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미국 원주민의 흔적 발견

바이칼 호수 근처서 1만4000 년 전 치아 발견·분석

인류가 언제 어떻게 미국 대륙으로 이동했을까? 하는 질문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심사항이기도 하다.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근처에서 발견된 1만 4000년 된 이빨에서 긁어낸 물질 덕분이다.

1962년 고고학자들은 러시아 부리야티아 공화국(Republic of Buryatia) 세렝가(Selenga) 강변에서 대규모 발굴 작업을 벌여 유적들을 모아놓았다. 그중에는 아주 심하게 손상된 이빨도 들어 있었다. 이 이빨을 최근 막스 플랑크 과학자들이 분석했다.

세렝가 강은 몽골에서 시작해서 러시아 울란우데를 거쳐 바이칼 호수로 연결됐다. 다시 말해 시베리아 남부지역이다.

과학자들은 이 오래된 치아에서 지금까지 미국 원주민과 가장 오래된 DNA 연결고리가 밝혀졌다고 셀(Cell) 저널에 발표했다.

미국 원주민의 가장 오랜 흔적 나타나

이 치아는 수십 년 동안 무엇인가 커다란 가치를 가진 것으로 보여 박물관 서랍에 보관되어 있었다. 과학자들이 첨단 분석방법을 사용해서 치아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분석에 사용된 치아. ⓒG Pavlenok

바이칼 호수에서 발견한 치아에서 오늘날 북미 원주민들과 일치하는 DNA를 밝혀낸 것이다. 인류학적 용어를 사용하면 고대 북유라시아인(Ancient North Eurasians ANE)과 동북아시아인(Northeast Asians NEA)의 유전자가 섞인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발견한 것 중 아메리카 원주민 조상과 연결된 가장 오래된 DNA 고리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발견된 위치 또한 흥미롭다. 한때 아시아와 북아메리카를 연결했던 베링육교(Beringia) 보다 훨씬 더 먼 남쪽에서 DNA 증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역사과학연구소의 생물학자 허유(He Yu)는 “이 연구는 구석기 시대 초기 시베리아인과 최초의 미국인들 사이의 가장 깊은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연구가 미국 원주민 역사에 대해 앞으로 무엇을 연구해야 할지를 밝혀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든 새로운 발견은 더 큰 퍼즐에 조각을 추가하는 것과 같다. 현재 바이칼 호수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이번에 발견된 유전적 신호를 거의 공유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총 19개의 고대 인간 게놈을 조사하여,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사람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먼 곳에서, 그리고 더 넓은 지역에서 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분석된 치아가 발견된 곳은 유사한 유전 물질이 발견된 지역에서 무려 3200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중국 랴오청 대학(Liaocheng University)의 고고학자 벤 포터(Ben Potter)는 “고고학적 관점이 아니라 유전학적 관점에서 볼 때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남부 시베리아 사람들이 북동 시베리아 사람들 보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6년 세렝가 강변의 발굴 광경 ⓒ Okadnikov

과학자들은 마지막 빙하기 이후 북미 원주민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동북아시아에 널리 퍼져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유전자 자료도 입수했다. 연구팀은 약 4200년 전에 묻힌 두 명의 사람에게서 예르시니아 페스티스(Yersinia pestis)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에르시니아 페스티스 병원균은 다양한 형태로 인간에게 페스트를 일으키지만, 역사적으로 이렇게 동쪽에서 발견된 적은 없었다.

페스트 병원균도 분석

그것은 우리가 청동기 시대에 이동 사회가 어땠는지, 얼마나 많은 병원균이 이동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 박테리아는 불과 100여 년에 걸쳐 유럽에서 시베리아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 박테리아는 스텝지역으로부터 이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병원균을 가진 두 사람은 유전적으로 북동 아시아인이었다. 감염된 사람 중 한 명에 대한 동위원소 분석 결과는 이 사람이 다른 지역에서 온 것임을 암시한다.

발굴지에서 가까운 현재의 세렝가 강 ⓒ G Pavlenok

게다가 두 사람이 보유한 예르시니아 페스티스의 변종은 유럽 북동부의 발트 지역 사람에서 확인된 동시대의 변종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당시 청동기 시대에 병원균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이동했는지를 암시하는 것이다.

미국 원주민 조상에서 전염병 확산에 이르기까지, 바이칼 호수 주변에는 과거의 가장 큰 미스터리, 즉 누가 먼저 미국에 도착했고 어떻게 그 여정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연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맥스 플랑크 인류사학연구소의 인류학자 코시모 포스트(Cosimo Posth)는 “상부 구석기 시대의 유전체는 앞으로 인간의 유전 역사를 연구하는 유산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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