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은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생물종 구계변화 연구’에서 철원지역에 도래하는 재두루미가 주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지역으로 남하하지 않고, 철원지역에 계속 남아 월동하는 개체군이 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재두루미(Grus vipio)’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대형 조류로서 국제적 멸종위기조류로 지정 보호받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의 생존 개체 수가 7,000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번식지는 몽고, 중국동북부, 러시아연해주 남단지역이며, 겨울은 주로 한반도와 일본 등지에서 난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기후변화 적응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한반도를 거쳐 일본 이즈미 지역에 도래해 월동하고 있는 재두루미의 개체군을 같은 시기에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재두루미의 분포 및 월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먹이자원, 안전한 잠자리, 개체군간의 경쟁, 종간 경쟁, 천적 및 인간의 간섭 등 다양한 인자가 있으나, 철원지역의 경우 DMZ내에 안전한 잠자리가 있고, 기온의 상승과 적설 기간 및 적설량의 감소와 같은 기상조건이 두루미류의 먹이자원의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큰 요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서 기상청의 기후자료를 이용, 재두루미의 월동에 영향을 미치는 철원지역의 최저기온을 비교한 결과, 10년전인 1999년 12월에는 평균 -9.1℃였는데 2009년 현재까지의 12월의 최저기온은 평균 -6.8℃로 2.3℃가 상승했으며, 11월의 최저기온은 1999년 -0.9℃에서 2009년에는 -0.1℃로 0.8℃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과거에는 11월 하순 또는 12월초에 재두루미가 채식하는 논에 눈이 쌓여 재두루미가 먹이가 부족하여 철원지역을 떠나 기온이 따뜻하고 충분한 먹이를 인위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일본 이즈미로 이동해 겨울을 지냈지만 최근 철원지역에 강설량이 매우 적어 먹이를 구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이동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철원지역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의 수는 지난 11월 14일에 2,735개체였으며 일본 이즈미 지역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는 350마리에 불과해 2년 전인 2007년도의 537마리에 비해 173개체가 감소했고, 12월 19일에 철원지역에서 관찰된 재두루미는 1,279개체였으며 일본 이즈미 지역에서는 2,155개체가 관찰돼 2007년도의 2,728개체에 비해 573개체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12월에 철원에 남아있는 재두루미의 수가 500~600개체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며 철원지역의 최저기온의 상승과 눈이 덜 오는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 조행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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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2-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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