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1km가 넘는 1천1m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이 '킹덤타워(Kingdom Tower)'란 명칭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에 들어설 예정이다. 사우디 투자사인 `킹덤 홀딩(KHC)'은 최근 홍해 연안 도시인 제다 북부에 세워질 `킹덤타워`의 시공사로 `빈 라덴 그룹`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외신 등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수행주체는 알왈리드(Alwaleed) 왕자가 주 소유주로 있는 KHC와 다른 재력가들이 공동으로 투자한 JEC사다.
JEC와 KHC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 탈랄 알마이만(Talaal Al Maiman) 씨는 "킹덤타워는 약 200억 달러 규모의 '킹덤 프로젝트'의 한 부분이며, 건물 완공까지는 약 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건물이 완공되면 사우디 경제의 상징은 물론 사우디의 자존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라덴 그룹서 매력적인 시설 제안
KHC는 지난 2일 사우디 빈라덴 그룹(Saudi Binladen Group)과 제다 북쪽 홍해 연안에 '킹덤타워'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금액은 약 12억3천만 달러로 2016년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안에는 호텔과 아파트, 콘도미니엄, 쇼핑몰, 사무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59대의 엘리베이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도 들어설 예정인데, 공사를 맡은 빈라덴 그룹은 다른 기업들과 수주경쟁을 하면서 가장 매력적인 시설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사를 수주한 빈 라덴 그룹은 사우디 최대 건설사로 알 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가 1931년 설립한 기업이다. 빈 라덴은 이 회사의 지분 2%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1993년 지분을 매각해 신탁기금에 흡수됐다.
사우디에 세워질 '킹덤타워'의 디자인은 미국 시카고의 건축사무소 `애드리언스미스 앤드 고든길(AS & GG)`이 맡았다. AS & GG 측은 디자인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킹덤타워가 사우디의 새로운 기운을 반영하고 있으며, 매끄러운 유선 형태의 외관은 잎이 접힌 상태의 사막 식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건축가 아드리언 스미스(Adrian Smith)는 세계적인 건축설계업체인 스키도모어(Skidmore) 오윙스 앤드 메릴(SOM)에 근무하면서 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를 직접 설계한 인물이다. 또 다른 고층빌딩인 중국 난징의 '그린랜드 금융센터', 상하이의 진마오타워', 미국 시카고의 트럼프타워 등을 설계했다.
이 건물은 삼각형 기초 위에 비스듬한 경사의 외관을 지니면서 하늘로 높이 뻗어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모습은 사막에서 일고 있는 강렬한 바람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건축가 아드리안 스미스는 "깅덤타워가 강풍을 견디는데 가장 이상적인 외관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건물이 인근 홍해와 가까운 제다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것은 향후 홍해로부터 인공 수로를 끌어와 사우디를 상징하는 '킹덤 프로젝트' 도시 건설계획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제다가 이슬람교의 성스러운 도시 메카를 향한 관문이라는 점도 건설계획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거대한 테라스 등 첨단 시설 설치
관심을 끄는 것은 이처럼 높은 빌딩 안에 들어갈 첨단 시설들이다. 특히 엘리베이터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밑에서부터 전망대까지 직접 연결되는 3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설사 측은 이 엘리베이터의 이동거리가 10m가 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엘리베이터를 만들기 위해 특수 케이블, 고속 모터 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이 동원될 전망이다.
건물 상단에는 거대한 테라스가 설치된다. 홍해를 비롯 인근 지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시설이다. 주차장은 약 3천 대를 세워놓을 수 있도록 지하에 설계됐는데, 건물 밑이 아닌 건물 바깥 지역에 들어선다. 만일의 테러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이 타워는 자금조달 문제, 잦은 설계 변경, 사업성 및 타당성 문제 등으로 인해 수차례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한국의 삼성물산(건설 부문)도 아라텍(Aratec)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초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작업에 참여했으나 설계 지연, 사업 주체의 사업추진 의사 불확실,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결국 사업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건축을 담당할 건설업자 빈라덴그룹이 선정됨으로서 고도 1km가 넘는 세계 최고층 빌딩공사의 첫 삽을 뜨는 일만 남겨 놓았다.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인플레를 고려했을 때 12억 달러 수준의 수주금액은 완벽한 공사를 수행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공사를 주도하고 있는 JEC사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동 지역에서 주요 건설사업을 싹쓸이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자금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다. 세계 최고층 빌딩의 모습이 어떻게 그 모습을 드러낼지 세계인의 눈길이 제다지역에 쏠리고 있다.
사이디아라비아 정부가 2008년 발표한 킹덤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7개의 프로젝트 중의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경제의 다변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근 경제 성장 정책을 쓰고 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1-08-12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