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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우정헌 기자
2010-05-10

여성을 노리는 덫…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 불임증 유발하는 자궁 관련질환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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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평소에도 생리통이 좀 있었던 직장인 김모씨(33.여)는 최근 들어 허리 아픈 것도 심해지고 골반 쪽에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난소쪽에 이상조직이 생긴 자궁내막증으로 진단이 내려졌다. 이처럼 자궁내막증 환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생리통과 증상이 비슷해 그냥 참고 지내는 여성들이 많다. 그러나 자궁내막증은 빨리 치료를 하지 않으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증 환자의 30~50%가 불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자궁내막증과 함께 여성을 괴롭히는 질환인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20∼30%, 35세 이상 여성의 40∼50%가 가진 흔한 질병이다. 미혼 여성에게도 자궁근종이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자궁근종에 대해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정확한 사전지식이 요구된다. 특히 자궁근종이 심한 경우 불임뿐만 아니라 자궁을 들어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초래할 수도 있다. 여성을 노리는 덫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을 알아본다.

자궁내막증은 왜 생기나…"환자 30~50%, 불임증 동반"

자궁내막은 자궁의 안쪽(내강)을 싸고 있는 막으로 성장 증식과 출혈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자궁내막증이란 이 자궁내막 조직이 어떤 원인에 의해 자궁 바깥부위인 나팔관이나 난소, 복막 등에 퍼져 자라는 것이다. 자궁내막증이 생기면 여러 가지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원래 생리는 자궁내막이 부풀었다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현상인데 이 내막세포가 다른 곳에도 번지면 똑같은 작용으로 출혈을 유발하게 된다. 만약 내막세포가 난소에 번져있다면 난소에 출혈을 일으켜 난소혹을 만들고, 나팔관에 퍼지면 나팔관을 막아 불임을 일으키기도 하며 복막에 있다면 복막유착을 일으켜 통증이 생기게 된다.

자궁내막증은 그 정도에 따라 1기(경증)부터 4기(중증)까지 분류된다. 자궁인대 등에 잘 생기며, 환자의 30~50%는 불임증을 동반한다. 자궁내막증은 근본적인 치료가 없어 일시적으로 비정상적인 생리를 없애주는 약을 쓰면서 환자의 상황에 따라 알맞은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내과적 치료의 경우, 증상에 따라 다나졸, 프로게스테론, 뇌하수체 호르몬 등을 6개월 정도 투여한다. 다나졸,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장기 사용하면 남성화, 체중증가, 부종, 유방크기 감소, 여드름, 두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뇌하수체 호르몬을 오래 사용하면 안면홍조, 골다공증, 우울증, 피부질환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자궁내막증은 유산보다는 불임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 환자의 경우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면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복강경 진단을 통해 자궁내막종 제거수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궁내막증은 드물지만 악성 암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가져야 한다면 약을 투여하면서 불임 전문의의 진찰 아래 치료를 해야 한다.

자궁내막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월경할 때 월경혈이 난관을 통해 역류해서 골반내에 퍼진다는 설과 골반복막 일부의 이상에 의해서 생긴다는 설, 월경시에 자궁내막 세포가 혈관이나 임파선을 타고 퍼진다는 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어느 학설이 맞는 것인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면역기능이 떨어진 여성에게 자궁내막이 역류되면 자궁내막의 제거능력이 떨어져 자궁내막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 여성의 30% 가량이 자연유산을 경험하게 되므로 불임증이 있는 여성들은 복강경을 통한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35세 이상 20% '자궁근종'…"약 1/3의 환자, 월경과다 등 증상"

의료계에 따르면 "자궁에 혹이 있다는데 꼭 수술을 받아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자궁경부암의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많이 알려져서 정기적으로 부인암 검진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예전 같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법한 작은 자궁근종까지 발견되고 있다.

자궁근종이란 자궁의 근육에서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35세 이상의 여성 중 약 20%가 갖고 있는 흔한 부인과적 질병이다. 주로 30~45세에 발생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궁에 혹'이라 하면 악성종양, 즉 '암(癌)'을 연상해 매우 놀라지만 확진이 된다면 과민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이유로 병의원을 내원했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는 "약 1/3의 환자에서는 증상을 나타내어 월경과다, 부정기적인 자궁출혈 등 이상 자궁출혈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종양이 큰 경우 아랫배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가끔 압박감이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불임증의 원인이 되거나 유산을 야기하며 빈혈을 호소하기도 한다. 폐경기 이후에는 대개 크기가 줄어들며 새로운 근종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지만 폐경기 이후에 크기가 증가하면 드물지만 근종의 악성 변성이 가능하므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향후 출산 가능성, 증상, 근종의 크기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증상이 없고 작은 근종의 경우 3~6개월마다 재검사를 해서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근 출혈을 예방하거나 크기를 줄일 목적으로 여러 가지의 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일시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 있으며, 사용을 멈추면 근종이 다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수술을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크기가 크거나 명백한 증상이 있고 임신을 원하지 않을 때는 자궁적출술을 시행한다. 또한 근종이 불임의 원인이라고 생각되거나 앞으로 임신을 해야 하는 젊은 여성일 경우에는 근종절제술만을 시행한다.

이 경우에는 수술 후에 다른 부위에 또 다른 근종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피치 못하게 자궁적출술을 시행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자궁이 없어지면 여자구실을 못한다든지 힘이 빠진다든지 체중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자궁은 향후 출산계획이 없는 경우 신체 내에서 어떤 특별한 기능을 하고 있지 않고 정작 중요한 생식기는 난소이며 이 난소에서 신체에서 중요한 여성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자궁이 없어지더라도 정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꼭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우정헌 기자
rosi1984@empal.com
저작권자 2010-05-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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