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같은 응급상황에서 쓰이던 고압산소치료(HBOT)가 최근 들어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료기술 전문 매체인 Medicaldialogues는 22일 자 기사를 통해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고압산소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으면 받을수록 텔로미어가 줄어드는 것을 막아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더디게 만들어주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고압산소치료가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 gundersenhealth.org
다양한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고압산소치료
고압산소치료란 환자의 혈액 내 산소 농도를 높이기 위해 대기압보다 기압이 높은 탱크 안에서 고농도의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그렇게 되면 일상적인 혈액 속의 산소 농도보다 훨씬 높은 산소가 혈액에 녹아들어 조직과 장기로 많은 산소를 운반하면서 각종 질환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고압산소치료의 대표적인 활용법은 연탄가스나 번개탄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환자다. 일산화탄소 중독이 발생하면 3시간 안에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데, 신경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 시술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에는 산업현장에서 일하거나 취미활동으로 물속에 잠수하는 다이버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이 잘 걸리는 잠수병의 치료에도 고압산소치료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잠수병은 공기 중의 질소가 높은 압력 상태에서 혈액에 녹아 대기압 상태로 돌아왔을 때 적절하게 배출되지 않아서 생기는 질병이다.
이 외에도 고압산소치료는 당뇨병 환자들이 대부분 앓고 있는 당뇨발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15~20%가 앓는 질환으로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발 부위의 일부가 썩게 되어 해당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고압산소치료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 israel21c.org
이뿐만이 아니다. 고압산소치료는 화상과 난치성 골수염, 그리고 뇌진탕 등 과거에는 적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질병에까지 치료 효과를 보이며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압산소치료의 효과를 살펴보면 신진대사 기능을 높여주고, 노폐물이나 체내 독소를 제거하여 해독 능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면역력과 항산화력을 높여주고, 세포재생과 혈관 재생 능력까지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두가 노화 방지와 관련된 효과인 만큼, 고압산소치료는 예전부터 질병 치료 외에 노화 예방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왔다. 다만 그런 정보는 추정일 뿐, 과학적으로 증명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이스라엘 연구진의 실험을 통해 사실로 드러나게 되었다.
고압산소치료가 노화 시계인 텔로미어 길이 늘려
고압산소치료의 노화 예방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대(TAU)와 샤미르(Shamir) 메디컬센터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이다. 이들은 실험을 통해 고압산소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텔로미어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길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텔로미어(telomere)는 세포 속에 있는 염색체의 양쪽 끝단에 있는 부분을 말한다. 그리스어로 ‘끝’을 의미하는 텔로스(Telos)와 ‘부위’를 의미하는 메로스(Meros)의 합성어로서, 염색체의 끝에서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이 텔로미어에 주목한 이유는 텔로미어가 세포의 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텔로미어는 노화할수록 점점 짧아지고 거꾸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짐은 곧 노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노화 시계’ 또는 ‘세포 타이머’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연구진은 64세 이상 35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선발해 90일 동안 60회의 고압산소치료를 받게 했다. 참가자들은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며 치료 전과 치료 중간, 그리고 치료 종료 후 혈액 샘플을 제공했고, 연구진은 혈액 내 각종 면역세포를 분석해 그 결과를 비교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진다 ⓒ heales.org
그 결과 고압산소치료가 노화 과정을 되돌리는 것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 첫째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대신 더 길어졌다는 점이고, 둘째는 테스트를 받은 사람들의 노년기 세포 비율이 낮게는 11%에서 크게는 37%까지 감소되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텔아비브대의 ‘샤이 에프라티(Shai Efrati)’ 교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나이가 들수록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추거나 되돌리기 위해 약물이나 생활 환경 등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우리는 그런 기대를 고압산소치료에서 찾고자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에프라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 방법으로는 생활습관을 바꾸거나 격렬한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기간은 짧았고 잠시 동안 멈췄던 노화 시계는 다시 돌기 시작하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고압산소치료를 접하면서 에프라티 교수의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고압산소치료를 연구한지 3개월 만에 우리는 지금까지 사용했던 그 어떤 방법보다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출 수 있었다”라고 공개하며 “정상적인 노화 과정을 늦추거나 심지어는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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