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김진수(40, (주)툴젠) 대표는 수상소감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했다. 과학부 특별활동을 하던 그는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면서 생물, 물상 등의 책에 실린 내용들을 차례로 실험했다. 이 과정을 통해 완벽하게 하나하나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고 경시대회에 입상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상적인 교육이라면 일년에 몇 차례 할까말까 한 실험인데, 뜻이 맞는 친구 몇 명이 매일 실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는 게 행운이었습니다. 지금도 연구를 하면 똑같은 기분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인천 송도중학교 과학반 활동 당시의 작은 깨닫음을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어느날 인을 가지고 실험할 일이 있었는데,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인이 폭발을 일으킨 것.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였지만 이후 실험을 할 때면 언제나 주변을 체크하고 긴장 속에서 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벤처기업을 이끌어가는 CEO라기 보다 연구자의 인상이 강한 김대표의 인생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 “82년도로 기억되는데 이때 코스모스를 한번도 빼놓지 않고 보았습니다. 다른 프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이것은 정말 뚜렷하게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때 내가 해야 할 분야가 과학이라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 뒤로 한번도 생각을 바꾼 적이 없습니다.”
김대표는 이번 수상의 공로를 동료 연구원들에게 돌렸다.
“유전자와 관련된 분야의 연구는 반복적인 작업을 꾸준히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끈기와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하죠. 함께 일하는 연구원들은 이런 과정을 묵묵히 최선을 다해서 일합니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툴젠의 직원들은 자기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김대표의 권유로 최신논문을 수시로 다운 받아 체크하고 각종 학회행사에 참석하고 저널클럽, 그리고 최신 동향 등을 중점적으로 체크한다. 그리고 팀별로 학습-탐구를 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최근 많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들어온 연구원들이 우수한 논문을 발표하거나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박사과정을 마친 수료생도 생겼다. 그리고 최근 몇 명의 석사들이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연구와 자기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직장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아닌 평생직업의 개념으로 보자는 게 김박사의 철학이다.
한편 김대표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연구 분야는 ‘유전자의 기능규명과 진단, 그리고 치료제 개발에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인 유전자 스위치기술의 개발’이다. 유전자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DNA에 담겨져 있는 유전정보의 전환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RNA, 그 다음에는 단백질로 전환되어야 한다. DNA로부터 RNA를 만드는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고 하는데 미생물, 동물, 식물 등 모든 생명체의 세포에는 이를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전사인자들이 존재한다. 이번에 개발한 유전자 스위치는 이러한 전사인자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유전자를 조절하는데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유전자 연구분야는 끝이 없습니다. 이제 하나의 산을 넘었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부분이 연구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산을 하나씩 넘을 때마다 좋은 연구성과가 나오겠지요."
마지막으로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대표는 ‘실험’이라고 했다. “ 이 세계에 빠져들면 이 자체가 취미자 특기가 되지요. 실험을 사랑하는 것도 특기로 보아줬으면 좋겠네요.”
/김선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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