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과학기술 지역 혁신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다

[인터뷰]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초대 원장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대전광역시는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을 신설했다. 무엇을 위한 기관일까. 그리고 기관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성공에는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리더십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이며 동시에 리더십이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 기반 미래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대전의 혁신을 이끌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의 초대원장 고영주 박사를 만나 대전의 과학정책 방향을 들어봤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과학도시 대전의 과학정책을 총괄 기획하고 발굴하는 지원조직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지난 6월 설립되었다. 그리고 9월 초대원장으로 고영주 박사가 임명되었다.

고영주 원장은 그동안 대전의 과학기술 기반 정책 수립과 관련하여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서강대 화학과 학사, 석사 취득 후 정부 출연 연구기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재직하며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한국과 영국의 공공연구기관에 대한 과학기술정책 변동 비교 연구로 과학기술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 30여 년간 재직하며 정책기획, 연구전략, 국제협력 등의 책임자로 미래전략본부장,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연구위원, 지역혁신추진단장,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대전시 명예시장, 한국기술혁신학회장 등으로도 활동하였다. 정부 출연 연구소 연구자로 과학기술 기반의 정책과 연구기관의 지역 사회, 산업계, 학계, 정부 기관과의 연계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 그의 이력은 대전의 과학기술 기반 정책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

고영주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원장 ⓒ 이동헌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과학도시 대전의 싱크탱크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지역 주도 혁신과 대전 과학산업 성장을 선도할 기관입니다. 과학도시 대전의 싱크탱크(Think Tank)입니다.”

대전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이 조성된 우리나라 대표 과학도시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1월 대전을 4차산업혁명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고 원장은 과학기술 기반 도시 대전에 대한 전략과 비전으로 4개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융합이 새로운 설루션을 만들어 낼 것

“먼저 ‘융합’입니다. 오늘날은 산업 변화 속도가 빠르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술 간 융합이 일어나고,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기도 하며, 사회가 혁신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가 발전 정책과 기술혁신의 흐름이 ‘융합’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클러스터 사업 등으로 기관과 연구소가 협력을 하고자 노력했지만, 울타리를 걷어내기는 어려웠습니다. 앞으로는 서로 모여 함께 새로운 설루션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는 그동안 사회 전반에서 융합의 필요성이 강조되어왔고 노력해왔지만, 서로 간의 장벽과 이해관계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모두가 원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은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오랜 기간 직접 겪고 느낀 문제점들과 해결방안으로 엮어 설명했다. 융합이라는 설루션의 촉매제 역할을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대전에서 지역 혁신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

“두 번째는 ‘지역’입니다. 과거에는 국가가 지역 정책을 디자인 해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역이 스스로 디자인하여 지역 스스로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단위의 융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은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대전에서 지역 단위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국가 차원으로 적용하고자 합니다. 대전에는 26개 정부 출연연구소와 11개의 공공연구기관, 21개 대학, 11만 개의 기업이 있습니다. 지역 주도 R&D가 가능합니다. 상호간 협력을 통해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을 지역에서는 해결 가능합니다. 지역에서 먼저 성공모델을 만들고 국가 차원에서 확산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정책 전환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 원장은 지역 혁신 모델은 정부와 각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며, 현재 ‘지역혁신 플랫폼 구축 사업’ 등이 진행되는 등 많은 관계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벽을 허물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조직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에 투입된 국가 자산의 효과적 활용을 통한 지역 혁신

“세 번째는 지역의 자산에 대한 전략입니다. 대전의 대덕특구와 정부 출연 연구소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가의 자산입니다. 국가 자산이 지역에 심어진 것이죠. 출연 연구소의 연구 성과는 사회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전에 심어진 국가 과학기술 자산을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으로 만들어 지역 혁신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다시 새로운 국가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고 원장은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오랜 기간 대덕특구에 투자된 국가 자산으로 지역 혁신을 추진하는 연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사회혁신-시장확대-산업혁신-분배확대-사회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 투자의 효율성 제고 전략이 필요

“네 번째는 효율성 제고 전략입니다. 지역에 투자된 국가의 연구와 혁신 자금이 지역에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 객관적으로 분석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국가 R&D 투자는 2021년 27조 원에 달합니다. 곧 30조 원 시대가 올 것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투자가 얼마나 지역 혁신에 효과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그 역할을 할 것입니다.”

2020년 정부 R&D 예산은 전년대비 17.3% 증액된 24.1조 원이었다. 10년 만에 두 자릿수 이상 대폭 증가된 수치다. 2011년 14.9조 원과 비교하면 10조 원이 늘어났다. 고 원장은 ‘국가 R&D 30조 원 시대’를 대비하여 국가 R&D 정책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지역에 투자하는 연구와 혁신의 효과 및 성과를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재구조화하는 것도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고영주 원장은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을 협업의 가치를 높이는 기관으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이동헌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융합의 장이 될 것

“혁신을 위해서는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리더십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에는 ‘공간’, ‘프로그램’, ‘사람’이 필요합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정부부처와 출연연구소에서 협력하고 있고 있습니다. 지자체 산하기관에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직원을 파견하는 것은 전례가 없었습니다. 대전에서는 이제 새로운 협력의 시너지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사업 집행자’가 아닌 ‘기획 설계자’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기관들과 협력 모델을 만들 것입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과 함께하면 각자 힘들게 하던 일이 보다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일이 된다’는 것을 모든 이해관계자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전과학산업협의회를 만들고 저희는 간사 역할을 하며 참여 기관들의 사업에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끝으로 고 원장은 초대원장으로써 협력과 협업의 가치를 높여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대표적인 지역 혁신 성공모델이 될 수 있오돌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초대원장이 해야할 일은 생태계 관점에서 혁신의 기반을 지혜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의 리더십은 ‘협력과 협업의 가치’입니다. 정부와 대전시는 과학기술의 혁신을 위해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우리나라 과학도시 대전이 지역 혁신 성공모델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하면 시작은 미약하지만 머지않아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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