEG이다. TPEG(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이란, 쉽게 말해 내비게이션 기반의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내비게이션처럼 이미 저장돼 있는 지도정보에 실시간 교통정보를 결합함으로써 현재의 도로상황이나 속도 정보 등을 시시각각으로 알 수 있는 서비스가 TPEG이다.
TPEG 서비스의 원리는 콘텐츠 제공업체(CP)가 보내주는 교통 정보를 DMB 방송사업자가 받아 방송망을 통해 이용자의 단말기에 쏘아주는 형태로 제공된다.
◆지상파, 위성DMB사업자 등 5개사 참여
TPEG 서비스는 KBS, MBC, SBS, YTN 등 지상파DMB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사들과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 등 5개사가 서비스를 제공 중이거나 곧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KBS는 KSB DMB란 회사를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전용단말기를 출시하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TU미디어는 올해 2월말부터 TPEG 서비스를 시작했다. MBC와 SBS는 DMB자회사를 통해 3월 중으로 전용 단말기를 내놓고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며 YTN은 DMB 자회사를 통해 4월 중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KBS는 혼잡교통정보, 안전운전정보, 관심지점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용단말기 5종과 휴대폰 1종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BS는 전국 커버리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TU미디어는 혼잡교통정보, 안전운전정보를 제공하며 하이온콥, 디지털큐브 등을 통해 단말기를 공급받고 있다. TU미디어는 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상파DMB사업자들과 달리 전국 커버리지가 조기에 확보돼 있으며 최근 위성+지상파DMB 통합 단말기도 선보이면서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지상파나 위성DMB 사업자들이 교통정보를 제공받는 콘텐츠제공업체는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KBS는 현대자동차, MBC는 SK주식회사, SBS는 SK텔레콤, YTN은 로터스, TU미디어는 SK텔레콤의 교통정보를 제공받는다.
얼핏 보면 콘텐츠제공업체가 다양한 것 같지만 로터스는 현대자동차에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SK주식회사와 SK텔레콤이 같은 그룹 회사여서 교통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TPEG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다양해도 교통정보의 소스(source)는 대동소이하다.
게다가 지도정보 역시 우리나라의 지도 데이터베이스(DB)를 공급하는 업체가 몇 군데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TPEG 서비스 제공업체가 다양해도 실제 서비스 내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적으로 등장
이처럼 대동소이한 서비스로 인해 TPEG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대다수 TPEG 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혼잡교통정보, 안전운전정보, 관심지점 정보, 뉴스정보, 유고정보 등이다.
혼잡교통정보는 특정 지역의 소통상황을 색으로 표시해준다. 원활이면 녹색, 정체면 빨간색, 서행이면 노란색 등으로 표시해 도로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 TPEG의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안전운전정보는 주행하는 도로에 파손된 구간이나 결빙상태, 터널 경고나 과속적발장치 위치 정보 등 사고 방지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관심지점정보는 주요 음식점이나 주유소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유고정보란 갑자기 발생한 사고를 알려줘서 근처를 지나가는 차들이 우회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보다.
사업자들은 이 같은 공통된 서비스 외에 다양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실시간 버스운행정보와 각 정류장 도착예정시간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나 각종 정보를 멀티미디어로 제공하는 것들이 포함된다.
◆나에게 맞는 TPEG서비스는?
여러 사업자들이 TPE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사업자나 단말기 및 과금방식 등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당장 지상파DMB와 위성DMB 사업자간 차이가 있으며 지상파DMB 사업자간에도 서비스 내용이나 과금방식이 다르다.
우선, KBS나 MBC의 과금방식은 '초기 과금방식(선납방식)'이다. 즉, 단말기를 살 때 서비스이용료를 함께 내는 것이다. 단말기만 사면 별도로 돈을 낼 필요는 없어 편리하지만 혹시 나중에 단말기를 바꿀 경우 미리 지급한 서비스 이용료를 환불받을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선납방식은 소비자들로부터 가끔 '공짜'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지만, 단말기 비용에 서비스 요금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공짜는 아니다.
SBS는 CAS(수신제한시스템)를 도입한 이용 건수당 과금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YTN은 초기 과금방식과 연단위 과금방식을 모두 도입할 계획이다. 초기 과금방식을 선택할 경우 KBS처럼 향후 환불할 수 없지만 연단위 과금방식을 선택하면 나중에 서비스 이용료를 환불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다.
TU미디어는 월 4천원 이하의 정액제로 TPEG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대다수 사업자별 요금 체계는 모두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과금방식을 잘 챙겨봐야 한다.
전용단말기 종류가 많은지도 따져봐야 한다. 단말기가 많을수록 사용자 선택의 폭은 넓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TPEG 단말기로는 삼성전자의 'STT-D370'과 현대오토넷의 '폰터스 내비게이터' 등이 있으며 TU미디어에서는 최근 위성 및 지상파DMB 겸용 단말기인 '하이온-듀오'란 제품도 선보였다.
- 윤휘종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7-03-13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