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플라밍고(홍학)들이 이성의 눈길을 끌기 위해 깃털의 색깔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일종의 화장을 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스페인 도냐나 생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스페인 남부 습지에 서식하는 큰홍학(Phoenicopterus roseus)들이 구애활동을 하기 전에 꼬리깃털 밑에 있는 우지선(羽脂腺)에서 분비된 카로테노이드 색소를 깃털에 문지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행동생태학 및 사회생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홍학들이 분비하는 왁스질 기름에서 카로테노이드 색소를 발견했으며 홍학들이 털을 매끈하게 고르는 외에도 뺨을 우지선에 문지른 뒤 곧장 목과 가슴, 등의 깃털에 비벼대 특유의 분홍빛 도는 주홍색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들은 홍학들이 자신들의 매력을 과시하기 위해 깃털의 색깔을 조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행동에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색깔이 짙을수록 건강과 영양상태가 좋고 외모를 가꿀 여유가 있다는 강력한 표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로테노이드 색소는 햇빛 아래서 금방 바래기 때문에 색조 화장을 중단하면 며칠 사이에 깃털 색이 옅어지며 이 때문에 홍학들이 화려한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카로테노이드를 발라야 한다.
홍학들의 깃털 색은 구애활동 시기에는 짙어지고 짝짓기 직후부터 바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색깔이 짙은 새들은 옅은 새들보다 일찍 짝짓기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일찍 짝짓기를 하는 새들이 최상의 집터와 먹이를 차지한다는 사실로 미뤄보면 색깔이 짙은 새들의 번식 성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홍학 무리에서는 암컷들이 수컷보다 화장을 훨씬 자주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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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11-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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