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균류는 엽록소 등과 같은 동화색소가 없어서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균사에서 효소를 분비하여 양분을 분해한 후 흡수하여 살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균류는 다른 생물체에 붙어서 기생 생활을 하거나 사체(死體) 또는 배설물에 붙어서 부생 생활을 한다.
균류는 보통 군사의 격벽 유무와 생식방법에 따라 접합균류(조균류), 자낭균류, 담자균류 3가지로 분류한다. 접합균류(검은빵곰팡이, 거미줄곰팡이 등)는 균사에 격벽이 없으며 접합포자로 번식을 하고, 자낭균류(푸른곰팡이, 효모 등)는 균사에 격벽이 있으며 접합으로 만들어진 자낭포자로 번식을 하고, 담자균류(버섯, 녹병균 등)도 역시 균사에 격벽이 있으나 접합으로 만들어진 담자포자로 번식한다.
곰팡이 무리는 우리 몸의 피부에 기생 생활을 하면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타구니가 벌겋게 부어 오르고 간지러우면 습진을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은 습진이 아니라 곰팡이 질환(백선)이다.
습진은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현상을 통칭하는 증세로서 곰팡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곰팡이 질환에 습진 약을 바르는 것은 ‘기름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 이다. 왜냐하면 습진 약의 성분(부신피질호르몬)은 곰팡이의 생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무좀 곰팡이는 피부의 딱딱한 각질층을 파괴시키기 때문에 다른 병원균이 잘 침입하여 2차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좀은 늘 발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약을 부지런히 바르면 퇴치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나았다 싶어 치료를 멈추면 곰팡이에 내성이 생겨 더욱 고질화되기 싶다. 표면적으로 증세가 사라졌다 해도 피부 표피가 완전히 바뀌는 기간인 50-70일 정도 꾸준히 치료하여야 한다.
1929년 영국의 플레밍은 푸른곰팡이(Penicillium notatium, P. chrysogenum)에서 최초의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을 발견하였다. 호밀 꽃에 기생하는 자낭균의 일종인 맥각은 출산 후의 출혈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으며, 여러 종류의 버섯에서 항암성 물질이 발견되기도 한다. 효모는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 B와 D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배양하여 과자나 수프에 혼합하거나, 동물의 사료로 이용된다.
동충하초는 겨울에는 곤충 몸 속에서 살다가 여름에 곤충의 몸을 뚫고 나와 풀처럼 돋아 나오는 희한한 균류이다. 이들은 곤충이나 식물의 종자에 들어가서 숙주 안에 있는 물질을 영양 원으로 이용해 살다가 숙주의 몸밖으로 버섯 형태의 모양을 형성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박쥐나방의 유충을 숙주로 하는 박쥐나방동충하초, 나비목의 큰 번데기를 숙주로 하는 매미다발동충하초, 하늘소 등 여러 종류의 곤충을 숙주로 하는 백강균 등이 있다.
두 번째로 곤충에게 병을 일으킨다는 동충하초 본래의 성질을 이용하여 해충을 없애는 일이다. 현재까지 농가에서 사용되는 해충 방제 법은 화학 농약을 뿌리는 것이다.
그러나 화학 농약은 독성이 강해 사람이나 가축에게 피해를 입히고,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비해 동충하초는 생태계와 사람 모두에게 적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생물학적 방충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