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마스크 써도 신원 파악된다

미국 국토안보부 테스트에서 최대 96% 식별

코로나19 시대에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생체인식의 큰 축인 안면인식 분야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새로운 안면인식 설루션이 속속 등장했고, 지금은 마스크를 써도 꽤 정확한 인식이 가능해졌다.

상용화된 대부분의 안면인식 기술은 미리 등록한 얼굴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잠금 해제, 도어록 등에 사용할 경우에는 특정 인물만 구별하면 되지만,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공공장소 보안 문제에선 사정이 달라진다.

지난 4일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현재 생체인식 업계의 기술력이 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채 오가는 사람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새로운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하면 공항 직원과 승객들이 신원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2020 생체인식 기술 랠리’ 예비 결과 발표

미국은 테러 위협 등에 대처하기 위해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S&T) 주관으로 2018년부터 매년 ‘생체인식 기술 랠리(Biometric Technology Rally)’를 개최하고 있다. 세 번째였던 2020 랠리는 작년 9월 말부터 3주간 열렸고, 해를 넘겨서 테스트 예비 결과가 발표됐다. 더 자세한 분석 결과는 몇 주 후에 나올 예정이다.

생체인식 기술 랠리는 공공 안전 분야에서 참가 업체들의 생체인식 기술력을 검증하는 행사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안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의 이미지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식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항 환경을 재현한 MdTF에서 마스크 착용자를 식별하는 테스트. ⓒ DHS

테스트 환경 또한 ‘메릴랜드 테스트 시설(Maryland Test Facility, MdTF)’이라는 2230㎡의 생체인식 기술 전용 시험 공간에 60개국을 대표하는 582명의 자원 참가자까지 동원해서 실제 공항처럼 재현했다.

마스크 착용 시 최대 96%까지 식별

감염병 상황을 염두에 둔 이번 테스트에서는 여러 생체인식 분야 중에 안면인식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직접 접촉해야 하는 지문인식보다 안전하고, 홍채인식과 달리 동시에 여러 명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식률 또한 예상외로 높았다. 지난 2019 랠리에서 안면인식 분야의 최대 인식률은 99.5%였다. 이번 랠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 최댓값이 거의 100%에 육박했고, 착용 시에도 최대 96%까지 식별했다.

테스트는 다양한 카메라와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60가지 조합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마스크를 착용한 실험군의 인식률 중앙값은 77%, 미착용 실험군의 중앙값은 93%로 나타났다. 또한 시스템 환경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다.

공항에서 생체인식은 주로 안면, 지문, 홍채를 인식한다. ⓒ DHS

이런 결과에 대해 국토안보부 산하 ‘생체인식 및 신원 확인 기술센터’의 책임자인 아룬 베무리(Arun Vemury)는 “아직 100% 완벽한 설루션이 아니지만,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과 많은 여행자를 감염병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없으면 모든 승객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청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실제 도입까지 넘어야 할 장벽 있어

사생활과 개인 정보 보호에 민감한 미국에서 공항 안면인식이 시행되려면 넘어야 할 몇 가지 장벽이 있다.

대상자가 직접 손을 대는 지문인식이나, 스캐너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홍채인식 행위는 생체 정보 제공에 동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안면인식은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만으로도 가능해서 논란이 되곤 한다. 심지어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도 식별이 된다면 그에 대한 반발이 나올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코로나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 지문인식은 또 다른 감염을 유발할 수 있고, 홍채인식은 샘플을 대량으로 획득하기 어려워서 당분간 안면인식이 유일한 대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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