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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20-09-29

과학자와 예술가는 왜 빛을 쫓을까? 빛의 예술과 과학기술이 융합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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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Galileo Galilei), 뉴턴(Thomas Newton),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이 세 위대한 과학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평생 ‘빛’을 탐구해왔다는 점이다.

빛은 생명의 원천이다. 예술의 역사에 있어서도 빛이라는 요소를 빼고 논할 수 없다. 예술가는 빛을 다루며 작품의 숨을 불어넣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빛은 지구 생명의 원천이다. 과학자와 예술가들은 빛을 통해 인류 생명의 정체성과 성질을 알고자 한다.(사진= 제주 미디어 아트센터 빛의 벙커) ⓒ 경기문화창조허브

과학자와 예술가, 이들은 왜 빛을 쫓을까. 지난 28일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경기도 수원시 광교 비즈니스 센터에서 진행한 ‘문화와 기술이 만나다’ 온라인 문화기술 세미나에서는 역사적으로 빛을 쫓으며 연구한 이들의 작업 결과를 탐구하고 기술과 융합되는 미디어 아트의 미래를 전망하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졌다.

을 쫓아가는 과학자들과 예술가들

인류는 오랜 시간 빛을 쫓으며 수많은 과학 발전을 일궈 왔다. 갈릴레오는 빛의 속도를 측정하고자 했다. 뉴턴은 빛의 성질을 밝혔다. 아인슈타인은 빛을 통해 양자역학의 토대를 만들어냈다.

예술가들도 빛을 쫓는다. 빛은 화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줬다. 화가들은 실내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섰다. 빛이 그려내는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냈다. 19세기 후반 인상파 화가들은 인상주의 미술(Impressionnism art)로 빛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지난 28일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문화기술 세미나에서 김현정 빛의 벙커 이사가 빛으로 재탄생한 디지털 미디어 아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경기문화창조허브

최근 현대 예술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기반의 실감 아트는 빛을 다루며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는 미디어아트다. 실제 사물 위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투영하는 프로젝션 매핑 기반의 예술 작품들은 주로 건물 벽의 외곽에 빛을 투사해 표현된다.

하지만 이러한 빛을 다루는 예술 작품은 거대한 건물 외벽 외에서 작가의 메시지를 제대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관객들은 기존 일반 전시관에서는 쉽게 빛이라는 목적에 몰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버려진 주철공장을 개조해 빛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디지털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시킨 파리의 미디어 아트센터 '빛의 아틀리에'. ⓒ Ine RP Braat

프랑스 파리 11구에 위치한 ‘빛의 아틀리에(Atelier des Lumières)’는 버려진 주철 공장을 미디어아트 센터로 재생시킨 문화예술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빛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던 대가들의 걸작들이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다. (동영상 바로가기)

지난 2018년도에 제주에 개관한 미디어아트 센터 ‘빛의 벙커’는 빛의 아틀리에와 같은 새로운 문화 예술 공간이다.

기술과 예술의 융합, 본질은 무엇인가

‘빛의 벙커’는 오랫동안 버려진 공장이었던 주철 공장을 탈바꿈시킨 ‘빛의 아틀리에’와 같이 20년간 숨겨졌던 옛 국가기관 통신 비밀 벙커 시설을 빛과 음악의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파리 '빛의 아틀리에'의 모습. ⓒ Ine RP Braat

최근 빛의 벙커에서는 빛을 쫓은 인상파 화가 반 고흐(Van Gogh)와 폴 고갱(Paul Gauguin)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모든 사방이 캔버스다. 대가들의 걸작들이 빛으로 내려와 온몸을 휘감는다. 하늘에서 발끝까지 관객들은 온몸으로 19세기 인상파 거장의 명화를 빛으로 승화시킨 새로운 몰입형 실감 예술공간에 반응했다.

빛의 벙커는 지난 2018년 11월 개관 이래 56만 명의 관람객이 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주관 ‘한국관광의 별’ 특별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오스트리아 관광청, 한불 상공회의소, 페이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새로운 융합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제주 미디어아트 센터 '빛의 벙커'에서 전시되고 있는 폴 고갱의 작품. ⓒ 빛의 벙커

기술이 예술을 지원하면서 예술가가 기술을 이해해야 할 시대가 됐다. 공간이 기술을 지원하면서 작품을 공간에 녹여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현대 예술은 마케터, 디자이너, 예술가, 기술 개발자 등 각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협업하면서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 자체의 본질이다. 이날 김현정 빛의 벙커 사업총괄 이사는 “화려한 기술을 보인다는 것보다는 빛을 이용한 예술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빛의 벙커’는 가상현실 기술이나 증강현실 등의 추가적인 기술 지원은 하지 않는다. 기술 자체가 복잡하고 현란하다고 관객들이 만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과 그 기술을 발현시켜주는 최적의 물리적 공간은 어디까지나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부수적인 요건에 해당한다. 첨단 과학 기술은 예술을 효과적으로 감상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기술과 구분되는 예술의 본질이다.

김현정 이사는 “관객이 보고 직관적으로 느끼든, 해석을 동반하든 문화 예술을 통해 감동을 느끼고 몰입해 결국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예술이 가져야 할 본질”이라고 정의하고 “이 본질에 집중하면서 예술을 기술과 함께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20-09-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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