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분자의 전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소자를 제작해 분자소자(Molecular device)의 전하수송 특성을 밝혀냈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광주과학기술원 이탁희 교수팀은 트랜지스터 구조의 분자소자를 이용한 단일 분자를 통해 이동하는 전류의 조절방법과 전하수송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지 24일자에 주요 논문으로 소개된다.
지금까지 분자소자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두 개의 전극을 이용한 분자의 구조나 분자와 전극 간의 접합 성질을 이용한 전하수송 특성을 제어하는 방법으로 진행돼 왔다.
이 교수팀은 세 단자 전극인 트랜지스터 소자의 게이트 전극을 이용해 분자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를 직접 다룸으로써 이동전하의 터널링 수송에 대한 에너지 장벽의 크기를 조절해 궁극적으로 전류의 양을 높이고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분자 오비탈(molecular orbitalㆍMO)은 분자에서 전자의 양자적 배치를 기술하기 위한 수학 함수이다. 분자 오비탈은 보통 원자 오비탈과 혼성 오비탈을 합친 형태로서 원자들의 전자 구름 간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팀은 비탄성 터널링 분광법을 이용해 분자 트랜지스터 내에 존재하는 단일 분자에 대한 진동 스펙트럼을 관찰, 분자 오비탈의 특성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자 트랜지스터의 전하이동이 실제로 분자를 통해 일어나며 트랜지스터 소자의 게이트 전극으로 분자 오비탈을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성과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단일 분자를 이용해 분자 트랜지스터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분자전자공학은 분자 크기의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전자소자의 핵심적인 구성요소로 사용한다는 개념으로, 주로 분자소자의 제작과 전하수송 특성을 연구하는 과학기술분야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분자 고유의 크기가 보통 수 나노미터(nmㆍ1㎚는 10억분의 1m) 이하로 매우 작고 자가 조립에 의한 상향식 공정이 가능해 고집적, 저비용의 전자소자를 제조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 소자들이 갖는 집적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어 미래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 일류 대학들과 연구기관들이 이 분야에 대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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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2-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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