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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조행만 기자
2010-03-26

드라마 ‘산부인과’를 둘러싼 논란의 진실 과연 다운증후군은 유전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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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산부인과'가 25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드라마 '산부인과'는 여성들만의 성역인 산부인과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관심을 끌면서 재미와 감동을 준 동시에 일부 시청자들의 큰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중 논란이 됐던 부분이 바로 지난 3일 첫 방송 당시에 나간 출연자의 대사 한 마디. 극중 재벌가 며느리인 윤진(현영 분)은 산부인과에 중절수술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다운증후군 가족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은 금방 파문으로 돌변했다. 다음 날 SBS 시청자게시판에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다우증후군이 유전되는 줄 알았다” 또는 “다운증후군은 절대로 유전병이 아니다”는 것 등등이었다.

‘산부인과’ 드라마 제작진은 2회에 걸쳐서 시청자들에게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의 글을 올렸다. 특히,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사과했다.

SBS 드라마 ‘산부인과’를 두고 벌어진 다운증후군 논란. 과연 가족력은 존재하는 것일까?

태아의 코뼈가 짧으면 다운증후군

2001년 11월 영국 런던 소재의 킹스대학병원 태아의료실장 ‘키프로스 니콜라이데스’ 박사는 “목 뒷부분이 두꺼워 다운증후군(Downs syndrome)이 의심되는 임신 11-14주의 태아 701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49명이 코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주간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했다.

▲ 23쌍의 염색체중 21번염색체는 다운증후군을 일으킨다.
그는 또 “이는 코뼈 초음파 검사법의 진단적중률이 73%나 되는 것”이라며 “여기에 목두께 검사를 추가하면, 진단의 정확도는 85%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리즈대학 생식역학 교수 ‘하워드 코클’ 박사는 “코뼈 초음파 검사법이 개발된 것은 다운증후군 진단에 있어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코뼈 초음파 검사에 목두께 검사와 혈액검사를 추가하면, 임신 3개월 안에 다운증후군을 98%까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6년 후인 2007년 2월 미국 코네티컷 주에 있는 성 프랜시스 병원 연구진은 임신 2기의 임산부 732명을 대상으로 태아의 코뼈길이의 정규분포를 확립하기 위한 통계분석을 실시했다.

이후 “임신 2기에 코뼈의 길이가 짧은 태아는 다운증후군의 위험이 높으며, 아울러 코뼈의 형성저하(hypoplasia)는 21번 삼염색체성(trisomy 21)을 예측하는 지표”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산모의 인종과 임신기간을 감안, 태아의 코뼈길이의 정규분포 값을 계산하고, 이어 동일한 기준을 적용, 다운증후군을 가진 10명의 태아의 코뼈길이의 정규분포 값을 계산해냈다.

다음에 연구진은 1,794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초음파검사를 실시해 코뼈길이(MoM)와 다운증후군과의 관계를 평가한 결과, 11명의 태아가 다운증후군을 가진 것으로 밝혀냈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 그들의 코뼈는 왜 짧은 것일까?

떨어지지 않은 21번 염색체 쌍

의학계에 보고된 다운증후군의 생물학적 원인은 사람의 22개의 상염색체 쌍 가운데 21번 염색체의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의 핵 속에 들어있는 염색체는 중간부분이 잘록한 동원체(centromere)를 중심으로 두 개의 팔을 가진 형태. 염색체의 중요한 3개 부분은 동원체 말단립 및 복제개시점이며, 이중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된다.

정상적인 염색체 분열 시에 동원체에는 두 개의 딸 염색분체가 서로 붙어 있고, 체세포 분열이나 감수분열의 후기에 방추사(spindle fiber, 미세섬유의 다발)가 이 부위에 부착, 각각 한 쌍의 염색체를 세포의 극 방향으로 끌어당겨 세포분열을 완료한다. 방추사(spindle)를 구성하는 것은 미세소관(microtubules).

이 때 동원체가 없는 염색체는 방추사가 부착하지 못해 극 방향으로 이동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세포분열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생식세포의 감수분열 때 이런 현상이 생긴다면 태아의 어떤 세포는 21번 염색체가 3개가 되어 총 47개의 염색체를 갖게 되고, 분열된 또 다른 세포는 정상적인 46개 세포를 갖게 된다. 이런 생물학적 현상이 다운증후군을 일으킨다고 의학계는 설명하고 있다.

이 여분의 21번 염색체는 뇌와 심장기능 장애 등을 불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번 염색체에 추가로 복제된 3번째의 밴드(가로 줄)가 발현하면 짧아진 코뼈, 두꺼워진 혀, 두껍고 짧은 목, 수족 이상, 심장 기형 등과 같은 다운증후군 환자 특유의 신체적인 증상을 갖고 온다는 설명. 

밝혀지는 다운증후군의 비밀

드라마 ‘산부인과’가 불러온 논란은 극중 윤진이 실제의 산부인과 병동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환자 캐릭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만혼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고령 임산부가 늘면서 태아의 다운증후군 공포에 떠는 임산부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 세포분열시에 23개의 각 영색체 쌍은 완전히 분리돼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는 “35세 이상 임산부는 20대 임산부보다 염색체 이상 특히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기를 임신할 가능성이 크게 증가하므로 산전에 태아 염색체 이상과 같은 산전 진단이 중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첨단 생명공학은 다운증후군의 비밀에 서서히 접근해가고 있다.

지난 2006년 9월 미국 학술지 분자세포(Molecular Cell) 9월 15일자호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의 공동연구팀에 의한 기사가 하나 실렸다.

세포분열 시에 염색체와 같은 유전 물질은 정확히 둘로 나눠져야 한다. 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분자 모터(molecular motor)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면 다운증후군처럼 유전자의 분배 이상이 야기된다는 내용.

따라서 키네신(kinesin)과 같은 분자 모터는 도로와 같은 미세소관(microtubule)을 따라 이동해야 하는데 연구진은 전자현미경 사진을 분석한 결과, 미세소관을 통해 분자 모터가 이동할 때, 그 연결부분에 새로운 약물을 주입하면 다운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음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연구도 다운증후군 치료에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 바츠(Barts) 대학 세포분자 생물학과 딘 니제틱(Dean Nizetic) 교수는 21번 다운 증후군에서 NRSF 또는 REST라 불리는 조절 유전자가 손상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 결과, 배아 줄기세포 단계에서 정상적인 발달을 조절해야 하는 다른 유전자의 연쇄반응이 차단되고, 더불어 21번 염색체에 있는 DYRK1A라는 다른 1종의 유전자가 다운 증후군에서 과도하게 존재함을 확인했다.

다운증후군의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히 밝혀진 의학적 정보는 없다.

조행만 기자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10-03-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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