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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재형 객원기자
2011-01-05

모래 속 헤엄치는 샌드피쉬 메커니즘 지진 시 인명구조 로봇 등으로 응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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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지진이 나거나 건물이 무너졌을 경우 사람이 아닌 로봇이 잔해 속을 파고 들어가 인명을 구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팀의 샌드피쉬 도마뱀(Sandfish skink)에 대한 연구가 이와 같은 미래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샌드피쉬 도마뱀은 북부 아프리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등에 분포하는 도마뱀의 일종으로 작고 귀여운 외모 때문에 애완용으로도 인기가 좋은 파충류다.

모래 안의 물고기, 샌드피쉬

샌드피쉬라 하면 처음 듣는 사람들은 물고기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샌드피쉬는 물 속이 아닌 모래 속에서 사는 도마뱀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이 도마뱀은 신기하게도 먹이를 먹을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시간을 모래 속에서 지낸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샌드피쉬 도마뱀이 움직이기 힘든 모래 속에서 매우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물고기가 물 속에서 헤엄치는 모습과 유사할 만큼 자유로워 샌드피쉬란 이름이 붙었다.

상식적으로 모래는 입자가 굵고 무거우며 그에 따른 저항력이 크기 때문에 그 안에선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샌드피쉬 도마뱀은 마치 물 속을 가르며 헤엄치듯 모래 속을 우습게 돌아다닌다.

조지아공대 물리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샌드피쉬 도마뱀은 놀랐을 때 0.5초 만에 모래 속 10cm까지 신속하게 파고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도마뱀의 능력이 어디서부터 나오는지를 연구했다. 우선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머리다. 그리고 연구진은 도마뱀의 배 부분이 매우 평평하다는 것 또한 최고의 굴착능력을 가질 수 있게 한다고 추측했다.

도마뱀과 비슷한 반 실린더 모형에서 아래쪽 힘 작용

우선 연구진은 간단한 세 가지 실험을 했다. 모래알과 비슷한 환경을 위해 작은 유리 알갱이로 채운 용기 안에서 세 종류의 모양이 다른 물체를 운동시켰다. 첫 번째로 실린더(원통) 모양의 물체를 유리 알갱이 속에 넣고 수평 방향으로 잡아 당겼다. 이 때 유리 알갱이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실린더는 표면 쪽, 즉 위쪽으로 향하는 힘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실린더 모양이 아닌 사각형 막대 모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반 실린더(원통을 수직으로 자른 형태) 모양의 물체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위쪽은 둥글고 아래쪽은 평평한 형태로 반원 모양을 띄고 있는 이 물체를 잡아당기자 앞의 두 실험과는 다르게 아래쪽으로 힘을 받아 쉽게 유리 알갱이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도마뱀의 머리가 뾰족한 것뿐만 아니라 배 부분의 평평한 구조가 쉽게 땅 속으로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모래 속 운동 연구‧이해로 장비 개발

연구진은 좀 더 분석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평평한 판으로도 실험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세 번의 실험을 했으며 각각 다른 방법으로 물체를 잡아끌었다.

이 평판을 지면에 수평으로 놓고 끌었을 때는 위쪽으로 힘을 받았으며 지면에 수직인 채로 끌었을 경우엔 특별한 힘의 방향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면과 일정 각도를 두고 실험을 하자 이는 반 실린더 물체를 끌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래쪽 힘을 받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같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모래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운동 모습을 예측하고 계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태껏 물 속이나 공기 중에서의 운동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도 진행돼 왔으며 그 결과 비행기, 잠수함, 함선 등의 이동수단과 함께 그를 이용한 여러 장비들이 개발됐다. 하지만 모래 속에서는 그토록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드물었다.

기껏해야 공사에 사용하는 굴착기 정도일 뿐이었다. 이마저도 땅에 구멍을 뚫을 뿐 땅 속을 돌아다닐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 관찰된 물체의 형태에 따른 움직임의 모습과 그들이 받는 힘, 그리고 유리 알갱이 하나하나의 모습으로부터 유체가 아닌 고체 안에서 물체의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확실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움직이는 물체의 형태만으로 모래 안에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수는 없다. 실제로 샌드피쉬 도마뱀의 경우 연구진이 공개한 고속 X선 영상에서 모래 속으로 파고 들어갈 때 마치 뱀이 이동할 때처럼 매우 유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몸 전체를 좌우로 움직이며 모래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모습은 물고기가 헤엄칠 때보다 더욱 격렬한 움직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도마뱀의 피부 형태나 네 발의 움직임 등 모래 안에서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변수는 많지만 유리 알갱이와 실린더, 평판을 이용한 실험은 가장 결정적인 단서와 현상들을 알게 해줬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장비 개발은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샌드피쉬 로봇, 재해 시 인명구조나 우주탐사 등에 활용

연구진은 이와 같은 실험‧연구로부터 얻은 결과를 토대로 ‘2011 국제 로봇 자동화 컨퍼런스’에 샌드피쉬 로봇을 선보일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와 같은 로봇이 만들어지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다방면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앞서 말했던 지진과 같은 피해에서 사람 대신 잔해를 파고 들어가 구조할 수 있는 로봇은 물론이며, 다소 연구가 힘든 지하 깊은 곳이나 사막과 같은 곳을 탐사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화성탐사와 같이 무인로봇을 보내 표면만을 조사하던 것과는 다르게 직접 땅을 파고 들어가 움직이며 관측을 하는 등의 응용도 기대할 수 있다. 화성이나 달, 혜성 등과 같은 외계 천체들에서 표면보다는 지하에 물이나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런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좀 더 획기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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