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축구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신영록 선수가 50여일 만에 깨어났다.
신영록 선수를 치료해 오던 제주한라병원측은 그동안 혼수상태(코마, coma)에 빠져 있던 신영록 선수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당초 신영록 선수는 쓰러진 지 열흘 만에 잠시 깨어나 가족들을 알아보고 눈물을 흘리는 등 의식 회복 초기 단계를 밟는 듯 했으나 이내 다시 혼수상태에 빠졌었다.
코마의 의미와 발생원인
신영록 선수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을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석해균 선장도 교전중 발생한 총상으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의식을 회복한 적이 있다.
코마는 의학에서 깊은 의식불명 상태, 즉 혼수상태를 말하는데 깊은 잠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κομα 에서 유래됐다.
코마 상태에 있는 사람은 깨울 수가 없고 일반적으로 고통이나 빛, 소리 등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건강한 사람과 달리 깨어 있는 상태와 수면 상태의 주기적 전환이 발생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지 못한다.
코마를 일으키는 원인은 약물 등에의 중독, 물질대사 이상, 중추신경계 질병, 저산소증이나 뇌졸중 등으로 일어나는 발작과 같은 심각한 신경 관련 손상 등 다양하다. 자동차 사고나 추락 등 뇌에 가해진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원인들로 인해 사람의 중뇌에 있는 뇌간의 양측이 동시에 손상을 입게 되어 코마가 발생한다. 뇌간은 잠을 조절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코마의 치료 및 회복
코마에서 회복하는 것은 혼수상태를 일으킨 원인, 병변의 위치, 신경계 손상의 강도와 양에 따라 달라진다.코마 상태의 환자들이 물리 치료, 뇌 치료, 정신 치료를 조합한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치료를 통해 회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환자는 점차적으로 감각이 돌아오는 형태로 회복되게 된다.
코마의 회복기간은 일반적으로는 수 일에서 수 주까지 지속된다. 2~5주 이상 지속되는것은 드물지만 어떤 경우에는 수 년 이상 가기도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호전되면 서서히 혼수상태로부터 벗어나지만 반대로 악화되면 식물인간이 되거나, 죽게 된다.
코마 판정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 필요
1983년 벨기에의 대학생이었던 롬 하우벤은 교통사고를 당해 코마 판정을 받았다. 당시 하우벤을 담당한 의사는 국제적인 코마 판정 기준을 가지고 환자를 코마 상태로 판정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23년 동안 하우벤은 병원 침대에 생명유지 장치를 달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그가 46세 되던 해인 2006년. 벨기에의 신경학 권위자인 스티븐 로이스 박사가 하우벤의 뇌활동사진을 첨단 장비로 다시 스캔하였고, 놀랍게도 하우벤의 뇌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 후로 하우벤은 3년 동안 치료를 다시 받았고, 현재는 침대에 설치된 컴퓨터 자판기를 두둘겨 대화가 가능하며,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우벤은 "나는 의식이 있다고 소리치고 있었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의사가 내가 의식이 있음을 아는 순간 '제2의 탄생'을 경험한 느낌이었다"고 진술했다.
스티븐 로이스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코마 상태 판정을 받은 환자들 중 사실은 의식이 있는 환자들이 있을 수 있으며, 코마 판정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장맛비와 무더위가 겹쳐지면 선풍기를 켜놓고 잠을 자다 사망하는 사고에 대한 소식을 종종 접하게 된다.
선풍기를 켜놓고 잤을 때 사망에까지 이르는 원인은 `저체온증`과 `산소 부족`인데 선풍기를 켜놓고 자면 혈관의 이완과 피부의 조절능력을 잃게 되고 선풍기 바람이 몸 안의 수분을 지속적으로 빼앗으며 이 과정에서 체온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32도로 떨어지면 의식이 몽롱해지고 감각이 없어지며 28도 아래로 내려가면 맥박도 약해지고 호흡이 얕아지는 등 세미 코마(semi-coma)상태에 빠지게 된다. 게다가 밀폐된 공간에 선풍기를 켜놓았다면 이산화탄소의 포화농도가 높아지고 산소농도는 떨어져 산소부족으로 결국에는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 생활속에서의 조그만 부주의로도 인체는 치명적인 코마 상태에 빠질 수 있기에 요즘과 같은 더운 여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 저작권자 2011-06-30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