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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성규 객원기자
2011-01-14

가디언의 올빼미가 소리 없이 강한 이유는 공기 소통 용이한 날개 구조로 야밤의 먹잇감 포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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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이후 3D 영화가 봇물처럼 개봉하면서 최근 영화계는 3D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영화 ‘가디언의 전설’은 사람이 아닌 올빼미를 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여타의 3D영화와 차별성을 보였다.

가디언의 전설은 올빼미 왕국을 지배하려는 악의 세력인 순수혈통 타이토 올빼미들과 선한 올빼미들인 가디언 올빼미들의 한 판 승부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의 묘미는 타이토와 가디언들이 전투를 할 때 사용하는 날카로운 발톱 및 이들이 공중을 날 때 날개의 세밀한 영상이다.


가디언의 전설, 야행성 맹금류의 특징 스크린으로 옮겨

이러한 장면들은 비록 100%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지만, 올빼미의 일반적인 생태를 그대로 스크린 속으로 옮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빼미과 조류들은 매과 및 수리과 조류들과 더불어 맹금류에 속한다. 맹금류는 육식성 조류로 감각이 예민하고 행동이 민첩하며 튼튼한 다리와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다.

독수리, 매, 솔개, 콘도르, 부엉이, 올빼미들은 모두 맹금류에 속한다. 올빼미과 조류들은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곤충류 등 다양한 먹이를 사냥하며 먹이를 통째로 삼켜 소화되지 않는 뼈와 털은 덩어리(펠릿, pellet)로 토해낸다.

상위포식자인 올빼미과 조류들은 생태계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표지의 역할도 한다. 이들이 건재하다는 것은 하위 먹잇감들이 생태계에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낮에는 매와 수리가 그러한 역할을 하지만 밤에는 올빼미과 조류들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한다.

전 세계적으로 올빼미과 조류는 126종이며 우리나라에서는 11종의 올빼미과 조류가 기록돼 있다. 흰올빼미, 수리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올빼미, 긴점박이올빼미, 긴꼬리올빼미, 솔부엉이, 소쩍새, 큰소쩍새, 금눈쇠올빼미 등이다.

이 중 수리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올빼미, 솔부엉이, 소쩍새, 큰소쩍새 등 7종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올빼미와 부엉이는 비슷한 데 일반적으로 눈 위에 귀깃이 있으면 부엉이로 없으면 올빼미로 분류한다.

솔부엉이의 경우에는 부엉이지만 귀깃이 없어 절대적인 분류기준은 아니다. 부엉이는 대부분 야행성이지만 쇠부엉이처럼 낮에 활동하는 종도 있다. 부엉이는 고양이 얼굴을 닮은 매라고 해서 묘두응(猫頭應)이라고도 불렸다.

일반적으로 맹금류 조류들은 부리가 날카롭고 위협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훨씬 날카로우며 위협적인 것은 바로 발톱이다. 숙련된 조류 조련사들도 자칫 잘못하면 맹금류의 날카로운 발톱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올빼미과 맹금류인 수리부엉이는 한국의 올빼미과 조류 중에서 제일 사납고 덩치가 큰 부엉이이다. 수리부엉이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꿩, 토끼 등의 먹이를 낚아채 둥지 속에 먹이로 저장한다. 이 때문에 수리부엉이는 ‘부자새’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부드러운 깃털, 날개 구조적 특징으로 소리없이 비행

맹금류 새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날갯짓을 할 때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엉이는 부리와 발톱을 제외하면 모두 깃털로 덮여 있다. 깃털은 융단과 같은 미세한 털이 돋아 있고 날개의 끝부분은 공기가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빗처럼 생겨서 소리 없이 날 수 있는 것이다. 즉 깃털이 부드럽고 날개의 구조적 특징으로 날갯짓하는 소리가 잘 나지 않아 소리 내지 않고 먹이를 잡을 수 있다.

맹금류인 매와 올빼미는 움직이는 먹이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양안시가 중요한 생존조건이다. 양안시는 양쪽 눈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양 눈이 얼굴 양쪽에 붙여 있기 때문에 올빼미는 다른 새들보다 양쪽 눈으로 보는 시야가 넓은 특징이 있다. 뒤나 옆을 볼 때는 머리를 돌리기도 한다.

야행성 동물인 올빼미는 어둠 속에서 활동하기 위해 큰 눈을 가지고 있다. 이 큰 눈은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며 올빼미를 공포의 대상으로 보이게끔 한다. 올빼미의 눈이 밤에 빛나는 것은 빛이 부족한 곳에서 좋은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 눈의 망막 뒤에 거울 같은 세포층이 있어서 빛이 반사돼 반짝이기 때문이다.

야행성 동물로 ‘밤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부엉이는 지금까지 여러 장르에서 모티브로 차용됐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법철학’ 서문에서 “철학이 이성의 회색에 회색을 덧칠할 때 생의 한 모습은 이미 늙은 것이 되어 있다. 회색에 칠을 덧칠하면 그 생의 모습은 젊음을 다시 찾지 못하고 단지 인식될 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면 날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미네르바의 부엉이, 지혜의 상징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로마 신화에서 미네르바와 항상 함께 다니는 신조인 부엉이를 말하며 지혜의 상징이다. 원래 미네르바의 신조는 까마귀였다. 하지만 까마귀는 미네르바의 비밀을 누설한 죄를 짓고 신조의 자리를 부엉이에게 내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헤겔의 법철학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언급한 것은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낮이 지나고 밤에 그 날개를 펴는 것처럼, 철학은 앞날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역사적 조건이 지난 이후에 그 뜻이 분명해진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역사 소설가 시바 료타로는 올빼미가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야행성을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닌자에 비유해 1959년 ‘올빼미의 성’이란 소설을 썼다. 올빼미의 성은 전국시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은거하는 오사카 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히데요시를 암살하려는 닌자의 이야기를 그려 출간 당시 일본사회에 닌자 붐을 일으켰다.

올빼미의 성은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닌자를 올빼미에 빗대는 한편 낮에는 천하를 호령하지만 밤에는 늙고 초췌한 평범한 늙은이인 히데요시를 은유하고 있다. 일본 전국시대의 절반을 통일한 오다 노부나가는 언제나 어둠 속에서 모든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닌자의 존재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는 닌자의 본거지인 이가를 공격해 거의 전멸시킨다. 이후 10년이 흘러 노부나가는 죽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세상이 열리지만 히데요시 집권 이후 이권이 줄어들어 불만이 많은 사카이의 상인들은 닌자를 이용해 히데요시의 암살을 추진한다.

최근 시리즈 최종편이 상영 중인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도 올빼미가 등장한다. 우편배달 역할을 담당하는 영화 속 하얀 올빼미는 흰올빼미이다.

야행성 곤충 반딧불이, 빛으로 의사소통

부엉이를 비롯해 일반적으로 야행성 동물은 어둠 속에서 움직이기 알맞도록 큰 눈을 가졌으며 예민한 후각과 발광기관 등 특이한 능력을 지녔다. 야행성 곤충인 반딧불이의 경우에는 배에 있는 특별한 발광기관으로 빛을 내며 이 빛을 통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예를 들어 반딧불이가 불빛 깜빡임을 일치시키는 이유는 종족 보존이다. 깜빡이는 불빛을 일치시켜서 자신이 어떤 종인지를 알리고 자신에게 알맞은 짝을 찾는 신호로 사용하는 것이다.

반딧불이의 발광기관에는 루시페린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 단백질이 산소와 결합해 빛을 낸다. 루세페린이 효소의 작용으로 산화되어 산화 루시페린이 되면서 화학에너지가 빛에너지로 변해 빛을 내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반딧불이는 스스로 발광을 통해 빛을 내지만 빛으로 인해 뜨거워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성규 객원기자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1-0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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