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멸종 운명 피할 지구방어 전략으로 ‘소행성 분쇄’ 부상

소행성 경로에 '침투성 막대' 쏘아올려 파편화…짧은 시간 안에 대처 가능 장점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을 충돌 직전에 집채만 한 크기로 쪼개 충격을 줄이는 새로운 개념의 지구 방어 전략이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 교수 필립 루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어느 날 갑자기 충돌이 임박한 시점에서 발견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소행성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소행성 분쇄'(PI·Pulverize It) 전략을 제시하는 논문 두 편을 학술지 ‘우주 연구 진전'(Advances in Space Research)에 발표했다.

PI 전략의 핵심은 지름 10~30㎝, 길이 1.8~3m 침투성 막대를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이나 혜성의 경로로 쏘아 올려 초고속으로 충돌케 한다는 것이다. 이 막대는 천체 안으로 파고들어 폭발해 소행성이나 혜성을 조각내 지구가 받을 충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현재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궤도 조정 방안은 지구를 피해가게 만드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이 방식은 집채만 한 파편 정도는 얻어맞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런 파편은 대기권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흡수되고 더 작은 파편으로 쪼개져 지상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난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운석은 약 19m 크기로 유리창이 박살 나고 2천 명 가까이 다쳤지만, 사망자까지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 정도의 섬광과 폭발음을 가진 “불꽃놀이”는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PI 전략이 가진 최대 장점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궤도 조정 방안은 지구에 근접하기 훨씬 전에 찾아가 우주선을 충돌시키는 등의 조처를 해야 해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상당히 제한돼 있다.

반면에 PI는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에 근접했을 때 이미 활용되고 있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우주발사시스템(SLS)을 이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첼랴빈스크 운석 정도는 지구 충돌 몇 분 전에 대륙간탄도탄(ICBM) 요격체와 비슷한 훨씬 작은 발사체로도 대처가 가능하고, 이보다 훨씬 큰 지름 약 370m의 아포피스(Apophis) 같은 소행성은 10일 전에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 주사를 맞는 것처럼 PI 전략을 이용해 아포피스나 베누(490m)와 같은 지구 위협 소행성을 미리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루빈 박사는 아포피스나 베누급의 큰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지구에 있는 핵무기를 한꺼번 폭발시켰을 때와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PI가 이런 시나리오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13일에, 베누는 2036년에 지구에 근접해 지나가는데 현재로선 지구와 충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돼 있다. 하지만 중력으로 궤도가 약간만 변화해도 충돌 코스로 들어서는 이른바 ‘중력구멍'(gravitational keyhole)을 지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PI 전략이 현재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발사체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달 복귀 및 상주 계획과 맞물려 달을 지구 방어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빈 박사는 PI 전략이 지구 방어를 쉽고 실현 가능한 것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인류는 지구 방어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이전 세입자인 공룡이 겪었던 것과 같은 미래의 멸종을 예방하고 운명을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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