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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지연 기자
2010-09-29

지하철 안에서는 왜 졸릴까? 흔들요람의 편안함 차 안에서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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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를 마치고 돌아오는 자동차안, 운전자는 쏟아지는 졸음을 참기가 쉽지 않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지하철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방송통신대 박동욱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9명이 지하철안 졸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졸리다’고 밝힌 승객이 1천99명 중 1천34명으로 94.4퍼센트에 이른 것. 특히 ‘자주’라고 응답한 사람은 615명으로 56.4퍼센트를 차지했다. ‘가끔’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19명으로 38.3퍼센트에 해당했다.

반면 졸린 적이 한번도 없다고 대답한 승객은 단 5.6퍼센트인 61명에 불과해 지하철 안에서의 졸림은 너나 할 것 없이 겪는 현상임이 밝혀졌다. 차 안에서나 지하철 안에서는 왜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졸리는 것일까.

졸림의 근본적인 원인은 멀미와 비슷

차 안에서의 졸림은 멀미와 그 원인이 비슷하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는 외부의 상황에 의해 계속해서 불규칙적으로 움직인다.

자동차가 계속해서 흔들리면 몸의 중앙통제실인 뇌가 반고리관과 전정기관과 같은 평형기관에 흔들리는 정보를 즉각적으로 보낸다. 그러나 시각이나 몸의 근육이 이러한 흔들림에 따른 대처를 정확하게 하지 못해 계속해서 바뀌는 우리 몸의 위치변동 정보를 미처 수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멀미로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차 안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으면 시각으로 파악되는 위치변동정보는 거의 없으면서 몸은 흔들리게 되므로 뇌는 어느 정보가 맞는 것인지 헷갈려하면서 더 심한 멀미를 느끼게 된다.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하면 멀미가 심한 사람도 멀미가 덜 나게 되는데 이는 자신의 몸이 흔들리는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람 속 흔들림 차 안에서 느껴

자동차는 아무런 의미를 갖고 있지 않는 엔진소리를 규칙적으로 내며 계속해서 흔들린다. 최근 자동차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엔진소리는 훨씬 더 부드러워졌고 규칙적인 리듬을 갖게 됐다. 이런 무의미하게 규칙적으로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뇌는 더 이상 그 소리가 무엇인지 분석하려하지 않는다.

이는 뇌가 우선순위를 두고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서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마치 장을 볼 때 시끄러운 할인매장 안에서 타임특가할인 소리만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정보가 복잡하게 얽혀서 들어올 때면 불필요한 정보는 무시해버린다.

이런 무의미한 청각적인 자극은 울며 보채는 아이를 잠재울 때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자장가는 음의 높낮이가 일정해 청각적 정보의 순위가 낮다. 때문에 뇌는 이 소리를 무시하기 쉬워 아이는 잠에 쉽게 빠져든다.

일본철도종합기술연구소(RTRI)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차가 흔들리는 진동수는 2Hz로 1초에 두 번씩 진동한다. 이는 사람이 가장 깊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진동수라고 한다. 흔들리는 요람 안에서 아기가 쉽게 잠이 드는 것처럼 자동차도 우리에게 흔들리는 요람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밀폐된 차 안은 이산화탄소 가득

자동차를 타고 운행을 하다보면 밀폐된 자동차 안에서만 계속 숨을 쉬게 된다. 인체는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로 인해 차 안의 산소량은 줄고 반면에 이산화탄소량은 늘어난다.

사람은 산소가 부족해지면 하품을 하고 졸리기 시작하는데 실내공기질 관련 미국 기준인 SMACNA(Steel Metal and Air-Conditioning Contractor's National Association)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1000~2000ppm일 경우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2000ppm 이상일 경우 졸음이 몰려온다고 밝혔다.

실제로 환경부가 전국의 지하철(15개)과 열차(6개), 버스(5개) 노선을 대상으로 실내공기질 실태를 용역 의뢰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버스(시내와 시외 포함)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다중이용시설 기준치인 1000ppm을 초과했다. 1분 간격으로 측정한 조사에서는 버스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평균 1753ppm으로 시간대와 여건에 따라 최소 641ppm에서 3134ppm까지 격차가 컸다.

한국방송통신대 박동욱 교수가 2006년 서울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객차 내에서 이산화탄소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구간에서 지하철 역사 등 이용시설의 실내공기 질 유지 기준인 1000ppm을 초과했고 최고치는 3377ppm에 이르렀다.

혼잡한 출근시간인 오전 8시부터 9시 30분에는 운행 중인 객차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800~4000ppm으로 그 양이 엄청났다. 이처럼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뇌에 들어가는 산소량이 줄어 신체는 나른하고 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위험천만한 차 안의 졸음

운전자의 졸음운전은 교통사고 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그 위험성이 크다. 평소 80km로 주행할 때 1초에 22m, 순간적으로 졸았을 경우에 3초 동안 60m로 사선을 넘게 된다. 비몽사몽간의 졸음 운전 습관만 바꾸더라도 처참한 교통사고와 인명피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이웅철 내과 전문의는 “차 안에서 잠이 들 경우 저산소증, 이산화탄소의 축적으로 인지능력 저하 등의 문제가 유발된다. 이로 인한 판단력 저조로 운행 중 발생하는 상황 대처능력이 떨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계속해서 잠이 쏟아진다면 30분 간격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스트레칭을 하라”고 권고했다. 만약 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일 때는 안전한 장소의 그늘에서 창문을 열고 시동을 끄고 토막 잠을 자는 것이 좋다.

때론 차의 문을 닫아 놓고 에어컨을 켠 채 잠든 사람들이 눈에 띈다. 지난 7월에도 에어컨을 켜고 잠들었던 32세 이모씨 부부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대체로 차 안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잠이 들지만 차량 엔진 부분의 온도는 순식간에 200도까지 올라간다. 찬 공기를 만들기 위해 엔진이 공회전을 하면서 차량이 급속도로 뜨거워지는 것이다.

문제는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다. 창문을 닫아 놓은 상태에서 일산화탄소같은 유독가스가 차 안으로 역류하거나 에어컨 통풍구를 통해 들어올 때엔 10분 내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특히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랫동안 에어컨을 키면 차량에서 발생한 배기가스가 제대로 빠져 나가지 않아 더 위험하다.

지하철 이산화탄소 조절의 필요성

이산화탄소의 권고기준은 대중교통수단 1회 운행 시의 평균값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용객수가 많은 혼잡한 시간대에는 그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처럼 이산화탄소의 불규칙한 농도에 맞는 관리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특성에 맞게 가장 쉬운 방법은 환기를 통해 실내의 상태를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사계절에 맞는 적절한 냉방과 난방의 비용 절약과 도시철도차량이 주로 다니는 지하 공기의 오염 등으로 객차 내부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공기를 정화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인 흡착법은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흡착하는 활성탄과 제올라이트 등의 고체흡착제를 사용해 이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작동이 필요할 때 유동적으로 사용가능하고, 운전이 쉽고 장치구조가 간단해 대중교통수단에 설치하기가 용이하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에 장치를 운전시켜 흡착했다가 그외의 시간에는 탈착해 재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환원, 반복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이산화탄소 분리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효율이 떨어진 흡착제는 교환할 수 있어 반영구적인 사용도 가능하다. 현재도 이산화탄소를 흡착할 수 있는 능력이 월등한 흡착제 개발을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하철의 공기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종합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IT 기술의 발달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처리가 가능해진 만큼 환경기술 또한 IT기술을 통해 종합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통수단 내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실제 현장에서의 실내 공기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실내 공기질의 변화를 정확하게 탐지하고 오염도를 평가해 지하철 내의 체계적인 환경 설비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지연 기자
ljypop@kofac.or.kr
저작권자 2010-09-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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