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어두운 색상의 옷으로 갈아입게 된다. 그러나 어두운색의 정장에 눈에 크게 보일 만큼 덩어리져 떨어지는 '비듬'이 유난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을철은 골칫거리의 계절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가을철 건조해진 날씨로 피부의 각질 못지않게 두피의 비듬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두피는 계절적 주기에 따라 가을철부터 각질형성세포의 탈락이 시작되기 때문에 비듬이 심해지게 된다.
비듬이란 두피에서 노화돼 탈락하는 각질세포들과 두피 표면의 피지산화물이 결합해 생기는 생리현상이다. 비듬은 대개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부터 피지선의 활동이 증가하고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피부의 탈락이 증가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비듬은 정서적 스트레스와 피로, 신경이완제의 복용, 영양부족, 두피의 위생불량 등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으며, 샴푸, 비누, 염색약 등 모발처리 제품들에 대한 알레르기나 자극으로 인해 비듬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두피가 오염되며 비듬이 많아지면 모공을 막아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탈모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비듬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적절한 두피관리를 해줘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비듬, 왜 생기나… 곰팡이균 등 원인
비듬이 생기는 핵심 원인으로 '피티로스포룸'이란 곰팡이균이 지목되고 있다. 피티로스포룸이 피부 표면의 지질을 분해해 피부에 자극을 주는 지방산을 생산함으로써 비듬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피티로스포룸'은 지질을 좋아해 주로 피부에서 기름기가 많은 지루성 부위에 살고 있다.
또한, 비듬의 원인이 두피의 과증식에 따른 것으로 두피에서 각질생성이 촉진되어 비듬이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피는 끊임없이 노화된 각질형성세포가 떨어져 나가고 새 세포가 재생되는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는데 이 사멸과 재생이 균형을 이루면 비듬이 심해지지 않지만, 두피에 염증이 생겨 표피가 증식돼 생성되는 세포가 많아지면, 균형을 이루기 위해 비듬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는 ▲ 비듬이 있는 두피를 조직검사 해보면 아급성 피부염의 소견을 보이며, ▲ 스테로이드제제와 같은 소염제를 사용하면 비듬이 감소하고, ▲ 항진균제로도 10%의 환자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사람들의 몸 안팎에는 여러 요인이 비듬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동시에 지루성 피부염이나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이 두피에 나타나는 한 증세일수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두피뿐만 아니라 다른 피부 부위에 지루성피부염이나 건선의 특징적인 증상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고 비듬과 더불어 가려움증이나 진물이 나는 등의 염증 소견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증세 없이 지루성 피부염이나 건선이 약하게 두피에만 국한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비듬은 여러 두피의 염증성 질환이나 자극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증세'이지 독립된 '피부질환'은 아니다.
비듬 대처, 어떻게 하나
비듬 치료 중 가장 핵심 사항은 두피가 가려워도 손톱으로 긁는 행동은 금물이다. 손톱으로 두피를 긁으면 비듬이 더 많이 생기기도 하고 두피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을지대병원에 따르면 비듬 환자는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며 자주 머리를 감아주는 생활 습관을 길러야한다. 사용하고 있는 비누나 샴푸가 맞지 않는지 한번쯤 바꾸어 볼 필요도 있다. 또한 머릿기름이나 머리에 바르는 제품들의 사용을 중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일반 시중에 나와 있는 비듬용 샴푸로 머리를 주기적으로 감아주는 것도 비듬 치료의 한 방법이다. 니조랄, 단가드, 타메드 등과 약용 비듬샴푸나 스테로이드성 국소제제를 사용하거나 드물지만 먹는 약이나 주사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정도로도 비듬이 줄어들지 않거나 가려움증, 진물이 나는 등의 염증이 동반되는 경우, 전문 진단이 요구된다.
비듬샴푸를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약성분이 충분히 두피에 스며들 수 있게 5분 정도 충분히 거품을 낸 후 헹구어 주는 것이다. 또한 너무 자주 샴푸를 쓰면 오히려 두피에 자극을 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 설명서대로 사용하고 중간에 일반 샴푸를 사용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비듬 예방을 위해 비타민 B₁이 많은 분말 된장, 해바라기씨 등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타민 B₁이 부족하면 두피가 건조해져 비듬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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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0-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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