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첨단기술]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한국물리학회
1992년 우리나라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발사되면서 우리나라의 우주시대가 개막되었다. 그리고 24년이 지난 2016년 10월 국가 우주개발 사업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우주강국을 향한 20여 년의 도전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국가 우주개발 성과 특별전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렸다.
이 특별전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KAIST 그리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외에 국내 여러 우주산업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였으나 거기에 한국천문연구원은 빠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넓은 전시장 어느 곳을 둘러 보아도 천문학과 관련된 우주개발의 연관성은 찾을 수가 없었다. 왜 그랬을까? 우주개발에서 가장 연관성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천문우주과학이 우리나라 우주개발 20년사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라고 해야 한다. 천문우주과학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에 발을 들여놓을 틈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우주개발은 천문학이라는 과학적 요구와 공학적 기술의 충족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류 우주개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1957년 스푸트니크 1호의 성공적인 발사가 있은 지 64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류는 달에 발을 디뎠고 우주의 끝을 보기 위해 허블 망원경이 우주공간에 올려졌으며 국제우주정거장을 만들어놓고 다양한 우주공간에서의 실험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먼 우주 어디엔가 있을지도 모르는 외계인을 찾기 위하여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는 망원경도 우주 공간에 올려 놓았으며 태양 근처까지 탐사선을 보내어 시간당 수천 장의 고분해 사진을 보내오고 화성에 로봇을 보내어 지상에서 통신을 하는 등 우주개발은 꾸준하게 천문우주과학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단계적 발전을 하여 왔다. 이와 같이 우주개발의 발전 동력이 천문학과 우주과학의 호기심과 욕구에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20년사에는 천문우주과학을 연구하는 천문연구원이 배제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우주개발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당한 후발 주자에 속한다. 35년이라는 시간적 간격을 줄이기 위하여 택한 우주개발은 따라잡기 또는 기존의 선진국 우주개발 기술의 답습에 급급하였다. 더구나 기초과학의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보다는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더욱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주개발은 선진국에서 이미 개발된 기술을 답습하면서 방송과 통신 그리고 기상과 지상 감시를 위한 탑재체들의 개발이 우선시되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택한 우주개발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거나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여 우주개발 선진국과의 시간적인 간격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하였고 우리만의 기술로 발사체를 제작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우주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위치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주개발의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선도적인 우주개발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따라잡는 추격자가 아닌 앞서가는 선구자가 될 준비를 해야 한다. 종래의 기술을 답습하는 우주개발이 아닌 힘들고 어렵지만 새로운 우주개발 기술의 창조에 힘쓰는 전략으로 국가우주개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때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우주개발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하여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천문우주 과학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우주개발기술을 스스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의 시작으로 천문연구원은 지구궤도로 자주 진입하는 소행성 Apopis의 탐사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탐사선을 소행성에 보내어 소행성과 함께 우주공간을 유영하면서 소행성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는 이 계획은 매우 정밀하면서도 복잡한, 우리가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우주기술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이다. 천문연구원이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항공우주연구원과 관련 기관들이 함께 기술을 개발하는 Apopis 계획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기술을 스스로 한 단계 높이고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우리의 우주개발 기술을 크게 향상시킬 또 하나의 우주계획은 L4 미션이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존재하는 다섯 개의 lagrangian point 중에서 현재 공간의 여유가 있는 것은 L3와 L4 두 개가 남아있다. L3는 현재 선진국의 우주개발 기술로도 탐사선을 보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지금의 우주개발 기술로 도달할 수 있는 lagrangian point는 L4 하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NASA는 현재 영국과 L5에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어 L4에 관심을 가질 여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NASA는 필자에게 한국에서 L4 미션을 추진해 보라고 여러 차례 제안을 하였다. 이를 계기로 L4에 대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나라 우주개발 기술력의 상당한 발전을 가지고 올 것이라 판단하여 차기 우주개발 목표로 설정하였다. L4 미션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놓여 있다. 우선 지구에서 L4까지의 거리는 1억 5천만 km이다. 불과 36,000 km 정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 개발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앞서가는 계획이 아닌가 하는 염려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주개발 기술과 국제적인 기술 발전의 속도를 가늠해볼 때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인류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가 있는 동안에는 우주개발의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개발에 참여하는 산・학・연이 한마음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정부의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가고자 하는 우리의 식지 않는 열정만 있다면 우리는 이 엄청난 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확신한다. 우리는 우리의 노력과 능력으로 L4에 갈 것이라고…..
*이 글은 한국물리학회에서 발간하는 웹진 ‘물리학과 첨단기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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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미만이라도 건강검진 때마다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는다면 갑상선암 발병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와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2013년 국가건강검진을 4회 이상 받은 20~39세 120만4천646명을 대상으로 5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사증후군 누적 진단이 많을수록 갑상선암 발병 위험도가 높아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갑상선암은 과잉 진단 논란이 있었던 2015년 이후 비슷한 검진율에도 불구하고 젊은 성인의 발생률은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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