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마라톤에 좋은 계절이다. 탁 트인 바다 위, 광안대로를 달리는 부산바다하프마라톤대회를 비롯해 마라톤 대회가 자주 열리는 계절이다. 특히 가을 마라톤은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녀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마라톤에 나섰다가는 응급실 신세를 질 수도 있는 일이다. 마라톤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주의해야할 건강 의학수칙에 대해 알아본다.
◆준비체조와 워밍업은 필수
마라톤에서 철저한 준비운동과 체력 유지는 필수이다. 또한 운동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기초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 근지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유연성 운동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마라톤 부상은 무릎이나 발목 주위에 집중되는데 평소에 유연성 운동을 열심히 하고, 운동직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많은 마라톤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너무 욕심을 부려 처음부터 무리하게 달리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선 실재 자신의 능력보다 한 단계 낮춰 레이스를 운영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체력과 능력에 맞게 단계적으로 스피드를 올리도록 하고,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레이스 중 휴식을 자주 취하는 것이 좋다.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땀 손실이 많아지면 체내 칼륨이온이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다리에 쥐가 날 수도 있다. 쥐가 났을 때에는 엄지발가락을 정강이 쪽으로 잡아당겨 장딴지를 펴면 진정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 전이나 도중에 충분한 물을 마셔두어야 한다.
또한 완주 후 힘들다고 털썩 주저앉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심장에 몰린 혈액이 근육 쪽으로 순환하지 못해 맥박이 떨어지고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가볍게 조깅을 하는 등 정리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탈수로 인한 질병 조심
달리기를 시작하게 되면 강도 높은 운동에 의해서 체온이 점점 상승하게 된다. 이때 체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땀 배출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때 땀을 통해 체내 수분과 함께 염분과 칼륨 등의 전해질이 소실된다.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증이나 열사병과 같은 문제가 발생될 수 있으며 심하면 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덥고 습한 기후에서 장시간 먼 거리를 뛰게 되면 열 피로, 열 경련, 열사병 등 열 관련 질병에 걸리기 쉽다.
열 피로는 어지럽고 피로하며 머리가 아파 오는 증상을 동반한다. 이는 무더운 날씨에 장시간 뛰다보면 피부로 가는 혈관이 지나치게 확장되어 뇌 등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줄어 발생하거나 탈수로 인해 절대적인 혈액량이 줄어들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열 경련은 주로 다리나 복부 근육에 15분 정도 심한 긴장성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땀을 많이 배출시킴으로써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옷을 헐겁게 해주고 시원한 곳에 쉬게 하면 금방 좋아진다. 그리고 의식이 회복된 후에는 소금물을 먹인다. 회복은 비교적 단시간에 되지만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심한 경우는 열 조절기능이 마비되는 열사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열사병의 발병은 급격히 일어나며, 환자는 땀은 전혀 나지 않는데 체온이 40도 정도로 열이 나는 것을 느끼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혼돈상태에 빠진다. 적절한 치료를 못하면 뇌 손상으로 사망하거나 생존해도 심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으로 데려가 응급치료를 해야 한다.
후송 중에는 물이나 알코올을 적신 옷이나 모포 등을 덮고 부채질을 해 가급적 빨리 몸을 식혀줘야 하며, 또한 팔 다리 마사지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운동 중 경고사인을 인식해야 한다. 필요이상으로 숨이 차거나 머리가 가볍게 느껴지거나, 혼미함, 현기증, 구토가 난다면 즉시 달리기를 멈추고 대회 의료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이 증상은 열사병의 징후일 가능성이 많으며 대체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장해이다
◆스포츠 음료 자주, 많이 마셔라
마라톤에서 응급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내 수분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도록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목마르기 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코스 중간 중간에 물을 마실 기회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마셔두는 게 좋다. 갈증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탈수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대회에서는 첫번째 급수대부터 적극적으로 물을 마셔두어야 한다.
물만 마시는 것은 필요한 수분과 전해질을 채우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흔히 스포츠 음료를 권한다. 스포츠 음료는 수분과 당분을 함께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한다. 당분은 장시간 운동할 때 저혈당 예방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포츠음료에 포함된 나트륨과 당분은 수분을 더 빨리 흡수할 수 있게 해준다.
을지대학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는 "당분이 8% 이상 함유된 스포츠 음료를 마실 경우에는 당분이 장시간 위에 남게 되므로 위경련이나 불쾌감이 생길 수도 있으며, 수분이 몸에 완전히 흡수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소금물을 마실 경우에는 0.2~0.3% 정도의 농도면 적당하다. 이는 물 1ℓ에 소금을 반 작은 술 정도 넣으면 된다. 동맥경화나 당뇨환자는 물 1ℓ에 소금 2g정도를 탄 0.2% 소금물이 가장 적당하다.
그러나 흘린 땀으로 염분이 많이 소실될 것이라 생각해 소금 정제를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좋지 않다. 의료계에 따르면 땀으로 배출되는 양 이상으로 염분을 섭취하면 수분이 손실되고 혈중에는 고농도의 염분이 축적되어 혈액이 응고되기 쉬우며 이로 인해 심 기능 장애, 뇌경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 전후에는 콜라, 사이다 같은 탄산 음료수보다는 보리차나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소변양을 증가시켜 오히려 탈수를 부추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헐겁고 밝은 색의 옷이 좋아
운동에 적절한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다. 모자를 쓰면 햇살을 막을 수 있지만, 체내 열이 발산되도록 통풍하는 것이 더 이상적이다. 모자 때문에 체내의 열이 발산되지 않아 열사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양말은 목이 긴 것이 좋고 신발은 통풍이 잘 되도록 만들어진 운동화가 바람직하다.
운동복은 광선을 반사할 수 있는 흰색과 통기성이 있는 결이 촘촘한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신의 몸보다 큰 헐렁한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셔츠를 반바지 밖으로 내놓고 가끔씩 털어준다.
체온조절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껍거나 통풍이 안 되는 옷은 자칫 탈수와 열피로 등의 열 관련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시 얇은 옷은 태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땀의 증발을 도와 쾌적한 피부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반대로 맨몸으로 달리는 것도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 금해야 한다. 자외선에 노출된 팔, 다리 부분에는 화상을 막기 위해 일광 차단지수 15이상인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달리기 중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록과 완주에 집착하지 말고 본인의 체력에 맞게 운동을 해야 하고, 무턱대고 달리기만 하면 오래 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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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0-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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