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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2012-03-09

고릴라 게놈, 생각보다 사람과 비슷 인류 조상과 1천만년 전 갈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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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큰 고릴라는 인류의 조상과 1천만년 전에 갈라졌으며 이들의 게놈 중 상당 부분은 생각보다 사람과 많이 비슷해 사람-침팬지 사이보다도 가깝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 7일 보도했다.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거 연구소 과학자들은 고릴라의 게놈 염기서열을 해독함으로써 마침내 사람과 침팬지, 오랑우탄과 함께 4대 영장류의 유전자 지도를 모두 비교할 수 있게 됐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 네덜란드 아펠도른의 동물원에서 어미고릴라가 아기고릴라를 안고 있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연구진은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사파리에서 살고 있는 아프리카 서부 저지대 고릴라 세 마리와 동부 저지대 고릴라 한 마리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해 사람과 침팬지, 고릴라 사이의 진화 관계를 밝혀냈다. 서부 저지대 고릴라 암컷 카밀라의 게놈은 전체가, 다른 세 마리의 게놈은 부분적으로 분석됐다.

고릴라 게놈이 인류 진화 역사를 밝히는데 특히 중요한 것은 사람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와 이들이 언제 갈라졌는지 말해주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사람과 침팬지의 공동 조상이 고릴라와 갈라진 것은 약 1천만년 전으로, 사람과 침팬지가 갈라진 것은 600만년 전으로 밝혀졌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빠른 속도로 갈라진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과 침팬지, 고릴라에게서 진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유전자 변화를 찾기 위해 1만1천여개의 게놈을 추적했다. 그 결과 사람과 침팬지는 대부분의 게놈 영역에서 유전적으로 서로 가장 가깝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사람 게놈의 15%는 침팬지보다는 고릴라와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고 침팬지 게놈의 15%는 사람보다는 고릴라와 더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게놈 분석 결과 사람과 고릴라의 유전자 일치율은 98%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자 형성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가 고릴라 게놈에서는 활동성이 없거나 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고릴라 집단에서는 한 마리의 수컷과 여러 마리의 암컷이 살고 있어 각기 다른 정자들 사이에 경쟁이 거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들은 또 피부의 케라틴질 형성에 관여하는 고릴라의 단일 유전자 EVPL가 급속히 진화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머리카락과 손톱의 단단한 단백질 성분인 케라틴을 만드는 유전자의 활동은 고릴라가 주먹을 쥐고 걸을 수 있도록 단단한 관절을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고릴라는 청각의 진화 속도가 비슷하고 여러 방면에서 동시에 유전적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까지 학자들은 인간의 청각 유전자가 급속히 진화한 것이 언어의 진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새 연구는 이를 뒤집는 것이다.

이 연구는 종이 갈라지는 시기에 관해서도 중요한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흔히들 종의 분화가 시간적으로 단 하나의 지점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종의 분화가 오랜 시간을 두고 일어난다는 것이다.

동부와 서부 고릴라는 유전적으로 매우 달라 침팬지와 보노보,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에 비견될 정도로 차이가 크지만 이들의 분화는 지난 100만년 안팎에서 서서히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사람에게 치매와 심장 질환 등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고릴라에게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이런 병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의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이 연구로 대영장류의 전반적인 유전자 대조가 완성됐다. 수십년간의 논란 끝에 우리가 밝혀낸 사실들은 화석 증거들과 일치한다. 이는 앞으로 고생물학자들과 유전학자들이 같은 틀 안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2-03-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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