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사’의 역사, 인류 최초 문명에서부터 시작?

약 일만 년 전부터 사람 곁에 있었던 고양이

우리 곁에 반려동물의 존재는 익숙하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보다 친근해져서 익숙함을 넘어 특별한 관계를 맺으며 서로에게 힘이 돼 주는 분위기다. 실제로 집집마다 거리마다 발걸음을 맞춰 걷거나 눈 맞춤을 하며 애정을 나누는 반려동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들과 특별하고 친숙한 관계를 맺으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GettyImagesBank

 

옛날 옛적, 신석기 시대에도 반려동물과 함께 살았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25.9%, 전체 추정치로 약 604만 가구가 현재 거주지에서 직접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의 종류는 개가 72.9%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고양이가 25.7%를 차지했다.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일 터다. 거의 모든 감정을 신체 언어로 내보이는 개에게 정이 흠뻑 든 사람도 있지만, 특유의 독립성으로 도도한 듯 보이지만 사뿐히 다가오는 조심스러운 고양이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가 이른바 ‘가축화’가 이루어져 사람 곁에 살아온 역사는 다소 차이가 있다. 기록에 따르면 개는 최초의 가축으로서 이미 1만 2천 년 전에 사육되었지만, 최초로 사람 곁에 고양이가 등장한 건 약 9천 년 전으로 알려진다. 이 정도의 시차는 개와 고양이에 대한 ‘차별적 애정’으로 느껴질 정도지만 사실은 고양이의 생물학적 특성과 고양이를 대하는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반려동물 양육 가정의 약 72.9%는 개를, 그다음으로는 고양이(25.7%)를 많이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스타임즈

 

고양이에 대한 오래된 오해

고양이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으로 사회성이 꽤 복잡한 스펙트럼으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사람 입장에서 길들이는 일 자체가 개보다 까다롭고, 행동 양상을 이해하는 데 조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 보니 고양이가 가축으로서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차가 발생했을 수밖에 없다.

한편,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양이 신 바스테트가 파라오를 보호한다고 믿으며 신성시해왔다. 그렇다 보니 고양이를 가축화한다거나 사육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이후 중세 유럽에서 고양이는 마녀의 친구로 인식돼 이른바 ‘마녀 재판’에서 함께 처형당하거나 끔찍한 학살에 희생됐다. 역사의 기록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1484년 교황 이노센트 3세는 ‘고양이는 악마와 계약한 이교도 동물’이라고 선언해 수난을 당했으며, 1560년에는 밤에 마녀들이 검은 고양이로 변장하고 다닌다는 믿음이 퍼지기도 했다. 이때부터 고양이는 불길한 징조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1630년 프랑스의 루이 13세가 고양이 학살 금지령을 발표하기 전까지 사람 곁에서 동거하기란 어려운 동물이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최초로 사람과 결속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GettyImagesBank

 

고양이 유전학이 찾아낸 진실, 고양이와 사람은 만 년 전부터 함께 살았다?

최근 미주리대학교(University of Missouri)의 수의과대학 연구팀은 고양이 유전자 연구를 통해 최초의 가축화를 찾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Nature Heredity지에 발표했다.

고양이 유전학자이자 비교의학 교수인 리옹(Leslie A. Lyons)은 고양이의 DNA 분석을 통해 고양이의 개체 수와 번식 발달에 대한 단서를 발견했다. 연구에 따르면 거의 만 년 전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을 둘러싼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정착한 인류 최초의 문명에서부터 고양이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이다. 당시 인류의 생활양식은 수렵채집에서 농사로 전환되었는데, 보다 안정적인 식량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해충 방제와 설치류를 잡아먹는 파수꾼이 필요했다. 이때 고양이가 바로 그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 고양이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리옹 교수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전역에서 고양이의 DNA를 수집·분석해 약 200여 개의 다른 유전자 마커를 추출했다. 이 중 주요 마커인 미세부수체(microsatellites)에서 지난 수백 년 동안 고양이의 번식·발달에 대한 단서를 발견했고, 또 다른 주요 DNA 마커에서는 수천 년 전의 고대 역사에 대한 단서를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이 두 마커를 비교 연구함으로써 고양이의 진화에 대한 많은 조각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유라시아의 무작위 번식 고양이 개체군에 대한 SNP 데이터의 표본 위치별로 관찰된 이형접합체 ⓒNature Heredity

연구진은 소와 말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시기에 사람에 의한 가축화 사례와 가축화 유형을 목격했지만, 고양이의 경우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만 가축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고양이의 길들이기는 특별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개나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고양이에게는 사람 중심의 길들이기, 즉 고양이의 행동을 바꾸려는 지나친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양이를 ‘반 길들여진 고양이(cats as semi-domesticated)’라고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옹 교수는 “인류는 고양이의 행동을 억지로 바꾸는 ‘길들이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고양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낸다면 고양이는 여전히 해충을 사냥하고 스스로 살아남아 짝짓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양이 집사의 역사는 인류 최초의 문명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고양이는 꽤 독립적이고 특별한 동물임에는 틀림없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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