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서정욱 미래전략대상 수상

CDMA 국가표준 결정 및 상용화에 기여

우리나라에 과학기술 관련 부처가 별도로 있었던 것에 대해 과학기술인들은 짙은 향수를 가지고 있다. 과학기술부 장관 또는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훌륭한 과학자는 여럿이지만, 이중 강창희 장관과 서정욱 장관의 관계는 매우 독특하다.

강창희는 과학자는 아니었지만, 과학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14대 국회 통신위원회 시절, 그는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표준을 CDMA로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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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표준을 무엇으로 정하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강창희 의원은 별도 사무실을 만들어 놓고 정통부 과장을 불러 과외공부를 할 만큼 책임감을 느꼈다. 강창희는 광화문에 있는 과외사무실로 일주일에 서 너 번 씩 2주 동안 열심히 배웠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CDMA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10일 시상

이때 맞장구를 친 사람이 서정욱 당시 SK텔레콤 사장이었다. 국방과학연구소장을 마치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전전자교환기(TDX)를 국산화 한 공로를 세운 서 사장은 강 의원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강 의원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서 사장은 마음놓고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연구개발 및 생산공정을 확립했다.

CDMA 상용화에 손발을 맞춘 두 사람은 제1대 과기부 장관(1998~1999, 그 이전은 과기처 장관)과 2대 과기부 장관(1999~2000)을 맡아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발전에 다시 한번 힘을 합치는 보기 드문 콤비플레이를 했다.

두 사람은 10일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원장 이광형 교수)이 수여하는 ‘미래전략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한다.

미래전략대상은 미래학을 포함하여 과학기술, 경제산업, 자원환경, 사회문화, 정치제도 분야의 미래연구 및 미래전략 수립과 운영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 기업과 개인에 수여한다.

강창희가 미래에 기여한 것 중에는 과학기술특별법 제정과 과기부 존속 노력이 있다. 강창희는 1996년 7월(15대 국회)부터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장을 자원하여 활동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혁신특별법을 제정해 우리나라 연구개발 비용을 5년 동안 GDP의 5%까지 올리도록 했다.

5%라는 숫자가 법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과학기술발전을 획기적으로 촉진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1997년 법률 5340호로 제정된 이 법은 연구개발비가 GDP의 4%에 가까이 올라가는데 기여했다. 강창희는 1998년 IMF 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 때 과학기술부 폐지결정을 뒤집은 것으로 유명하다.

강창희 장관은 또 핵융합기술연구에 통 크게 1,500억원을 배정해서 우리나라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했다.

서정욱 박사가 미국 벤처기업이 처음 연구한 CDMA 기술을 세계최초로 상용화하는데 까지 이른 데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밑바탕이 됐다. 서정욱은 우리나라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국방과학기술연구소 초창기 시절, 첨단기술이라고 생각해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군용 무전기를 몰래 개발해서 박정희 대통령의 주목을 받은 일도 있었다.

ADD 시절 개발한 군용무전기에 대해 설명하는 서정욱 전 장관 ⓒ심재율 / ScienceTimes

ADD 시절 개발한 군용무전기에 대해 설명하는 서정욱 전 장관 ⓒ심재율 / ScienceTimes

국방과학연구소장을 지내고 모교인 서울대학교 교수로 부임하기 직전, 정부가 서정욱을 다시 국가적인 과제인 TDX  국산화개발에 부른 것은 연구-개발-품질관리-기술인력양성-생산-마케팅-애프터서비스 등 상용화에 필요한 10여 과정을 통괄할 실력을 갖춘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인-과학자의 보기드문 콤비플레이로 큰 성과 

TDX개발이 성공한 뒤. 이에 못지 않은 CDMA 상용화를 담당할 과학자로 서정욱을 다시 발탁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 이런 것이다. 특히 CDMA 상용화 같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여러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과제는 더욱 그렇다.

강 전 의장은 국회를 설득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서 전 장관은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전력투구한 쌍두마차의 건설적인 협력이 없었으면 우리나라가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지 못했을 것으로 미래전략대상 선정위원회는 평가했다.

2013년부터 시상한 카이스트 미래전략대상은 1회에 미래학자인 짐 데이터 하와이대 교수, 2회 데이비드 반 잔트 미국 뉴스쿨 총장, 3회는 인천공항 계획수립 및 건설에 핵심역할을 한 박연수 전 소방방재청장 등이 수상했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우리나라에서 미래학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기부한 515억 원을 바탕으로 설립된 미래학 대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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