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 정부 관리 등을 인용,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 플루) 감염 현황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2일 현재 사망자 수는 멕시코 16명, 미국 1명 등 17명으로 집계됐다.
또 치료 환자 수는 멕시코 397명, 미국 161명, 캐나다 51명, 스페인 15명, 영국 13명, 독일 6명, 뉴질랜드 4명, 이스라엘, 프랑스, 한국이 각각 2명,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홍콩, 네덜란드, 덴마크가 각각 1명으로 세계 전체적으로 65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플루 감염이 의심되거나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가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30여 개국에 달하며, 의심환자 수도 3천 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AP통신의 집계는 실제로 확인된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훨씬 적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도 14번째 공식 감염국가로 등록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4번째이자 아시아에서 2번째로 신종 인플루엔자 공식 감염국가가 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는 2일 "신종 인플루엔자 추정환자 3명 중 첫 추정환자로 분류됐던 50대 여성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염된 것으로 의심됐던 버스기사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닌 일반적인 독감환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감염이 확인된 50대 여성(수녀)은 지난 달 19일 신종 인플루엔자가 처음 발생한 멕시코 남부에서 일주일간 봉사활동을 마치고 지난달 26일 입국했으며, 귀국 비행기 안에서부터 기침과 콧물, 고열 등의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이 수녀는 귀국 다음날인 지난 27일 보건소를 찾아 항원검사를 의뢰했는데, 검사 결과 28일 추정환자로 판명됐으며, 최종 확인 검사에서 6일 만에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환자로 최종 판명됐다.
국내에서 신종 플루 감염이 처음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은 주요 공항과 항만 검역을 한층 강화하는 등 연휴기간 중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공항 검역소는 신종 플루 발생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단체 여행객은 물론, 의심 환자로 신고된 경우 기내부터 탑승해 검역을 벌이고 있다.
또 모든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고열이나 구토 여부를 묻는 설문을 벌이는 한편, 발열 감시 카메라를 이용해 고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신종 플루의 또다른 유입 경로가 될 수 있는 항만 검역도 한층 강화했다. 검역 당국은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신종 플루 발생국 선박에 대해선 배에 직접 올라 검역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편 그동안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었던 바이러스 명칭은 ‘신종 플루’로 잠정 확정했다.
1일 WHO가 잠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SI'란 명칭을 학술적 명칭인 `인플루엔자 A(H1N1)'로 공식 변경하면서 보건복지부 측은 전염병예방법상 ‘신종 인플루엔자’로 돼 있다며, 법적인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했고, 기자단은 ‘신종 플루’란 약칭을 언론보도용으로 정했다.
우리나라 돼지, 신종 플루와 전혀 관계없어
신종 플루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승철 신종 플루 대책위원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도 “신종 플루가 판데믹(대유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신종 플루의) 불특정 다수 전파력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환자 발생은 상당수 가능하며, 2차 감염도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신종 플루가 '인플루엔자 대유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특정 지역, 즉 멕시코에서만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고, 치료제도 있다며 대유행 '황제 바이러스'가 되기에는 자격이 모자란다고 보았다. 계절성 독감과 비교했을 때도 그 위험성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첨단 보건 시스템을 갖춘 미국에서도 계절성 독감으로 해마다 2~3만 명이 사망하지만 신종 플루로 숨진 사람은 단 한명 뿐이라며, 신종 플루 확산을 무작정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감염 예방 수칙만 잘 지킨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 플루와 관련된 논란들도 점차 정리돼 나가고 있다. 그동안 기존의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상품명 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Zanamivir, 상품명 릴렌자)’가 신종 바이러스인 SI에 충분한 치료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는데, 질병관리본부 측은 특히 타미블루에 대해 거의 100% 내성균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국내에서 분리된 N1H1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69개 균주를 대상으로 타미플루 내성을 조사한 결과 268개에서 내성을 보였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돼지에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공식 발표가 나왔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신종 플루의 유전자 분절 8개 가운데 2개가 우리나라 돼지에서 발견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산 돼지와 신종 플루와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유전자 분절이 다르다는 것은 국내산 돼지와 신종 인플루엔자가 연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종 플루 감염환자 어떻게 구분하나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플루 감염환자를 구분하는 데 의심환자, 추정환자, 확진환자 등의 용어를 놓고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일단 신종 플루 신고가 접수된 모든 환자를 ‘신고환자’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고환자 중 ‘의심환자’란 급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 가운데 신종 플루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거나, 신종 플루 감염 의심동물과 접촉이 있었거나, 증상 발현 1주일 전에 신종 플루 확진환자 발생 지역에 체류 또는 방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 ‘추정환자’란 급성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서 인플루엔자 A는 확인됐으나, 기존 사람 인플루엔자인 H1과 H3 등에서 음성으로 판정된 경우이며, 추정환자의 검체가 인플루엔자 A를 보유했으면서, 바이러스 배양 등 3가지 검사 중의 한 방법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을 경우 확진환자로 최종 판정한다고 밝혔다. |
- 이강봉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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