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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글 조숙경 '월간 과학창의' 편집인
2009-12-01

공부를 즐겨라, 노벨상이 따라온다 [월간 과학창의] 노벨상 수상자 앤드루 파이어 교수, 과학기술앰배서더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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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양대 WCU사업단은 지난 10월 17일 서울 과학고에서 노벨상 수상자의 과학기술앰배서더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과학기술앰배서더’ 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대표적인 과학문화사업으로 2002년부터 시작되었다. 이 사업은 산·학·연에 종사하는 1,200여 명의 과학자들이 과학기술앰배서더로 위촉돼 초·중·고교 및 각급 단체 등에 방문 강연하는 것으로 연간 1,200회 이상 개최되는 행사다.

특히 이번 과학기술앰배서더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초청 강연자가 앤드루 파이어 교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예쁜꼬마선충에서 ‘RNA 간섭현상의 발견’으로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생물학자다. 이번 과학기술앰배서더 특별강연은 과학영재들에게 세계적인 석학과의 만남의 기회를 제공해 국제 수준의 과학을 간접 체험하고 과학기술인으로서의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 개최되었다.

신비한 RNA의 세계에 학생들 매료돼

서울과학고 강당에 마련된 ‘특별강의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면서도 긴장감이 엿보이는 앤드루 교수가 단상에 섰다. 그의 등장과 함께 이제 막 중간고사를 마쳐 피곤해하던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지며 큰 환호와 박수로 그들의 ‘스타’를 환영했다.

학생들의 표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미소로 화답한 앤드루 교수는 RNA간섭(RNA interference) 이론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강연의 진행을 맡은 한양대 안종훈 교수가 간간이 통역을 도와주기도 했지만 오롯이 영어로만 이어지는 설명을 학생들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말없이 집중했다.

그는 두 가닥 실이 꼬인 모습의 ‘이중나선 RNA’가 새로운 유전자가 생기는 걸 막아주는 ‘RNA 간섭’현상을 처음 발견했고, 그 공로로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전까지는 RNA가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고 알려졌으나 이 방식을 응용해서 암세포 등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미리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유전자 조절방식을 찾아낸 것이다.

강연 이해하고 능숙하게 영어 구사하는 학생들에 세계 석학도 놀라 간간이 유머를 섞어가며 한 시간 동안의 열정적인 강의를 마친 앤드루 교수는 “세계를 바꿀 재목이 많이 보인다. 나는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하는데 학생들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며 놀라워했다. 열아홉 살 때 미국 버클리대를 졸업하고 스물네 살에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석학에게 한국 영재들의 열정과 예지에 찬 눈빛이 감동을 준 모양이었다.

“한국의 과학 수준은 노벨상 탈 만한 자격 충분”

강연이 끝나고 질문과 토론의 시간. 잠시 머뭇거리던 학생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19세라는 어린 나이에 버클리대를 졸업했는지 정말 궁금해요.”

누구나 궁금할 법한 질문에 앤드루 교수가 아이처럼 웃으며 대답했다.

“어릴 때는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독서를 좋아해서 과학 서적은 물론 공상과학(SF) 소설도 많이 읽었다”라는 앤드루 교수는 “독서와 함께 욕조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것도 좋아했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었는데, 잘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을, 공부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벨상의 꿈을 피력하는 학생들에게 그는 격려와 꿈을 실어주었다.

“한국은 과학 수준이 높은 나라다. 이미 과학 발전에 기여한 학자도 많고 열정적인 학생도 많아 미래도 아주 밝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노벨상을 탈 만한 자격은 이미 갖췄다. 언제고 영광의 날이 올 것이며, 여러분들이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고 찬사를 보내준 것이다.

강연을 마친 후 앤드루 교수는 강연료 전액을 서울과학고에 도서로 기증하는 도서기증식도 가졌다.

앤드루 파이어(Andrew Zachary Fire)
􄤎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대학원 생물학 박사
􄤎 2003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메디컬스쿨 병리학과 교수
􄤎 1989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생물학과 조교수
􄤎 1986~2003 워싱턴 카네기협회 발생학 파트연구원
글 조숙경 '월간 과학창의' 편집인
저작권자 2009-1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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