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 물리학의 최대 난제로 꼽혀왔던 '모트 금속-부도체 전이현상(MIT)'을 통해 임계온도 스위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의 소회다.
김 박사는 지난해 부도체가 갑자기 금속이 되는 이른바 MIT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과학자다.
그는 56년의 난제를 입증한 데 이어 1년 만인 지난 21일 이 원리를 이용해 과열에도 휴대폰 배터리가 부풀거나 폭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소자를 개발, 상용화의 길을 활짝 열었다. 시제품이 나오기까지 불과 1년이 채 걸리지 않아 김 박사의 연구성과는 더더욱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김 박사는 "지난해 이맘때 MIT 현상에 대한 이론을 발표하자 일부에서 연구성과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받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과학자는 오로지 연구성과만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한 채 1년여간 연구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MIT 원리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적용한 연구성과를 내놓고 싶다는 마음에서 더욱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김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스위치는 기존에 상용화된 세라믹 센서보다 소형이면서 신뢰성이 높고 시중의 세라믹 센서와 반도체 센서에 비해서도 크기가 1/10로 작아 100배 가량의 고감도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임의의 온도를 측정하거나 제어가 필요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범위가 넓고 2-3년 내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IT산업은 물론 의료, 과학, 군사장비 등 산업 전반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산대 물리학과 출신인 김 박사는 서울대 자연대학원 물리학과를 거쳐 1992년 일본으로 건너가 쓰꾸바대에서 유학했다. 한때 대기업에 있다가 1995년 다시 쓰꾸바대학에서 3년간의 전임 강사를 거쳐 ETRI 테라전자소자팀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 박사는 "나만큼 MIT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 과학자는 없을 것"이라며 "1949년 모트 박사가 MIT원리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이래 다른 분야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이 분야에만 연구를 해 온 만큼 어느 과학자보다 MIT 원리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고 그 자신감의 결과가 오늘의 연구성과를 내게 했던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론물리학자인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처럼 앞으로 평생을 MIT원리에 매달려 고온체전도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상용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성과는 연구원의 배려와 우수한 동료 연구자들의 힘이 합쳐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젊은 연구자들이 마음껏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우수한 연구성과물들이 잇따라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준기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6-09-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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