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최근 고용시장에서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청에 따르면 3월 기준 고용동향에서 상용직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75만 2000명 늘었으며, 그중 64%는 40~50대 연령층, 24%정도는 20~30대 연령층으로 조사됐다. 40~50대보다는 20~30대의 연령층의 고용회복이 다소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 등 직장생활은 현대사회 활동의 필수조건이지만, 면접공포증, 대인공포증 등 사회적 공포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30대를 바라보는 취업 준비생인 박모씨(29)는 번번이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유는 면접관 앞에만 서면 말을 더듬고 얼굴을 똑바로 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에는 긴장한 나머지 땀을 봇물처럼 흘리며, 면접관이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손을 심하게 떨었다. 결국 박모씨는 병원 신경정신과를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면접공포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직장인 이모씨(39세)는 소극적이고 얌전한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거나 일할 때 심하게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며, 어떤 경우에는 말을 더듬는 경우도 있다. 벌써 직장에 입사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직장상사에게 결재를 맡거나 제휴 계약 등으로 다른 회사 사람들과 상담할 때 여전히 진땀이 나며 당혹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에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두려워하며 불안감이 가득하다.
사회공포증 왜 생기나…세로토닌 불균형 등 원인 추론
대인공포증은 가장 흔한 정신과 질환 중 하나로, 정식 병명은 사회공포증(Social Phobia)이다.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질환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나쁘게 볼 것'에 대한 두려움이 주된 원인이다.
사회공포증의 발병 원인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은 불안과 공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사회 공포증이 같은 가족 내에서 잘 발생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유전적인 요소에 의한 것인지 다른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불안 행동을 학습해서 일어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전달물질의 불균형도 사회공포증의 원인으로 연구되고 있다. 세로토닌은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사회 공포증을 가진 환자들은 신경전달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한 것으로 추론되고 있다.
일부 연구는 편도체(amygdala)라 불리는 뇌 영역이 공포 반응에 관여하고,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편도체를 가진 사람이 사회적 불안감을 일으키는 과장된 공포 반응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수줍음과는 달리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명확한 근거가 없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단정해 점점 불안해하고 결국 중요한 사회적 기능에 지장을 주게 된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체인구의 2~3%가 이 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의 한 연구에 의하면 전체인구의 13.3%가 사회공포증라고 밝힌 바도 있다.
주로 사춘기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10대 중반부터 20대 초반에 발병해 친구를 사귀거나 직업 또는 결혼생활을 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우울증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많고 불안을 줄이려고 술에 의존하다가 알코올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면서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일생동안 증상이 지속된다. 그러므로 되도록 빨리 치료를 시작해서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적절히 적응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회공포증은 매우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름 사람들 앞에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적면공포, ▲손이나 입술, 목 등이 떨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떨림 공포, ▲발표, 브리핑, 인사말, 노래 부르기 등을 두려워하는 연단공포, ▲자신의 표정이 어색해지거나 굳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표정공포, ▲나 또는 남의 시선에 관련된 불안으로 시선공포, ▲정면으로 다른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는 정시공포,▲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대인관계가 어려움을 느끼는 자기냄새공포 등이 있다. 최근 사회활동의 다변화로 인해 권위적 사람이나 직장 상사 앞에서 긴장을 하고 두려워하는 '윗사람공포'로 고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회공포증, 어떻게 치료하나…약물·인지행동치료
사회공포증의 증상은 매우 흔하고 다른 정신과 질환과 비슷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진단이 쉽지 않다. 정확한 진단은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사회공포증의 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인지행동치료는 인지치료와 행동치료를 통해 생각과 행동을 함께 교정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방법이다. 개인치료와 집단치료가 있는데 대개 집단치료가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고 지적하며 관찰하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되며 병의 성격상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치료이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회공포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60-85%가 증상이 호전됐으며, 이런 효과는 시간이 지나도 많이 감소하지 않아 약물치료에 비해서 재발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항우울제와 벤조다이아제핀(Benzodiazepine) 계열 약물, 교감신경차단제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치료 효과가 비교적 빨리 나타난다. 특히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은 복용한 후 30분에서 1시간이면 불안이 감소한다.
특정 신체증상(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므로 발표나 시험 등 불안할 만한 자리에 가기 직전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약에만 의존하게 되어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약물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상이 회복된 후에도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박상진 교수는 "사회공포증은 지나친 걱정 등 잘못된 생각에 그 근본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고 스스로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좋을지를 알고, 지나친 열등감을 버리고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사회공포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
- 저작권자 2010-05-1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