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이란 모든 사람들이 보았던 것을 그대로 보되,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것을 생각해내는 일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김성근 교수가 언주중학교를 찾아 과학이란 무엇이며 어떤 사람들이 과학자가 될 수 있는지 진지하게 더듬어 본 앰배서더 강연 내용을 소개합니다.
총 인류 수는 현재 인구의 10배
또 다른 하나는 그냥 궁금하니까 알고 싶어서 연구하는 진리 추구의 경우다. 기초과학의 경우 일단 화살을 자기가 쏘고 싶은 방향으로 가장 멀리 쏜 다음 그 화살이 떨어진 곳에 가서 과녁을 그린다. 그러면 그 과녁 주위로 동심원처럼 응용성이 퍼져나가게 된다. 이처럼 많은 과학자들이 진리 추구를 위해 연구를 시작한 결과,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유용성을 찾아내기도 한다.
요즘 우리가 쓰고 있는 인터넷도 누가 처음부터 그런 것을 목표로 개발한 시스템이 아니다. 인터넷은 실험을 하던 사람들이 실험 데이터를 서로 편하게 교환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오늘날의 인터넷으로 발전한 것이다.
중세에는 흑사병으로 인해 전 유럽인의 1/3 정도가 사망한 시기가 있었다. 그처럼 옛날에는 간단한 질병으로 아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은 적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과학자들이 개발하는 백신 덕분에 그럴 염려가 거의 없다.
또 1840년대 아일랜드에서는 엄청난 기근이 있었다. 감자의 씨가 마르는 병이 전 유럽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감자가 모두 멸종될 정도였는데 특히 육지로부터 떨어져 있던 아일랜드에서 기근의 정도가 심했다. 아일랜드 인구의 절반이 기근으로 죽어갔고, 많은 사람들은 유럽 대륙이나 미국으로 건너갔다.
19세기 중반 미국 이민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이런 역사적 사건 때문이다. 인류가 기근으로부터 자유롭게 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비료가 나오고 농업 기술이 향상되어 생산성이 증가한 것은 모두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혜택이다.
지금 전 세계 인구를 약 60억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 인류의 역사를 쭉 거슬러 올라가서 지구가 생긴 이래 인간으로 태어난 사람은 모두 몇 명이나 될까? 막연히 생각하기에는 현재 살고 있는 인간 수의 100배 또는 그보다 훨씬 많은 1,000배 정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실제 인구 학자들이 조사한 결과, 현재 살고 있는 인구의 10배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태초부터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사람은 600억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건 최근에 와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 600억 명의 사람 중에는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도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나라와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두각을 나타낼 환경이 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이다.
천재에게 재미있는 숫자 ‘1729’
그처럼 자기가 발견한 수학적 사실들을 모두 노트에 정리해두었는데, 캠브리지대학 하디 교수의 눈에 띄어 영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그러나 라마누잔은 재능을 미처 꽃피워 보지도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죽게 되는데, 죽기 전 그의 천재성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하디 교수가 라마누잔의 병실에 들어서면서 “방금 타고 온 택시번호가 1729야. 굉장히 따분한 숫자지?” 하며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침대에 힘없이 누워 있던 라마누잔이 즉석에서 “따분한 숫자라뇨. 엄청 재미있는 숫자인 걸요. 1729는 3승수의 합으로 표현될 수 있는 방법이 두 개인 가장 작은 수예요.”라고 대답했다. 그건 미리 알고 있던 내용이 아니라, 그냥 순간적으로 라마누잔의 머리 속에서 튀어나온 말이었다.
라마누잔의 경우 그 재능이 알려져 있기라도 하지만, 평생 농사만 짓다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 천재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 여러분에게는 아주 좋은 환경과 기회가 주어져 있는 셈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어느 정도 운이 따르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사업을 하는 사람은 국내외 정세에 따라 사업 환경이 매번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은 비교적 운과는 무관한 분야이다.
과학은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며, 자연은 수백억년 동안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항상 거기에 있었다. 마치 산이 등산하는 사람을 기다려 주는 것처럼 자연은 다가오는 사람을 항상 기다려준다.
오늘날 우리가 발견하는 자연의 모습은 수백억년 전부터 그대로 존재해온 것이다. 때문에 과학은 대개 성실한 사람들에 의해서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여러분도 자신이 성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학이란 분야에 도전해보기 바란다.
김성근
서울대 화학부 교수
- 서울대 졸업
- 하버드대 이학 박사
- 시카고대 연구원
[정리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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