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년 전 생명의 흔적이 다이아몬드와 함께, 맨틀에서 올라온 킴벌라이트
킴벌라이트는 지구 맨틀 깊숙한 곳의 정보를 알려주는 지표이며, 때때로 다이아몬드를 품고 있어 가치가 높은 광물이다. ©Flickr, James St. John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의 안드레아 줄리아니 박사와 국제공동연구팀은 160여 개의 킴벌라이트를 분석함으로써 ‘약 5억 년 전 지구 생태계의 대변혁이 지구 깊숙한 맨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구 내부의 작용이 화산폭발 등을 통해 지구 지표와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흔하지만, 거꾸로 지구 표면을 살아가는 생명이 지구 내부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밝혀진 바가 거의 없기에 고무적인 연구라 할 수 있다. 연구결과는 3월 4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 지를 통해 발표됐다.
킴벌라이트는 다이아몬드의 모암으로서 마치 ‘암석계의 진주조개’와도 같다. 킴벌라이트라는 이름 또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산지인 남아프리카 ‘킴벌리’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질학자들에겐 귀중한 암석이다.
킴벌라이트는 감람암의 일종으로 깊숙한 곳의 마그마가 급격히 분출되면서 굳어져 만들어지는 화성암이다. 즉 지구 맨틀 깊숙한 곳의 정보를 전해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킴벌라이트가 탄소의 결정체인 다이아몬드를 품고 있다는 것은 지구 내부의 탄소에 대한 정보를 품고 있다는 의미이다. 많은 지질학자들이 지구 하부 맨틀 연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과 지구의 탄소순환이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사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킴벌라이트는 중요한 정보원이라 할 수 있다.
2억 5천만 년 전의 암석들은 유독 추정치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ScienceAdvances, Giuliani et al.
연구팀은 161개의 킴벌라이트에 대해 다방면의 분석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탄소 동위 원소 비율 측정 결과가 눈에 띄었는데, 2억 5천만 년 전을 기준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억 5천만 년 전보다 더 오래된 암석들은 대체로 맨틀의 평균 추정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2억 5천만 년 전 이후로 만들어진 비교적 ‘어린’ 암석들은 탄소동위원소 비율이 두드러지게 낮았다. 2억 5천만 년 전을 기점으로 킴벌라이트의 화학성분에 일제히 변화가 일어날만한 ‘어떤 사건’이 있었다는 의미다.
게다가 161개의 킴벌라이트는 남아프리카, 동부 및 서부 캐나다, 브라질, 호주 등 여러 나라와 대륙에 걸쳐 69개의 지역에서 채취한 샘플이다. 이는 킴벌라이트에, 그리고 킴벌라이트의 고향인 지구 맨틀에 일어난 변화가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전 지구적인 변화였다는 의미이다.
해양에 쌓인 퇴적물은 맨틀로 섭입된 후 시간이 지나 지표로 모습을 드러낸다. ©GettyImagesBank
지구라는 시스템 안에서 암석 또한 순환을 한다. 킴벌라이트 또한 과거 바다 아래에 쌓인 해저 퇴적물이 섭입대를 통해 해양지각과 함께 맨틀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가, 최소 2~3억 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지구 표면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즉, 2억 5천만 년 전에 지표로 드러난 킴벌라이트 암석은 그보다 2~3억 년 전인 약 5억 년 전의 해양퇴적물이었다. 5억 년 전의 지구에서 일어난 대대적인 변화가 해양퇴적물에 기록되었고, 지구 맨틀의 화학적 조성을 변화시켰으며, 그 흔적으로서의 킴벌라이트가 2억 5천만 년 전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체 5억 년 전의 지구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5억 4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기, 현존하는 대부분의 생물종이 출현했고 특히 해양에서 다양한 생태를 이루었다. ©GettyImagesBank
5억 4천만 년 전, 지구에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있었다. 지구 역사로 보면 짧은 시간에 불과한 수천만 년의 시간 동안, 이전까지의 단순한 생물과는 한 차원 다른 복잡한 생물들이 대거 출현했으며 현존하는 대부분의 생물종이 이 시기에 출현했다.
이전과는 달리 이빨과 껍질, 비늘 등을 가진 생명체들의 흔적이 해저에 쌓이면서, 탄소 동위원소의 비율이 낮은 유기물이 대거 유입되었다. 그로 인해 해양퇴적물의 탄소동위원소비율이 전체적으로 낮아졌고, 이러한 변화가 해저를 넘어 맨틀 깊숙한 곳까지 바꿔놓은 것이다.
연구팀은 탄소와 관계없는 스트론튬과 하프늄 등의 원소도 분석함으로써 탄소와 마찬가지의 경향성을 띤다는 것을 보여 연구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킴벌라이트의 연령 및 역사 추정을 더욱 세밀하게 진행하여 킴벌라이트가 갖는 경향성이 캄브리아기 폭발 외에도 지구의 역사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음을 밝혔다. 후속연구에 대해서는 인이나 아연처럼 생명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원소에 대한 조사를 언급했다.
또한 연구팀은 해양 퇴적물이 지구 맨틀 구성에 이렇듯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는 것에 의문을 표했다. 해양퇴적물이 지구 맨틀 하부까지 전달되는 양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의 줄리아니 박사는 “지구 맨틀로 섭입된 암석 물질이 균일하게 퍼지지 않고, 특정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라며 지구 맨틀 내부에 순환하는 경로가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더불어 ‘지구의 깊숙한 맨틀에서 나온 암석을 분석함으로써 지표의 탄소순환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표명했다.
(3817)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올해 공공 분야의 소프트웨어·정보통신기술(ICT) 장비·정보보호 사업 규모가 작년보다 2.7% 증가한 6조2천23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구축 사업 예산이 4조5천4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용 소프트웨어 구매에 3천605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팅, 네트워크, 방송 장비 등 ICT 장비 구매 비용은 1조 3천227억원으로 나타났다. (21)
/ 36개국이 한국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 협력방안 도출에 머리를 맞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 기술메커니즘 이사회가 24일 개막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는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계속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1992년 설립된 협약이다. 총 198개국이 참여하는 규범으로, 매년 당사국총회를 열어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기후메커니즘은 2010년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과학기술 중요성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혈관이 막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질환인 망막혈관폐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백무현 교수팀과 망막혈관폐쇄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공동연구진은 폐쇄된 혈관을 확장해 효과적으로 흐름을 복구하는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개발에 성공했다 일산화질소는
/ 충남 천안아산 KTX역세권 연구개발(R&D) 집적지구 1호 사업인 충남지식산업센터가 23일 준공됐다. 센터는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4천51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연면적 1만2천471㎡)로 건립됐다. 입주대상은 지식산업, 정보통신, 제조업과 관련 지원시설 등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용 필터 등 12개 기업이 이달 중 입주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지식산업센터를 통해 일자리
/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 영재고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들어선다. 개교 목표 시기는 2027년 3월이다. 충북도는 23일 한국과학기술원이 희망하는 학교 부지요건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도교육청과 함께 숙고한 끝에 오송읍을 건립 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지 선정의 결정적 요건은 향후 설립될 한국과학기술원 오송캠퍼스와의 접근성, 핵심인력 양성의 용이성 등이었다. 오송에는 첨단의료제품
/ 교육부는 교원의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2023년 아이에답(AIEDAP) 사업 착수보고회’를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다고 밝혔다. 아이에답은 민·관·학 디지털 전문가가 현직 교원과 예비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올해는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권역별 사업지원단을 꾸리고,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수업을
/ 강원 양구군은 치매 환자, 독거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말벗 인형 ‘천사친구 효돌·효순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3일 밝혔다. 군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한 맞춤형 사례관리 대상자 중 우울 척도가 높은 10명에게 오는 12월까지 말벗 인형을 지원한다. 이는 정서·인지 정도가 다소 낮은 어르신을 돕는 인형 모양의 로봇이다. 일상 중 말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