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억5천만년 전 해양생물의 95%, 육지 척추동물의 70%가 사라진 `페름기 대멸종' 사건의 원인은 대규모 화산 폭발로 막대한 양의 석탄이 연소되면서 재구름이 하늘을 덮어 온실가스가 동식물을 질식시켰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네이처 뉴스가 보도했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 연구진은 대멸종 직전에 형성된 퇴적암층에서 3개의 뚜렷한 비산재(飛散灰)층을 발견했으며 이는 대멸종이 화산 폭발의 여파로 형성된 온실가스 때문임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라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6천500만년 전 공룡 대멸종사건에 대해서는 소행성 충돌설이 최소한 부분적 원인으로 믿어지지만 페름기말 대멸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시베리아의 트랩(석유.석탄이 모여있는 지질구조) 지대에서 일어난 대규모 화산 폭발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해 걷잡을 수 없는 온난화 현상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측해 왔지만 증거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연구진은 "우리가 발견한 암석층은 지구 역사상 최대의 화산 폭발로 막대한 양의 석탄이 연소됐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로, 온실가스 모델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멸종 당시 지구상에는 `판게아'로 알려진 단 하나의 초대륙만이 존재했으며 환경은 사막에서 우거진 숲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때쯤엔 사지가 달린 척추동물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이 가운데는 원시 양서류와 초기 파충류, 단궁류(포유류형 파충류)도 포함돼 있다.
연구진이 찾아낸 화산들의 위치는 시베리아의 투라 시(市)를 중심으로 한 지역으로 야쿠츠크와 노릴 이르쿠츠크 등이 포함된 곳이다. 이 지역의 면적은 200만㎢에 약간 못 미치고 유럽 전체 면적보다는 넓다.
연구진은 시베리아 트랩 지역의 수백만년간을 보여주는 모델을 연구한 결과 모든 화산 폭발이 규모가 크고 독성이 높지는 않았지만 대멸종 직전 50만~75만년에 걸쳐 지하에서 마그마가 솟구쳐 석탄층을 뚫고 올라오면서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마그마와 석탄이 합쳐져 연소하면서 산소가 풍부한 대기와 만나자 거대한 가스 구름과 비산재가 버섯구름처럼 성층권에 퍼졌으며 이 검은 구름은 서풍을 타고 이동, 연구진이 비산재 퇴적암층을 발견한 북극권 스베드룹 분지의 뷰캐넌 호수에 비가 되어 내렸던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은 이런 대대적인 재난이 50만~75만년에 걸쳐 세 차례 일어났으며 자신들이 발견한 것은 대멸종 직전에 퇴적된 마지막 비산재 층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당시 화산에서 약 3조t의 탄소가 배출돼 대규모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티핑 포인트'로 작용했을 것이며 화산 폭발과 함께 산성비가 내리고 막대한 양의 할로겐이 방출됨으로써 오존층에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 독성 비산재는 지구상의 동식물에 최후의 일격을 가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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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1-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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