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단계의 식물이 처음으로 복제돼 우수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잡종 개발에 큰 진전을 이루게 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애기장대에 무수정생식과 같은 결과를 일으키는 인공적인 방법으로 이런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성공적인 작물 품종들은 대부분 잡종이지만 잡종 식물이 유성(有性)생식을 거치게 되면 과실의 크기나 서리에 대한 저항력 등 우수한 특성이 망가지거나 사라지게 되는데 연구진은 같은 특성의 자손을 낳는 잡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과실 나무 등 일부 식물들은 가지를 이용한 복제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작물에는 이런 방법이 부적합하다. 그러나 조밥나물이나 민들레 같은 잡초들을 비롯한 다른 식물들은 무수정생식을 통해 자신의 복제판인 진정종자(眞正種子)를 만들어낸다.
연구진은 다른 경로를 통해 무수정생식과 똑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난자와 정자는 부모 세대 염색체 수의 절반만 가진 반수체(半數體)이며 수정란과 성체 식물은 양쪽 부모로부터 반반씩 물려받은 염색체를 합쳐 온전한 염색체 수를 갖춘 이배체(二培體)이다.
연구진은 유성생식을 통한 재조합 없이 이배체를 만들어내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애기장대에 연구를 집중했다. 애기장대의 난자는 부모와 같은 유전자와 염색체 수를 갖고 있지만 정자에 의한 수정 없이는 난자가 성체로 자라지 못한다.
연구진은 지난해 단 한쪽 부모의 염색체만을 가진 반수체 애기장대를 배양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들은 난자가 수정된 후 유전적 변화를 유도해 한쪽 부모의 염색체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반수체를 만들어냈고 이런 반수체 식물은 신품종 교배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새 연구에서 한 쪽 부모의 유전자가 사라지도록 설계한 애기장대를 이배체를 생산할 수 있는 두 개의 돌연변이 중 하나와 교배시켰다. 그 결과 결실을 본 씨앗 가운데 3분의1에서 이배체 난자들이 성공적으로 수정됐으며 한쪽 부모의 염색체가 사라져 한쪽 부모의 복제판인 이배체 씨앗을 남겼다.
연구진은 `인공 무수정생식'이라 부르는 이런 과정을 통해 자가 수정이 가능하고 복제 씨앗을 맺는 상추나 토마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 연구에 대해 잠정특허를 출원했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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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2-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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