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노후된 송전시스템을 스마트그리드로 교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일 한국전력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들어선 제주도 행원풍력단지에 3천548㎡ 넓이의 종합홍보관을 착공중이다.
올해 9월 30일 완공될 이 홍보관은 앞으로 원자력, 태양광, 풍력 등 발전설비 모형과 전기자동차 충전소, 양방향 전력정보 제공 모델, 지능형 전력거래 시스템 등을 설치해 대국민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삼성이 GE와 스마트그리드 분야에 상호협력하기로 합의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리는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IT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전력시스템이다. 어떻게 전력망에 지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
전기장의 신호를 감지하는 수중동물
중부 아프리카 열대 바다의 깊은 곳에 사는 ‘엘리펀트노즈 피시(Elephant-nose Fish)’는 몸길이 약 25cm의 작은 열대어다. 입에 있는 돌기 부분이 코끼리의 코를 닮아 ‘코끼리코 물고기’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우스꽝스런 모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열대어는 겉보기와는 달리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다. 엘리펀트노즈 피시는 꼬리 부분에서 약한 전기 임펄스를 방출, 주변에 전기장을 형성한다. 전기뱀장어처럼 먹이를 기절시켜 잡아먹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전기장에 장애물이 침입하면 머리에 있는 특수한 감각기관을 통해 감지한 후에 피한다. 엘리펀트노즈 피시는 전류 무선기술을 이용해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짐나쿠스 나일로티쿠스(Gymnarchus niloticus)’라 불리는 물고기는 곧게 뻗은 몸체의 앞부분에 양전하를, 꼬리를 중심으로 한 뒷부분에 음전하를 모아 전기쌍극자를 만든다. 이는 수중에서 전기장을 만드는데 쓰인다.
이 열대어의 몸 안에도 전기장의 신호를 통해 포식자를 피하고, 먹잇감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속의 발전기관을 통해 전기를 만들고, 고도의 센서(Sensor)로 작용하는 감각기관을 이용해 생존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동물들이 갖고 있는 특수한 감각기관을 이용하는 기술들을 개발해왔다. 박쥐의 초음파를 응용한 레이더와 적외선 감지기관을 통해 먹이사냥을 하는 방울뱀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방울뱀은 눈과 콧구멍 사이에 열을 감지하는 작은 구멍으로 주로 먹잇감이 발산하는 열, 즉 적외선 파장을 감지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 개발한 공대공 미사일이 바로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적외선 유도미사일이다.
인간의 오감을 훨씬 능가하는 센서기술들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무기에 먼저 응용됐지만 이후 생활의 편리를 위해 빛, 전기, 압력 등 다양한 물리량을 이용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집에서 누워서도 얼마든지 채널을 조정할 수 있는 리모콘은 그 대표적 사례.
리모콘의 편리함은 수많은 기능을 가진 센서의 개발과 유무선 통신기술을 낳았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21세기 유비쿼터스의 도래와 함께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
센서와 연결된 무선 네트워크로 모니터링
역삼동에 사는 주부 A씨(여. 40)는 오후 2시에 예정된 동창회 모임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집에서 약 300m 정도 벗어났을 때, A씨는 리모콘 하나를 가방에서 꺼냈다. 그리고 이곳저곳에 맞춰 눌렀다. 그러자 집 안에서는 “삑, 삑” 소리와 함께 구석구석에서 갑자기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우선, 전기계랑기에 달린 스마트 미터(Smart Meter)가 현재의 전력공급 상황을 체크, 메시지로 보내왔다. 이 스마트 미터는 무선통신 기능과 전기기기의 제어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가정 내 전기 사용량을 일일이 검침하고, 이 내용을 전력회사에 통보한다. 에어컨, 조명기기, 온도계, 보안기기 등도 알아서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모니터링 되고 제어된다.
이는 스마트그리드 시대 이후에 그려본 미래의 주부 모습이다. 이러한 기술은 모두 가정과 사무실 등에 설치된 소규모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가능하다. 전기계량기를 포함해 모든 전기가 닿는 곳에는 초음파나 적외선을 이용하는 센서가 달려 있어 유무선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모니터링 된다. 여기서 수집된 정보는 중앙 통제장치에 의해 관리된다.
센서 웹(Sensor Web)의 경우,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된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위성촬영시스템, 기상방송국, 보안카메라 등과 같은 높은 대역폭의 센싱 플랫폼을 포함하며, 웹을 통한 접근, 정보수집, 제어 등을 가능케 한다. 오늘날 센서 기술은 CPU, 메모리와 무선 송수신기 등이 통합돼 더욱 강력하고, 스마트하게 발전하고 있다.
핵심기술로 떠오른 ‘지그비(Zig Bee)’ 무선통신의 경우, 저속 전송 속도를 갖는 홈오토메이션 그리고 데이터 네트워크를 위한 표준 기술이다. 버튼 하나의 동작으로 집안 어느 곳에서나 전등제어 그리고 홈 보안시스템, VCR의 키고 끄는 것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인터넷을 통한 전화 접속으로 홈오토메이션의 편리한 이용을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
차세대 녹색에너지로 부상한 스마트그리드
오늘날 전기의 사용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 기기의 증가, 모바일 기기의 확대, 개도국의 산업화 등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인해 전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제 에너지 기구인 IEA의 지난 2008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은 1980년부터 2006년까지 2.6배로 증가했고, 오는 2030년까지 현재 수준에서 1.8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에너지 위기, 지구온난화 등의 재앙을 부르는 원인이다.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아직도 미지수인 가운데 기존의 교류전력시스템은 21세기 첨단 기술의 시대에 그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중앙집중식 전력공급에 의한 거대 단일 발전, 송배전 시스템은 비효율적인 전기 에너지소비, 낮은 발전설비의 이용 효율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풍력이나 태양광 등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같은 분산전원의 접속이 용이하지 않다. 전기자동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의 충전 인프라 구축도 곤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전력망에 대한 실시간 감시와 제어설비가 부족해 전기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가 제한되어 있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그러나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는 발전 및 송배전 설비는 물론 일반 가정 사무실, 공장 등에 설치된 각종 감시/제어 설비, 스마트미터(Smart Meter),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통신 인프라 등을 통해 전력의 생산과 공급,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 미터의 경우, 전력의 수급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전기요금제 도입으로 소비자 불만을 없앨 수 있다. 또한 스마트그리드하에서는 직류전력을 그대로 송전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가능해진다.
21세기에 혁명적으로 진화한 IT기술은 유비쿼터스와 더불어 지능형 전력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일상생활에도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노후된 송전시스템을 스마트그리드로 교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일 한국전력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들어선 제주도 행원풍력단지에 3천548㎡ 넓이의 종합홍보관을 착공중이다.
올해 9월 30일 완공될 이 홍보관은 앞으로 원자력, 태양광, 풍력 등 발전설비 모형과 전기자동차 충전소, 양방향 전력정보 제공 모델, 지능형 전력거래 시스템 등을 설치해 대국민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삼성이 GE와 스마트그리드 분야에 상호협력하기로 합의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리는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IT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전력시스템이다. 어떻게 전력망에 지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전기장의 신호를 감지하는 수중동물
중부 아프리카 열대 바다의 깊은 곳에 사는 ‘엘리펀트노즈 피시(Elephant-nose Fish)’는 몸길이 약 25cm의 작은 열대어다. 입에 있는 돌기 부분이 코끼리의 코를 닮아 ‘코끼리코 물고기’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우스꽝스런 모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열대어는 겉보기와는 달리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다. 엘리펀트노즈 피시는 꼬리 부분에서 약한 전기 임펄스를 방출, 주변에 전기장을 형성한다. 전기뱀장어처럼 먹이를 기절시켜 잡아먹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전기장에 장애물이 침입하면 머리에 있는 특수한 감각기관을 통해 감지한 후에 피한다. 엘리펀트노즈 피시는 전류 무선기술을 이용해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짐나쿠스 나일로티쿠스(Gymnarchus niloticus)’라 불리는 물고기는 곧게 뻗은 몸체의 앞부분에 양전하를, 꼬리를 중심으로 한 뒷부분에 음전하를 모아 전기쌍극자를 만든다. 이는 수중에서 전기장을 만드는데 쓰인다.
이 열대어의 몸 안에도 전기장의 신호를 통해 포식자를 피하고, 먹잇감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속의 발전기관을 통해 전기를 만들고, 고도의 센서(Sensor)로 작용하는 감각기관을 이용해 생존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동물들이 갖고 있는 특수한 감각기관을 이용하는 기술들을 개발해왔다. 박쥐의 초음파를 응용한 레이더와 적외선 감지기관을 통해 먹이사냥을 하는 방울뱀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방울뱀은 눈과 콧구멍 사이에 열을 감지하는 작은 구멍으로 주로 먹잇감이 발산하는 열, 즉 적외선 파장을 감지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 개발한 공대공 미사일이 바로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적외선 유도미사일이다.
인간의 오감을 훨씬 능가하는 센서기술들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무기에 먼저 응용됐지만 이후 생활의 편리를 위해 빛, 전기, 압력 등 다양한 물리량을 이용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집에서 누워서도 얼마든지 채널을 조정할 수 있는 리모콘은 그 대표적 사례.
리모콘의 편리함은 수많은 기능을 가진 센서의 개발과 유무선 통신기술을 낳았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21세기 유비쿼터스의 도래와 함께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센서와 연결된 무선 네트워크로 모니터링
역삼동에 사는 주부 A씨(여. 40)는 오후 2시에 예정된 동창회 모임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집에서 약 300m 정도 벗어났을 때, A씨는 리모콘 하나를 가방에서 꺼냈다. 그리고 이곳저곳에 맞춰 눌렀다. 그러자 집 안에서는 “삑, 삑” 소리와 함께 구석구석에서 갑자기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우선, 전기계랑기에 달린 스마트 미터(Smart Meter)가 현재의 전력공급 상황을 체크, 메시지로 보내왔다. 이 스마트 미터는 무선통신 기능과 전기기기의 제어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가정 내 전기 사용량을 일일이 검침하고, 이 내용을 전력회사에 통보한다. 에어컨, 조명기기, 온도계, 보안기기 등도 알아서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모니터링 되고 제어된다.
이는 스마트그리드 시대 이후에 그려본 미래의 주부 모습이다. 이러한 기술은 모두 가정과 사무실 등에 설치된 소규모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가능하다. 전기계량기를 포함해 모든 전기가 닿는 곳에는 초음파나 적외선을 이용하는 센서가 달려 있어 유무선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모니터링 된다. 여기서 수집된 정보는 중앙 통제장치에 의해 관리된다.
센서 웹(Sensor Web)의 경우,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된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위성촬영시스템, 기상방송국, 보안카메라 등과 같은 높은 대역폭의 센싱 플랫폼을 포함하며, 웹을 통한 접근, 정보수집, 제어 등을 가능케 한다. 오늘날 센서 기술은 CPU, 메모리와 무선 송수신기 등이 통합돼 더욱 강력하고, 스마트하게 발전하고 있다.
핵심기술로 떠오른 ‘지그비(Zig Bee)’ 무선통신의 경우, 저속 전송 속도를 갖는 홈오토메이션 그리고 데이터 네트워크를 위한 표준 기술이다. 버튼 하나의 동작으로 집안 어느 곳에서나 전등제어 그리고 홈 보안시스템, VCR의 키고 끄는 것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인터넷을 통한 전화 접속으로 홈오토메이션의 편리한 이용을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차세대 녹색에너지로 부상한 스마트그리드
오늘날 전기의 사용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 기기의 증가, 모바일 기기의 확대, 개도국의 산업화 등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인해 전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제 에너지 기구인 IEA의 지난 2008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은 1980년부터 2006년까지 2.6배로 증가했고, 오는 2030년까지 현재 수준에서 1.8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에너지 위기, 지구온난화 등의 재앙을 부르는 원인이다.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아직도 미지수인 가운데 기존의 교류전력시스템은 21세기 첨단 기술의 시대에 그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중앙집중식 전력공급에 의한 거대 단일 발전, 송배전 시스템은 비효율적인 전기 에너지소비, 낮은 발전설비의 이용 효율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풍력이나 태양광 등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같은 분산전원의 접속이 용이하지 않다. 전기자동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의 충전 인프라 구축도 곤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전력망에 대한 실시간 감시와 제어설비가 부족해 전기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가 제한되어 있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그러나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는 발전 및 송배전 설비는 물론 일반 가정 사무실, 공장 등에 설치된 각종 감시/제어 설비, 스마트미터(Smart Meter),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통신 인프라 등을 통해 전력의 생산과 공급,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 미터의 경우, 전력의 수급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전기요금제 도입으로 소비자 불만을 없앨 수 있다. 또한 스마트그리드하에서는 직류전력을 그대로 송전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가능해진다.
21세기에 혁명적으로 진화한 IT기술은 유비쿼터스와 더불어 지능형 전력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일상생활에도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 저작권자 2010-05-28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