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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7

감수분열과 인류의 진화 [기고] 최승일 강원철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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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핵에는 염색체가 들어있고, 염색체에는 유전자의 본체인 DNA가 들어 있다. 엄마와 아빠의 모세포(2n=46)에서 감수분열로 만들어진 난자(n=23)와 정자(n=23)에는 엄마와 아빠 염색체 수의 1/2이 들어 있고, 유전자(DNA)도 역시 1/2이 들어있다. 이 반수의 염색체와 유전자를 갖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여러분들이 태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감수분열 때 염색체는 어떻게 행동하여 반으로 줄어드는가? 감수분열 때 모양과 크기가 같은 상동염색체(염색체 2개)가 짝을 이루어 이가염색체(염색체 2개)로 되고, 곧 이어 이가염색체는 각각 세로로 길게 갈라져서 4분염색체(염색체 2개, 염색분체 4개)로 된다.


4분염색체(2분염색체 2개)는 제1감수분열을 거치면서 2개의 2분염색체(염색체 1개, 염색분체 2개)로 나뉘어지고, 2분염색체(염색체 1개, 염색분체 2개)는 제2감수분열을 거치면서 1개의 염색분체(염색체 1개에 해당)로 나뉘어진다. 따라서 감수분열로 만들어진 생식세포(정자 또는 난자)는 모세포 염색체의 반을 가지게 된다. 그림을 보면서 손가락을 이용하여 감수분열 시 염색체 행동을 체험해 보자.


그렇다면 감수분열 때 DNA는 어떻게 행동하여 반으로 줄어드는가? 모세포의 DNA는 감수분열이 일어나기 전에 2배로 복제되었다가 제1감수분열을 거치면서 1/2로 나뉘어 지고, 다시 제2감수분열을 거치면서 1/2로 나뉘어진다.


따라서 감수분열로 만들어진 생식세포(정자 또는 난자)의 DNA량은 모세포의 1/2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모세포의 DNA량이 2D라면, 2배로 복제되어 4D가 되었다가 1분열 때 2D로 나뉘어지고, 다시 2분열 때 1D로 나뉘어져서, 딸세포의 DNA량은 모세포 2D의 1/2인 1D를 가지게 된다.


즉, 유전자가 2개인 Aa개체에서 감수분열로 만들어진 생식세포는 A와 a로 유전자를 각각 1개씩 가지게 되고, 유전자가 4개인 AaBb개체에서 감수분열로 만들어진 생식세포(정자 또는 난자)는 AB, Ab, aB, ab로 유전자를 각각 2개씩 가지게 된다.


각각의 염색체 안에 유전자가 한 개 씩 들어 있는 경우의 유전현상을 독립유전이라고 한다.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A, a, B, b, C, c 유전자가 독립적으로 각각 다른 염색체에 하나씩 들어 있는 경우에, Aa개체(2n=2)에서는 [A, a]의 2종류(21) 생식세포가 만들어지고, AaBb개체(2n=4)에서는 [AB, Ab, aB, ab]의 4종류(22) 생식세포가 만들어지며, AaBbCc(2n=6)개체에서는 [ABC, ABc, AbC, Abc, aBC, aBc, abC, abc]의 8종류(23) 생식세포가 만들어진다. 공식은 2n인 것이다.


사람의 염색체 수는 [2n=46]이다. 따라서, 어느 한 사람에게서 만들어질 수 있는 생식세포의 염색체 조합은 223으로서 8,388,608(팔백삼십팔만 팔천육백팔)이다. 또한 2n종류의 정자와 난자가 각각 1개씩 만나 수정될 수 있는 조합은 22n이다. 따라서 어느 부부 사이에서 수정되어 태어날 수 있는 자식의 염색체 조합은 246으로서, 70,368,744,177,664(칠십조 삼천육백팔십칠억 사천사백십칠만 칠천육백육십사)이다.


‘진화’는 환경의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할 수 형질의 유전자를 가진 개체가 살아 남음으로써, 그 유전자가 선택되는 자연 현상이다. 또한 유전자는 염색체 안에 들어 있다. 따라서, 사람은 다양한 환경의 변화에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염색체 조합(유전자 조합)의 자식들을 낳음으로써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진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진화에 있어서, 약 2500만 년 전의 지층에서 발견된 ‘드리오피테쿠스’가 유인원과 인류의 공동 조상으로 추정된다. ‘드리오피테쿠스’로부터 갈라져 나온 ‘라마피테쿠스’가 1000만-300만 년 전에 살고 있었으며, 150만-400만 전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최초의 인류로 추정한다.


사람과 같은 호모(Homo)라는 속명을 가진 최초의 조상은 300만 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진화한 ‘호모하빌리스’이고, ‘호모하빌리스’에서 진화한 ‘호모에렉투스’가 150만 년 전부터 30만 년 전까지 살고 있었다. 현대인과 같은 학명(Homo sapiens)을 가진 최초의 조상은 ‘네안데르탈인’으로서 15만-3만 년 전에 살고 있었다. ‘네안데르탈인’이 살고 있던 4만 년 전에 다른 현대인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을 ‘크로마뇽인’이라 하며 현대인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추정한다.


교과서적으로 인류 진화의 계보는 [드리오피테쿠스 → 라마피테쿠스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호모하빌리스 → 호모에렉투스 → 네안데르탈인 → 크로마뇽인 → 현대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대에 살았던 원시인들이 다양한 염색체 조합(유전자 조합)의 자식들을 낳았고, 다양한 자식들 중 어느 무리가 혹독한 환경(화산, 지진, 빙하기, 공룡의 습격, 원시인들 사이의 전쟁 등) 속에서 살아 남음으로써 진화되어 온 것이다.


미래에는 현대인들이 저지른 환경오염(지구온난화, 산성비, 오존층 파괴 등)에 의한 자연 환경 변화가 커다란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인류는 여전히 다양한 염색체 조합(유전자 조합)의 자식들을 낳고 있다. 따라서 혹독한 자연 환경의 변화가 오더라도 살아남는 인류는 여전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구 환경에 마구잡이로 상처를 내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환경에 대한 대안이 없이는 인류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2005-03-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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