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배우 최진영이 누나 故 최진실에 이어 자살로 생을 마감해 충격을 주고 있다. 누나의 자살과 연관돼 보이는 우울증세 등이 원인일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집안에 양극성장애, 우울증, 정신분열증, 알코올 중독, 자살 등의 가족력이 있을 경우, 자살 위험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자살사망률이 1위로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고 있다. 통계청의 '200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1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하루 약 3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30대의 경우에는 '자살'이 사망원인 1위로 나타났다. 20대 사망자의 자살비중은 40.7%로 2위인 교통사고보다 2배 이상 높았고, 30대 자살도 28.7%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최진실 등 유명인들의 자살은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도 유발시키기도 한다.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이나 자신의 우상의 자살이 있은 후에 유사한 방식으로 자살이 이어지는 사회적 현상을 말한다.
최근 유명인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어 사건시마다 모방 자살에 대한 우려 또한 함께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우상을 자신과 동일시해 우상의 자살을 따라하거나, 자신의 의존의 대상이 자살하는 경우 같은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할 수 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이성적인 대처보다는 감성적인 대처를 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서 충동적으로 모방 자살을 할 위험이 높다.
또한, 최근 들어 스트레스가 높은 생활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도 자살의 위험요인의 하나이며, 1년 내에 자살시도를 한 병력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약 100배의 위험성이 높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자살행동 유전자 연구 '활기'…자살시도 ,유전적 요인 55% 추정보고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자살의 어원은 라틴어의 sui(자기 자신을)와 cædo(죽이다)의 합성어다. 즉, 스스로의 의사에 의해 자신의 목숨을 끊는 행위를 말한다. 자살에는 여러 가지 심리상태가 바탕으로 깔려 있다.
말기 암, 만성 두통 등 건강문제, 가정문제, 경제문제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힘든 삶에서 도피해 고통이 없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자살을 결심하기도 한다.
자살의 원인에 대해서는 주로 심리적 또는 사회적 원인론이 전통적으로 지지받아 왔지만, 21세기에 들어서 자살도 유전이라는 사실이 차츰 증명되고 있어 자살의 원인이 개인적, 사회적인 요인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관점을 토대로 시행된 가족, 쌍생아 및 입양아 연구들에서 정신 병리 즉 정신과 질환 등의 유전과는 별도로 자살 행동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일부 쌍생아 연구에서는 자살 사고와 자살 행동의 발생의 약 45%가 유전적 요인에 의해 특히 치명적인 자살 시도의 경우 유전적 요인을 55%까지 추정하는 보고도 있다.
최근에는 자살행동과 관련될 수 있는 유전자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충동성 또는 공격성과 관련된 세로토닌 관련 유전자들이 후보유전자로 거론되고 있다. 자살자의 경우 정신질환의 진단과 관계없이 뇌의 5-HIAA 즉 세로토닌의 저하가 관찰됐는데, 이로 인한 세로토닌계의 손상이 충동성, 공격성으로 이어져 자살 시도 및 행동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자살에 치닫기 전에 등장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우울증이 주인공이다. 우울증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미래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에 이르면 우울증이 모든 연령에서 나타나는 질환 중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신질환이지만 육체적 질환보다 더 무시무시한 질병이다. 우울증의 약 15%는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우울증 환자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살 시도 70% '우울증' 호소…우울증, 어떻게 치료하나
의료계에 따르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의 약 70%는 우울증을 호소하고, 우울증 환자의 약 15%는 자살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정신보건센터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 인구 1,042만 명 중 27만여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울증의 진단기준은 우울증의 필수증상인 우울한 기분이나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의 상실이 적어도 2주 동안 있어야 하며, 열거된 증상 중에서 4가지 이상이 있어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체중감소나 증가, 식욕의 감소나 증가 ▲불면 또는 과다수면 ▲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체(좌불안석 혹은 축 쳐진 느낌)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의욕상실 ▲삶에 대한 무가치감, 지나친 죄책감 ▲사고력, 기억력, 집중력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죽음에 대한 생각 또는 자살사고나 기도 및 계획 등이다.
의료계에서는 우울증은 자신의 마음속의 심리적 갈등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정신 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정신치료는 우울증의 기저에 있는 갈등과 죄책감, 상실감을 다룬다. 슬픔과 분노가 적절히 외부로 표현되도록 돕고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인정받고 용납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돕는다. 대인관계 양상을 분석해 우울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을 교정하고 가족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인지· 행동치료는 우울증에서 생기는 인지적 왜곡을 찾아서 교정한다. 대체로 자신과 미래, 주변 세상에 대해서 비관적인 생각을 갖는데 이 생각의 저변에는 합리적이지 못한 생각의 틀(인지왜곡)이 있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왜곡된 사고의 틀을 밝히고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사고방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계속한다. 자신이 평생 믿어온 사실이 합리적 근거가 없는 생각이었음을 아는 것은 변화를 위한 신선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 치료만으로 70% 이상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우울증은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소 6개월간은 프로작, 팍실 등 항우울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우울증상, 감정조절에 선택적인 효과가 있는 약물들이 개발되어 과거보다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
항우울제를 복용해 증상이 금방 호전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너무 빨리 약물을 중단 하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대개 약물 치료를 받으면 1~2개월 내에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선 약물을 9개월 내지 1년 정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좋다.
-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
- 저작권자 2010-03-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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