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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객원기자
2012-03-26

검색은 끝, 이제는 큐레이션 시대 언론과 융합으로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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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지형의 변화가 눈에 띠게 달라지고 있다. ‘UCC’와 같은 도구를 이용한 개인 참여가 늘어나면서 일단 정보 생산력 측면에서 그 ‘양’ 자체가 폭발적이다.

하지만 정작 원하는 정보를 찾으려면 예전에 비해 수고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큐레이터가 유용하듯이 정보를 수집하는데도 길라잡이가 필요한 세상이 됐다.

정보의 필터, 큐레이션

▲ 한국블로그산업협회 명승은회장 ⓒScienceTimes
“정보를 의도에 맞게 '큐레이션' 하는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한국블로그산업협회 명승은 회장은 큐레이션에 대해 “콘텐츠 과잉시대에 가치 있는 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필터와 같다.”고 강조했다. ‘양’ 자체도 엄청나지만 같은 정보를 생산하더라도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뜻을 담게 된다.

물론 인터넷 검색 기능으로 연관성 있는 콘텐츠, 데이터 수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의미 있게, 필요에 맞게 조합되기는 어렵다. 큐레이션은 바로 이때 필요한 작업이다. 무작위한 정보를 선별하고 재구성하여 표현하거나 개선하는 것. 즉 유의미한 정보를 위한 만들어내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도한 정보를 배포하는 사람은 조직이어도 되고 개인이어도 되지만 수용자와는 관계가 있어야 하고 정보 배포자의 정체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정보배포자의 의도를 수용자가 파악할 수 있어야만 정보가 큐레이션 됐다고 할 수 있다.

명승은 회장은 “큐레이션을 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정보를 더욱 명료하게 하는 행위”라면서 “만약 의도와 정보 출처를 알 수 없다면 이는 큐레이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큐레이션을 자주 접하는 곳은 주로 웹사이트의 미디어 매체이다. 대표적인 예가 ‘허밍턴포스트’이다. ‘허밍턴포스트’의 정보원들은 웹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면서 특색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 게시한다. 이것으로 끝이라면 ‘허밍턴포스트’는 기존 언론에 소셜 미디어를 얹은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링크를 걸어 출처를 확인할 수 있게 해놓음으로써 정보수용자는 생산자의 의도를 알 수 있다. 그 결과 아젠타 설정, 편집, 게이트 기팅 등 수용자가 기사 채택에 관여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독자들은 댓글이나 트랙백, 조회 등 마우스클릭으로 정보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데, 그 결과 ‘허밍턴포스트’ 웹사이트에 게재되는 콘텐츠들은 시시각각 변하게 된다.

큐레이션의 부정적 영향은 기우일 뿐

“큐레이션이 활성화되면 정보는 오히려 더 편향되고 양극단 되는 현상이 나올 거예요. 통합의 가치로 보면 위험하지만 자유주의적 관점으로 보면 긍정적인 현상일 수 있죠.”

‘허밍턴포스트’와 같은 예는 기성 언론의 생각으로 보면 우려스러울 수 있다. 언론의 생명은 ‘객관성’인데, 큐레이션된 정보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 씨는 “정보가 공급자에서 수용자 중심으로 사고가 이전되면서 생기는 오해”라며 “잘못된 편집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기우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나꼼수’를 보면 알 수 있다. ‘나꼼수’는 자기들끼리 이야기, 자기들끼리 시각이다. 공영적이지도, 보편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 아주 편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성매체로 본다면 ‘나꼼수’는 미디어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수용자들이 ‘나꼼수’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고, 그 의도 역시 알고 있다. ‘그들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전적으로 수용자들의 마음이다. 명 회장은 “오히려 기존 언론이 객관성을 무기로 의도된 기사 편집과 배치가 대중이 의심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언론과 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어야

명승은 회장은 “큐레이션이 점점 활성화 되면서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도 곧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트위터가 전형적인 이런 모습을 갖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이슈’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소문이 난다. 다른 정보원이 전달하는 내용에 따라 단지 소문이 될 수도 있고, 실시간 이슈가 되기도 한다.

이는 미디어가 아닌 개인에 의한 아젠다 세팅이 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팔로어가 많은 스타 트위터리안의 코멘트에 따라 정보의 중요성이 변화기도 하는데, 인지도에 따른 영향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큐레이터도 전문적인 그들의 시각으로 큐레이션 된 품질 높은 정보를 생산해낸다면 공신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보를 소비하는 수용자들의 입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큐레이터를 정보 가이드자로 선정하려고 하기 때문에 스타 큐레이터 출현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전통 미디어들에게는 영향력이 큰 큐레이터는 위협일 수 있다. 이미 포털과 SNS으로 인해 그들의 고유권한들이 침범 받고 있다. 명승은 씨는 “정보가 개인을 중심으로 수용자 말단에서 부터 움직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서로 적대시 할 것이 아니라 시너지를 내야하는 융합의 대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차피 발 빠른 소식은 기존 언론이 SNS를 쫓아갈 수 없다. 오히려 소식을 의제화 시키고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실 나열'이 아닌 '정보의 해설'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머지않아 큐레이션은 우리가 물건을 사고파는 방식, 물건을 추천하고 검토하는 방식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명 회장은 “각 분야에서 정보를 큐레이션 하려는 경향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벌써 ‘이미지를 큐레이션하는 핀터레스트, 스토리를 편리하게 엮어내는 스토리파이, 쇼핑사이트에서 위시리스트를 정리해주는 폴리버 닷컴’ 등 큐레이션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명승은 회장은 “무엇을 구매하고 누구를 신뢰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단순한 결정보다 큐레이트 된 정보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큐레이션은 일반적인 미디어 산업의 일부로 빠른 시간 내에 정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희 객원기자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2-03-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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