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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지연 기자
2010-08-26

달콤한 술의 후폭풍, 숙취 (하) 숙취 방지위한 웰빙 음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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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숙취. 그 두통과 현기증은 끔찍하기만 하다. 이는 과도한 음주로 체내에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준으로 삼는 하루 적정음주량은 남성은 5잔, 여성은 4잔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의하면 위험음주 기준은 남성 일일 5잔(60g)이상, 여성 4.5잔 이상이다. 이 기준을 넘기고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브리스톨대 에브라함 교수팀은 과음하면 뇌출혈 위험이 2배나 높아진다고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에서 밝혔다. 또한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은 “과음은 동맥 내 혈전증을 유발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면서 “가끔씩 과음하는 수준이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불규칙한 과음은 심장마비의 발생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생긴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가 높아지면서 면역세포를 혈관벽에 끈적하게 붙도록 해 혈관이 막히기 때문이다.

주인 원망하는 간을 위한 웰빙 음주법

그렇다면 술을 어떻게 마셔야 잘 마시는 것일까. 우선 술을 급하게 마시지 않아야 한다. 간에서 해독하는 술의 양은 대체로 80그램인데, 맥주는 2천CC, 소주는 3분의 2병 정도다. 이 양을 초과하지 않고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음주 전에는 반드시 식사를 해야 한다. 공복에 마시는 술은 독주가 될 수도 있는데, 이는 위벽을 상하게 하고 알코올 분해가 채 되기도 전에 체내로 흡수돼 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술을 마실 때는 음식과 함께 먹으면 알코올이 덜 흡수된다.

그리고 지방이 많은 튀김 종류보다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는 과일이나 단백질 위주의 안주를 함께 먹으면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C를 규칙적으로 복용해두면 몸 안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보고가 있으니 비타민C를 규칙적으로 복용하자.

요즘 흔히 마시는 폭탄주도 위험하다. 특히 분위기에 취해 맥주에 양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인체에 백해무익하다. 젊은층이 애용하는 탄산음료 콜라나 사이다를 이용한 거품이 생긴 술은 단맛에 가려져 알코올 섭취를 많이 하게 되고 알코올이 몸에 더 잘 흡수돼 좋지 않다.

처음에는 양주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소주를 마시면 도수가 높은 술에서 도수가 낮은 술로 바뀌면서 나중에 마시는 술의 양이 늘어나 총 알코올량이 늘어나므로 간에 더 많은 부담을 안긴다.

술 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담배다. 술을 마시면서 흡연을 하면 담배 속의 니코틴이 알코올에 잘 녹아 더 많은 담배를 피우게 되는데, 이는 평소보다 혈중 니코틴 농도를 높이고 또 다시 니코틴 독소를 제거해야 하므로 간은 피곤해진다.

술을 마실 때는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는 도중 폐에서 알코올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 술을 빨리 깨게 하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음주는 몸에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아 간을 지치게 하므로 최소한 48시간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빠른 숙취를 돕는 포인트

숙취의 원인은 알코올 산화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혈액 속에 증가한 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얼마나 빨리 체외로 배출하는가에 따라 숙취의 회복정도가 달라진다.

술을 많이 마신 날은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알코올 성분이 체내에서 수분을 많이 빼앗기도 하지만 물과 녹차 등의 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하므로 많이 마실수록 도움이 된다. 특히 생수는 주독을 해소해주므로 음주 후 18시간 내에 맥주의 경우는 2배, 청주는 3배, 위스키는 30배의 생수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술을 마시기 전 따뜻한 꿀차나 유자차 등으로 속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당분이 많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면 피로회복에 좋은데, 특히 배와 감, 오이가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술집이 밀집한 거리를 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콩나물 해장국과 북어국이다.

콩나물에는 알코올분해효소 생성을 촉진시키는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C가 다량 함유돼있어 해장시 좋다. 콩나물국을 끓일 때는 뿌리에 숙취 해소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뿌리를 다듬지 않아야 한다. 또한 북어에는 글루타치온이란 성분이 있는데 이는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한 체내 세포의 지질과 단백질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 해장국은 너무 매운 것보다는 담백한 것이 좋은데, 술 때문에 위벽이 헐어 있는 상태에서 자극을 주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야 할 것으로는 해장술, 사우나, 커피, 라면 등이 있다. 술을 마신 다음에는 휴식 기간을 꼭 가져야 술로 손상된 간이 회복되므로 해장술은 반드시 피한다. 사우나는 땀을 많이 흘리게 하므로 술 때문에 부족해진 수분과 전해질을 더욱 빼앗는다. 커피는 음주 후 부족한 수분을 빼앗고 라면은 염분이 많고 자극적이라 좋지 않다.

민간요법도 다양하다. 러시아에선 식초에 절인 오이나 양배추의 국물을 먹고 이탈리아에서는 쌀과 파스타, 유가공 제품을 섭취한다. 몽골인은 양의 눈알을 절인 뒤 이를 토마토에 섞어 먹는다고 하니 숙취해소 음식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전통적으로 ‘프레리 오이스터(prairie oyster)’라는 칵테일을 마신다. 이는 날달걀 또는 노른자를 토마토 쥬스에 넣어 소금, 후추, 브랜디 등으로 맛을 낸 음료이다. 숙취에 날개란이라니 생각만으로도 느끼하지만 노른자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위 속에 남아 있는 알코올을 분해해 원활한 배출을 돕는다. 또한 토마토는 아미노산에 속하는 글루타메이트와 비타민이 풍부해 숙취해소에 탁월하다.

술에 잘 맞는 안주 고르기

술을 마신 다음날 해장음식도 중요하지만 술을 마실 때 무엇과 함께 먹는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주를 잘 고르기만 해도 다음날 올 숙취가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름철,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하는 치킨의 맛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하지만 프라이드 치킨은 칼로리가 높아 맥주와 궁합이 맞지 않을 뿐더러 조미 땅콩과 크래커처럼 짭조름한 맛으로 술을 더 마시게 한다.

맥주를 마실 때는 간단한 육포나 건어물, 과일 및 채소가 좋다. 오징어에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많고 간 해독 성분인 타우린이 함유돼 있어 맥주 안주로 좋다. 또한 육포는 고단백 식품으로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고 칼로리도 높지 않아 늦은 밤 맥주 한잔에 좋은 안주가 된다.


회식자리에 빠지지 않는 삼겹살과 소주. 맛은 있지만 이들도 환상적인 궁합이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과일과 채소가 좋은데 특히 배는 뛰어난 이뇨작용으로 주독을 빨리 풀어줘 권장된다. 게다가 오이와 연근도 숙취해소에 좋으므로 소주에 이들을 곁들이면 좋다.

그렇다면 양주는 어떨까? 독주인 양주로부터 우리의 위를 보호하기 위해선 물을 함께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치즈는 저지방에 고단백식품이라 양주와 잘 어울린다. 치즈가 없다면 우유나 두부도 무방하다.

흔히 아는 숙취 해소법의 허와 실

많은 사람들이 사우나 요법이 숙취해소에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우나는 혈관을 확대할 뿐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술 마신 후에는 간이 제 기능을 못해 포도당 부족으로 허기가 져 피자나 햄버거 같은 음식을 먹기도 하는데 이는 탄수화물보다 지방이 더 많아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 걷기,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엔 힘들더라도 알코올로부터 발생한 독소를 없애고 좀더 활기찬 기분을 느끼게 해줘 숙취로부터 회복되는 속도를 높인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탈수되기 쉬운데 수분을 공급해줌으로써 두통과 위장관계 장애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준다. 무엇보다 숙취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도움이 되니 밤에 푸욱 자도록 한다.

울렁이는 속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 속을 게워내는 것도 금물이다. 음식과 술을 토해내면 몸에 흡수되는 술의 양은 줄어들지언정 억지로 구토를 유도하면 위출혈을 일으키거나 기도 폐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술자리, 자칫하면 과도한 음주로 건강을 해치기 쉽다. 올바른 음주와 숙취 해소 방법을 통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지연 기자
ljypop@kofac.or.kr
저작권자 2010-08-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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