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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재형 객원기자
2010-10-08

밤하늘에서 찰나에 피고 지는 ‘불꽃’ 불꽃축제에 사용되는 대형 폭죽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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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9일 토요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다. 지난 2000년부터 한화와 SBS의 주최 하에 개최돼 올해로 8번째를 맞은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세계 각국이 팀의 형태로 참가한다.

아름다운 한강공원에서 거대한 규모와 화려한 쇼를 즐길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공중에서 불꽃이 폭발하는 신비한 관경은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기 충분하다.


불꽃놀이는 전쟁을 위해 화약제조법을 연구하던 중국에서 최초로 불꽃을 발견하며 시작됐다. 화약 폭발 시 발생하는 굉음과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불꽃파편들을 보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키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불꽃놀이다.

초창기 불꽃놀이는 요즘 한강에서도 팔고 있는 간단한 불꽃놀이 도구와 닮아있다. 길쭉한 대나무 줄기에 화약을 채워 넣고 공중을 향해 발사하는 것이다. 이것이 유럽으로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축제와 행사들에 사용됐고 점점 정교하고 기술적으로 발달하게 됐다.

불꽃놀이의 화려한 색, 금속원소로부터 나와

오늘날의 불꽃놀이는 그 기술이 매우 대단하다. 빛깔과 크기, 모양이 가지각색이며 규모도 매우 크다. 불꽃축제와 같은 큰 행사에서 사용되는 화려한 폭죽들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것일까.

우선 불꽃축제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답고 다양한 빛깔들이 발생하는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이는 특정 금속원소가 포함된 물질을 니크롬선에 소량 묻혀 겉불꽃 속에 넣었을 때 그 금속 원소에 따라 각기 다른 불꽃색을 나타내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리튬은 빨간색, 나트륨은 노란색, 칼륨은 보라색 등의 색깔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여러 금속원소들이 불꽃반응 시 특정 색깔이 보이는데, 이들은 주기율표에서 1족에 속하는 알칼리 금속과 2족에 속하는 알칼리토금속들이다. 이들의 특징은 반응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알칼리 금속들의 원소는 가장 바깥부분에 한 개의 전자가 위치하고 있다.(최외각전자) 간단히 말해 전자 하나가 남아서 돌아다니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외톨이 전자는 혼자이기 때문에 안정하지 못하다. 따라서 작은 에너지에도 이 전자는 쉽게 자신의 궤도를 이탈할 수 있다.

이 원소를 불꽃에 넣으면 열을 받은 전자가 자신의 위치보다 높은 궤도로 상승하게 된다. 이를 ‘들뜬 상태’라고 한다.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전자는 다시금 자신의 궤도로 내려오게 되는데, 열에너지를 밭아 상승했으니 내려올 때도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이 에너지가 빛 에너지의 형태로 우리 눈에 보이게 되는데 이것이 불꽃 반응색이다. 원소 종류에 따라 색깔이 다른 이유는 각각의 반응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가시광선의 영역에서 가장 파장이 짧은 것은 보라색, 긴 것은 빨간색이다.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큰 것이기에 보라색 쪽의 색깔을 낼수록 반응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금속원소들을 불꽃놀이에 사용하는 화약에 포함시킨다면 첨가한 금속원소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불꽃놀이의 주인공, 타상연화의 구조와 원리

불꽃놀이에 사용하는 폭죽은 크게 타상연화와 장치연화로 나눌 수 있다. 타상연화는 화약으로 인한 추진성을 가지므로 공중으로 솟아올라 높은 곳에서 폭발해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장치연화는 말 그대로 한 곳에 고정시킨 후 점화시켜 사용하는 것으로 타상연화처럼 폭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타상연화처럼 짧은 시간 폭발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비교적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불꽃을 내는 것으로 분수불꽃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불꽃놀이에 더 어울리는 타상연화는 그 종류가 수천가지에 이를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국화, 별, 코스모스, 버들 등의 다양한 모양이 있으며 기술이 발달할수록 비교적 복잡한 모양의 폭죽들이 제작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폭죽들이 각기 다른 모양과 다른 색깔을 내기 위해 어려운 제작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선 타상연화 폭죽이 점화되면 ‘옥피’에 둘러싸인 연화 본체가 공중으로 발사된다. 그 안에는 연소하면서 아름다운 불꽃을 내는 ‘별(또는 성)’과 화약인 ‘할약’이 들어있다. 또한 이들을 점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후미도화선도 포함하고 있다. 지상에서 발사포에 의해 발사된 연화는 공중으로 솟구치면서 내부의 후미도화선이 타들어간다. 가장 높은 지점 또는 목표한 지점에 도달할 때쯤에 후미도화선에 의해 할약이 점화되고 이는 옥피를 폭발 시키면서 안에 들어있던 ‘별’들을 점화해 연소시킨다.

즉 발사하고 난 후 내부에서 또 한 번 또는 여러 번의 점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때 이 후미도화선으로 인해 발사 후 바로 폭발하지 않고 높이 상승한 후 폭발하게 하는 것을 ‘지연초시’라 한다. 이는 연화제작에 매우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이 지연초시를 잘 조절해야 가장 높은 위치에서 폭발하게 하며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별의 제작도 매우 중요하다. 직접 불꽃을 만들어내는 것인 만큼 이 별을 어떻게 만들고 배치하냐에 따라서 불꽃의 모양과 색깔이 결정된다.

또한 이것이 연소될 때 소리를 내게 하거나 특이한 모양을 내게 하는 것도 별의 제작과정에서 차이가 난다. 이렇게 제작한 다양한 별들을 옥피 안에 가둘 시 적절한 배치로 원하는 모양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형 폭죽, 가격도 비싸고 함부로 사용할 수 없어

이 외에도 할약을 만들거나 옥피를 조립, 고정하는 과정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데다 작업의 특성상 수작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형 폭죽은 그 가격이 매우 비싸다. 폭죽에 사용되는 예산이 작은 행사시엔 수백만 원부터 큰 행사나 축제의 경우 수천만, 수억 원에 이르기도 한다.

헌데 이런 대형 폭죽들은 문구점이나 해변에서 파는 장난감 폭죽과는 달리 일반인이 소지하거나 구입할 수 없다. 사용하기 전 관할 경찰서에 신고,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일반인이 사용하면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인구 밀집지역과 같이 위험한 곳에선 폭죽의 형태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특히 기술이 발달하면서 창의적이고 기발한 모양의 불꽃놀이들이 개발되고 있다. 언젠가 영화 ‘반지의 제왕’ 초반에 나오는 용 모양의 불꽃도 개발되지 않을까.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0-10-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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