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맞아 ‘에이징 테크’ 뜬다

디지털에 소외된 노인들의 생활 편의 높여줘

지난 18일 전국 각지의 주민센터와 은행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온라인으로만 지급되던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이날부터 현장 지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장 지급 첫날 긴급재난지원급을 받기 위해 모여든 이들은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들자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가 되레 어르신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런 걸 할 줄 안다면 우리가 이렇게 줄을 서 있겠느냐고 말이다.

고령층이 익숙지 못한 첨단 기술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 많은 가게들이 도입하고 있는 키오스크나 무인계산대 앞에서도 사용법을 잘 몰라 당황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더욱 편리하게 사용하게끔 도입한 기술이 고령층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을 주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에 소외된 노인들의 생활 편의를 높여주기 위한 ‘에이징 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

그런데 이처럼 디지털 기술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생활 편의를 높여주기 위한 기술이 따로 있다. 바로 에이징 테크(Aging tech)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노인들의 접근 가능성 및 용이성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데 실버 기술, 장수 기술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양시는 ‘꼬까신’이라는 이름의 스마트 신발을 제작해 치매 노인의 실종을 방지하는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압전식 자가발전으로 보행만 해도 충전이 가능한 이 신발은 밑창에 있는 GPS 기반 IoT 모듈로 착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보호자에게 알람을 제공하는 기능을 갖춘 에이징 테크 기기다.

낙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신발과 같은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으며, 현재 저소득 노인 위주로 지급되고 있다.

영국은 2013년부터 에이징 테크 스타트업 육성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전용 스마트 워치’도 개발됐다. 스마트 워치란 스마트폰과 연동하거나 독립적인 기능을 지닌 손목시계 형태의 스마트 기기다. 시니어 전용 스마트 워치는 IT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들을 위해 작동법이 단순한 것은 물론 고독사 방지를 위한 신체 활동 체크 기능 및 위치 추적도 할 수 있다.

1970년대에 고령사회가 된 영국은 지난 2013년부터 주식 발행으로 펀드 기금을 마련해 에이징 테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최신 자료에 의하면, 바로 그해 5개의 스타트업이 약 1조 원을 지원받은 이후 현재까지 약 50개의 에이징 테크 스타트업들이 설립됐다.

그중 2017년에 설립된 ‘버디(Birdie)’는 질환을 지닌 노인들이 자신들의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예방 치료를 제공하는 통합 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휴대폰 앱과 집에 설치된 장치를 통해 노인의 건강 및 영양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간병인 보고서의 데이터와 연결된 센서를 사용하는 의료 분석 기능을 지니고 있다.

치매 환자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앱을 개발한 영국 스타트업 ‘리마인드메케어’의 홈페이지 캡처 화면. ⓒ remindmecare.com

그 밖에도 복약 일시 및 횟수를 알려주는 복약 관리, 병원 치료 방문 시 맞춤형 일정 관리를 비롯해 보호자가 노인의 일정 및 진료 방문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리마인드메케어(RemindMeCare)’라는 스타트업은 치매에 걸렸지만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려는 노인과 가족을 위한 스마트 앱을 개발했다. 치매의 대중적인 치료법인 회상 치료를 촉진하도록 설계된 이 앱은 디지털 콘텐츠를 사용해 치매 환자의 과거 기억을 유발하게끔 한다.

발전 가능성 및 잠재력 무궁무진해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선단체인 ‘Age UK’는 지난해 5월부터 노인들을 위해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원격관리 및 원격보건장비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원격관리란 노인 가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감지해 콜센터에 경고를 보낸 후 그에 맞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가스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 경고가 전송되며, 넘어지거나 쓰러졌을 때 개인 경보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원격보건장비는 주치의를 방문하지 않고도 노인들이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모티터링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기다. 만약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알람을 통해 인슐린 투여 일시 등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9년 9%에서 2050년 16%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발전으로 개인의 영양 상태가 개선되고, 의학 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징 테크는 특정 분야의 기술이라기보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군을 통칭한다고 보면 된다. 스마트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포함해 외로움을 덜어주는 애완 로봇, 쇼핑부터 가전제품 제어를 도와주는 인공지능 스피커 등도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에이징 테크는 전 세계의 고령화 추세와 함께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 등 그 범위가 매우 넓으므로 발전 가능성 및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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