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대중화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국립과천과학관, 개관5주년 국제심포지움

지난 15일‧16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김선빈 과천과학관장,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요슬란 누르 유네스코본부 연구원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대중화국제심포지움’이 열렸다.

심포지움에는 지구촌 현안과 과학계와 사회의 소통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과학커뮤니케이션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대거 모였으며, ▲지구촌현안을 다루기 위한 과학과의 소통 ▲과학계와 사회의 대화창구 ▲ 과학문화활동 ▲ 학교밖 과학교육 순으로 세션이 진행됐다.

▲ 지난 15일‧16일 국립과천과학관서 ‘과학대중화국제심포지움’이 개최됐다. ⓒ국립과천과학관


카롤린 뚜레 프랑스국립과학관 국제협력담당관은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프랑스 국립과학관의 두 축인 데코베르트와 라빌레트 과학산업관이 대표적인 과학센터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정부와 정책입안자들의 의지와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학습의 장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국립과학관은 사회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워크샵과 강연, 포럼개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약 1,100명의 직원들은 연구계‧사회와 연계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과학관을 다녀간 어린이 관람객들이 성장하여 추후 이공계에 진출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세웠다.

기후변화문제, 과학관서 대중화 노력

심포지움의 첫 세션은 지구촌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과학관의 역할에 대해서 논했다. 발표에 나선 4명의 전문가들은 2000년 UN에서 수립된 새천년개발계획을 언급하며 이를 시민들에게 보다 교육적이고, 대중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지난 2000년 UN은 밀레니엄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지난 천 년간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8가지 과제를 2015년까지 공동으로 해결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절대빈곤 및 기아퇴치 △보편적 초등교육 달성 △남녀평등 및 여성능력 고양 △아동사망률감소 △모성보건증진 △HIV/AIDS, 말라리아 및 각종질병퇴치 △지속가능한 환경보전 △개발을 위한 범지구적 파트너쉽 구축과 같은 8개의 새천년개발목표(MDG, Millenium Development Goal)을 수립했다.

치 쿠엔 마카오과학센터 명예연구원은 “마카오과학센터는 지난 3년간 MDG와 연계된 전시와 교육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마카오는 아직 과학센터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 교육과 예술 등의 파트너쉽을 맺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치 쿠엔은 “마카오는 과학센터의 날을 지정하는 것도 고려해보고 있다”며 “UN이 2019년을 ‘과학센터의 해’로 지정한다면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교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파그시노힌 필리핀과학센터이사는 기후변화에 대한 필리핀 시민들의 인식제고를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태평양 서쪽 끝에 위치한 필리핀 열도는 계절성 기후변화현상인 태풍피해가 잦다. 또한 필리핀은 폭염과 해수면 상승, 식용수 문제 등으로 보건위생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파그시노힌은 “필리핀에서 변화무쌍한 기후변화는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이슈 중 하나이며, 전시를 통해 재난예방법과 관련지식 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과학센터 내 전시표현이 세련되지 못하더라도 콘텐츠만큼은 참신하다고 자부했다.

가령, 기후변화나 탄소발자국, 쓰나미 등과 같이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들과 필리핀 국내사례들을 전시에 구성한다. 필리핀 과학센터는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마닐라 홍수피해(2009)나 지난달 보홀지방에서 발생한 진도 7.2규모의 지진을 가지고 전시한 바 있다.

세션을 마칠 즈음, 파그시노힌은 청중에게 얼마 전 슈퍼태풍 하이옌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은 고국을 위한 묵념을 요청했다. 심포지움 참석자들은 1분간 정숙하며 필리핀의 아픔을 애도하기도 했다.

▲ 과학문화활동 세션에서 인도네시아 타만판타르과학공원 대외협력팀장인 아피아 로스이아나(Afia Rosdiana)가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한국의 대중화운동과 과학관정책 성공했나?


이어진 세션에서는 조숙경 국립광주과학관 전시본부장이 한국의 과학대중화의 역사와 과학관 정책 및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조숙경 본부장에 따르면, 1930년대에 김용관 박사가 발명학회(1934년)를 발족하고, ‘과학의 날’을 찰스다윈이 사망일인 4월 19일로 지정하면서 한국의 첫 과학대중화운동이 시작됐다. 오늘날 과학의 날은 과학기술처 설립(1968)을 기념하여 4월 21일로 다시 제정됐다.

해방 후 1960년대에 과학계에서 큰 움직임이 일었는데, 당시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후원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같은 과학관련 부처와 주요단체가 설립된 것이다. 1970년대 까지 전국적으로 근대화운동이 활발히 진행되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과학대중화 붐이 차츰 줄어들었다.

조 본부장은 한국이 특정시기(2005년~2008년)에 과학관 설립이 빠르게 진행된 것은 ‘사이언스 코리아 프로젝트(2004)’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이언스프로젝트는 IMF이후 가속화된 이공계 기피현상과 과학계의 연구침체 등의 사회문제를 극복하고, 1990년대 이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과학문화사업에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자 기획된 실천프로젝트다.

조 본부장은 “과학센터의 설립은 사이언스코리아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정부는 2008년까지 전국 100개의 과학관을 설립하고, 2020년까지 200개 세운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 104개(2012년 기준) 과학관이 등록된 상태다.

한국의 과학대중화 정책평가에 대해서 조 본부장은 “정량적인 차원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정성적인 면에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의 과학대중화 사업은 정부주도형 프로젝트였고, 자원과 인력 공급이 풍부했다”며 “시민들의 전적인 동의와 과학문화를 증진시키려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심포지움 연사로 참석한 과학대중화전문가들 ⓒ국립과천과학관


과천과학관 개관 5주년으로 기획된 이번행사는 아태평양과학관 종사자들이 주로 모여 과학대중화 사례를 나누는 장이 되었으며, 앞으로 과학센터가 ‘교육’ 중심의 전통적인 기능을 벗어나 세계적인 위기들을 시민들과 공유하며, 지구촌과 사회, 과학계‧사회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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