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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편집위원
2010-08-20

지구에 병주고 약주는 ‘탄소’의 정체 LG경제연, 21세기는 실리콘 아닌 탄소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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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carbon)는 주기율표에서 기호는 C이고 원자번호는 6인 화학원소로 지구에서 4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비금속 원소를 말한다. 최근 이 탄소에 대한 이미지가 극도로 나빠졌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여서 탄소란 말로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수한 탄소로 구성된 탄소소재는 갈수록 큰 각광을 받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20세기를 실리콘 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탄소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탄소 소재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7월 독일 BMW는 오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메가시티 비히클(MCV, Mega City Behicle)이라는 이름의 전기자동차 컨셉을 발표했다. 배터리 무게 등으로 무거워진 중량을 줄이기 위해 내세운 해결책은 탄소섬유(CFRP)였다.

탄소소재로 지구온난화 해결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0년 에너지기술전망을 통해 2030년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2℃이내로 억제하려면 2030년을 기준(세계 경제 연평균 3.3% 성장 지속 가정), 약 140억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산화탄소 감축량 중 57%를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해결방안으로 탄소소재가 급부상하고 있다. 탄소소재로 항공기 등 수송수단을 경량화해 에너지 소비량을 절감하고, IT제품에 탄소소재 채용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나가자는 것.

지난 5월에 일본 도레이(Toray)는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에어버스에 항공기용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장기 공급하는 상호 계약을 체결했다. 차기 주력 기종인 에어버스 ‘A350XWB’의 주 날개와 동체의 대부분에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적용할 계획인데 이는 기체 중량의 50%(대당 35톤)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금속으로만 가능해 보였던 항공기의 기체를 탄소섬유가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소재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탄소섬유의 장점 때문이다. 알루미늄에 비해 중량은 4분의 1에 불과하면서도 철에 비해 강도는 10배나 높다.

IT부품의 경우도 그동안 금속산화물 계열 소재를 사용해 터치스크린 필름 등을 만들어 왔으나 최근 들어 이보다 전기전도도가 좋은(저항이 낮은) 탄소소재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절전 효과를 거두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재는 성분이나 응용분야에 따라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소재 성분으로 분류했을 때 금속, 화학, 세라믹으로 구분한다. 탄소소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이 세 가지 소재들의 장점들을 두루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철과 같은 금속에 비해 강도는 몇 배 높으면서 또한 가볍다. 화학적 내성이 크면서도 전기는 매우 잘 통한다. 이런 것들이 가능한 이유는 탄소 원자가 배치된 구조에 따라 물질 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탄소 소재인 흑연과 다이아몬드를 비교하면 흑연은 전기가 잘 통하지만, 다이아몬드는 전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철보다 강하고 일반 섬유보다 더 부드러워

탄소 소재는 1만 년 전 인류의 유적에서 목탄(木炭)이 다수 발견되고 있는 것처럼 오래 전부터 인류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최근 나노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가능성을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가장 널리 알려진 탄소소재는 흑연이었다. 연간 60만 톤 정도가 생산돼 2차 전지 음극재, 원자력 발전 감속재, 제철용 전극봉, 반도체 실리콘 등의 제작에 사용돼 왔다. 가장 성장성이 높은 분야는 2차 전지 음극재다. 최근 2차 전지 소비가 늘어나면서 세계적으로 약 3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활성탄(Activated Carbon)은 대나무, 야자 잎, 톱밥 등을 태워서 만든 탄소소재를 말한다. 주거 공간에 냄새를 없애는 탈취제나 장을 담글 때 쓰는 숯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수기 안에 들어가는 여러 종류의 필터 중 하나에도 활성탄이 담긴 필터가 들어있어서 1차적으로 정수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들어서는 상수도 처리장에서 오염물질과 악취 제거 등을 위해 활성탄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활성탄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석탄화력발전소다. 배기가스에서 중금속 수은을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관계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 비중이 50%가 넘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배기가스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활성탄을 채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본블랙(Carbon Black)은 석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납저유) 또는 석탄 슬러리에서 생성되는 물질(크레오스트 오일)을 불완전 연소 또는 열분해해서 만든 것을 말한다. 95%가 타이어, 호스 등 고무제품의 충격보강재로 사용되며 그 외에도 프린터 토너 등 흑색 안료, 건전지 소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새로운 탄소소재로 새로운 시장창출 중

무엇보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탄소섬유다. 탄소섬유란 이름 그대로 탄소 성분으로 이뤄진 실 형태의 소재를 말한다. 보통 폴리아크릴로나이트릴(PAN)이라는 석유화학제품이나 석유찌꺼기 피치(Pitch)를 원료로 해서 실 형태로 만든 뒤 이것을 탄화시켜 만든다.

시장조사 기관 루신텔 (Lucintel)에 따르면, 순수한 탄소섬유 시장 규모는 2008년 15억 달러였으며, 2014년에 24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경쟁구도는 도레이, 테이진, 미쓰비시 레이온 등 일본 3개사가 세계 탄소섬유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최근 3개년(’06~’08년) 영업이익률이 20% 내외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Zoltec, Hexel 등의 기업들이 탄소섬유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 등 신흥지역을 중심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문희성 선임연구원은 기술발전과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향후 탄소섬유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시장은 에너지와 환경 분야로 항공우주 분야는 물론 프리미엄급 자동차 분야, 전기전자, 에너지 저장 및 발전 분야 등 그 수요가 계속 커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새로운 나노소재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 즉 나노박막장비, 초고압투과 전자현미경 등 공정기술과분석기술의 발전은 나노소재의 성장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기술의 영역 안에서 소재, 공정, 분석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나노소재의 등장이 일어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그래핀(Graphene), 나노다공성 탄소, 탄소 나노폼(nanofoam) 등을 예로 들었다.

이강봉 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8-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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