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플라스틱, 신종감염병, 화재, 자연재난 등 국민의 안전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국민생활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기관으로 정부당국(41%)과 전문가 집단(27%)이 꼽혔지만, 정부당국 대한 신뢰도는 24.2%로 낮게 나타났다.
국민생활문제 소통, 어떻게 할까?
이는 지난 29일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이 ‘국민생활문제 소통,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연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현장에서 실시한 즉석 설문조사와 17일부터 일주일간 실시된 사전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그 까닭에 대해 김학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석좌교수는 “신뢰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전문지식과 믿을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정부의 전문성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믿을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왜냐면 국민이 개별적으로 정부와 부딪혀 본 경험이 믿을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소통은 타이밍이다. 한번 잘못된 인식이 이념으로 굳어지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미세먼지 문제가 야기됐을 초기에 대통령이 과학자들과 함께 TV에 나와서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토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훨씬 더 소통이 효과적이고 국민의 불안감도 덜어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생활연구팀장도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대응책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문가 집단이 제시한 에비던스가 정책에 반영되어 대응책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전문가 집단을 통해서 구현이 되어 국민생활문제 해결을 하게 되는 총제적인 선순환적인 구조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홍보와 소통을 통해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체감 높은 대응책으로 정부 신뢰도 높여야
이에 대해 국민들이 지나치게 정부 의존적인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희일 국민생활과학자문단 자연재해안전분과위원장은 “정부에만 대책을 내놓고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생활 문제는 모두가 가해자이고 동시에 피해자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소통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고 일반 국민들의 과학적 사고방식도 증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이희일 위원장은 30년 전 유학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슈퍼마켓에 갔더니 플라스틱 이중포장이 많았는데 시민들이 그것을 모두 떼서 슈퍼마켓에 버려놓고 가버렸다. 그러자 어느새 이중포장이 사라졌다. 이처럼 시민들이 나서서 이중포장을 거부함으로써 생산자가 플라스틱을 덜 사용하는 쪽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바뀌게 됐다”며 “요즘 과학의 대중화를 많이 요구받고 있는데, 이제는 대중의 과학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집단과 일반 국민들의 인식 차이로 인한 소통의 문제도 지적됐다.
정은주 국민생활과학자문단 생활화학물질안전분과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가 나왔을 때 소독약을 물에 타서 씻지도 않고 그냥 쓰는 게 전문가 입장에서는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 국민들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라며 “과학자로서 국민과 소통할 때 아주 당연해 보는 것이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은 것 중에 하나가 먹거리 안전”이라며 20년간 지속되어 온 GMO에 대한 소통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GMO 안전에 대해서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기 때문에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전문가 집단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전달하는 과학적 지식이 어떻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지, 메시지 개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집단 이익이나 이념에 가로막혀서는 제대로 된 소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SNS 소통 부작용 우려… 교육 필요해
그리고 국민들이 국민생활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접하는 곳이 인터넷(53%)과 SNS(16%)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누구나 검증 절차 없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가짜 뉴스나 부정확한 과학 지식 전달 등 소셜미디어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과학채널 ‘지식인 미나니’를 운영하고 있는 이민환 유투버는 “요즘은 전 연령층이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으며 누구나 영상을 올릴 수 있어서 지구평면설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기도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미디어에 대한 책임이나 역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창의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이 주최한 이날 포럼은 국민생활에 대한 효과적인 소통방안과 국민 스스로 참여하는 대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와 국민이 함께하는 대안의 실제적 사례로 성태현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가 ‘리빙랩을 활용한 국민생활 연구개발’을 소개했다. 그는 “야간 작업자의 사고 예방을 위해 자가발전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과학기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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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에 들어 있는 글루코스(포도당)는 우리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암세포도 자기 복제를 하는 데 엄청난 양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종양이 성장하려면 암세포의 복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합성 작용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암세포가 흡수한 포도당에서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뽑아내지 않고 대부분 폐기물로 반출한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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